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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피었다
치하야 아카네 지음, 김미형 옮김 / 엘리 / 2017년 3월
평점 :
벚꽃이 피었다.
저자인 치하야 아카네는 일본 훗카이도 출생으로 어린시절의 대부분을 아프리카 잠비아에서 보냈다고 한다.
저자는 벚꽃이라는 매개를 통해 아름다운 것, 다정한 것, 강렬한 것, 마음을 뒤흔드는 그런것들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벚꽃이 피기 시작하는 이 계절에 어울리는 책이다.
거리에, 산에, 교정에 핀 벚꽃을 보면서 이 책 속의 7가지 만남과 사랑을 상상해 보는 시간이었다.
이 책을 읽을 때 벚꽃은 피지 않았다.
이 책을 다 읽은 지금 벚꽃이 피고 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정말 내 마음에 머릿속에 하얗고 분홍빛인 벚꽃들이 흩날리는 느낌을 자주 받았다.
유난히도 이 책에서는 색을 상상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
하나의 스토리가 끝나고 영화를 보듯 하나의 장면 이후
흐린 날, 비오는 날... 그러나 항상 있는 것은 벚꽃이다.
이 책에서는 7명의 서로 다른 벚꽃을 주제로 한 사랑이 담겨있다.
그러나 그 내용이 좀 기괴하기도 하고 스산하기도 하고 일반적인 사랑이야기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아주 특이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벚꽃이라는 매개로 이어가고 있다.
첫 번째 이야기는 봄, 여우에게 홀리다로 사사람을 홀리는 여우라는 이름을 가지 오자키와의 만남이 연인으로 발전하는 이야기이다. 일본 에니메이션 “언어의 정원”이 생각났다.
두 번째 이야기는 유리파편속에서 과거를 회상하는 이야기이다.
세 번째 이야기는 아기를 가질 수 없는 여자와 아기를 가질 수 있는 여자가 되는 의식이 시작된 동생의 이야기이다.
작가인 치항야 아카네가 생각하는 벚꽃은 아마도 교활한가보다.
눈 깜짝할 새에 사라지면서 사람을 홀리는...
첫 번째이야기의 여우도 두 번째 이야기에서 여인도 ...
“벚꽃이란 거 좀 교활하지 않나요? 눈 깜짝할 새에 사라지면서 사람들을 다 홀리잖아요.”<p.163>
이제 4월 벚꽃이 흩날리는 계절이 되었다.
내일 교정에 서서 눈 깜짝할 새 나를 홀릴 어떤 일들이 있을지 벚꽃 한가운데 있고 싶다.
이 책을 읽고나니 마당있는 집에 벚꽃을 꼭 심고 싶은 꿈이 하나 더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