내 친구가 산부인과 의사라면 이렇게 물어볼 텐데
류지원 지음 / 김영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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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면 알수록 새롭고 낯설다.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여성질환이나 산부인과 분야의 얘기들을 공개적으로 하는 일이 드물었다. 부끄럽고 민망하다는 인식이 사회적으로 은연중에 깔려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인이 됐어도 여성질환에 대한 기초 지식이 많이 부족했고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그래도 이렇게 책이 나오고, TV 프로그램에서도 종종 다뤄지는 것을 보면 세상이 많이 달라졌음을 새삼 실감케 된다.

「내 친구가 산부인과 의사라면 이렇게 물어볼 텐데」는 여성 산부인과 의사가 환자들을 진료하면서 느꼈던 것, 알려주고 싶은 것,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것 등을 다루고 있다. 아마 여자라면 정말 많이 공감하는 부분이 많을 텐데 어릴 때부터 성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기초 지식이 없어 위험에 노출되기 쉬운 청소년부터, 병원에 가기 꺼려져 '지식인'으로부터 엉뚱하고 잘못된 지식을 얻곤 하는 성인까지 모두가 한 번쯤은 꼭 읽어 봐야 하는 여성 필독서가 아닐까 생각된다.


「내 친구가 산부인과 의사라면 이렇게 물어볼 텐데」를 읽으며 주변 동생들이나 어린 친구들에게 꼭 권해줘야지 싶었다.

30대가 된 지금은 친구들끼리 터놓고 얘기할 수도 있고, 몸이 이상한 것 같다 싶으면 산부인과더라도 어렵지 않게 갈 수 있는데 20대 까지는 그게 참 힘든 것 같다. 내 경험상 이건 정말 물어보고 싶은데, 내 몸이 지금 정상인가? 가장 궁금하고 걱정이 많았을 때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 중반 때였다. 엄마한테 물어보자니 민망해서 정말 싫고, 친구들한테 얘기하자니 괜히 이상하게 보일 것 같아서 혼자 고민하고 걱정하는 친구들이 있다면 우선 이 책을 읽어볼 것을 추천한다. 일 년에 한 번 남짓 학교에서 하던 비디오만 시청하면 끝나는 성교육보다 진짜 여성의 몸에 관한 얘기가 담겨있는 책 한 권이 훨씬 도움이 될 것이다. 더욱이 이 책은 정말 친한 언니가 얘기해주는 것처럼 편하게 읽을 수 있고 사진이나 그림들로 여성의 몸에 대해 이해시켜주고 있기 때문에 더욱 도움이 된다. 

이 책에선 의사로서 산부인과를 찾는 많은 여성들이 얼마나 잘못된 지식을 갖고 있는지, 동시에 출처도 근거도 불분명한 일명 '카더라 통신'으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휘둘리는지 알려준다. 특히 나이가 어릴수록, 자신을 더욱 감출수록 이런 그릇된 정보에 휘둘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건 무조건 어른들의 잘못이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성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지 못해 그릇된 가치관을 키워온 사람들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생기고 또 이런 심리를 이용해 이상한 시술이나 수술이 성행하는 것은 사회적으로도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여성을 상품화하는 인식은 근절돼야 마땅하다. 하지만 여성 자신부터 내 몸을 바로 알아야 지킬 수 있고, 지킬 수 있어야 많은 것들이 변화된다.

유용하고 잘 정리된 지식을 받아들이고 나니 내 주변 사람들에게, 훗날 내 아이에게 올바른 지식을 전달해주어야겠다는 막중한 책임의식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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