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노화 - 이시형의
이시형 지음 / 특별한서재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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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수명이 비약적으로 늘어나면서 이제 100세 시대는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닌 현실이 되었다. 그러나 늘어난 수명이 모두에게 축복인 것은 아니다. 많은 이들이 너무 오래 살까 봐 두려워하는 모순적인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은퇴 이후 주어지는 기나긴 시간을 어떻게 채워야 할지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이야기하듯, 앞으로 AI가 더욱 발전하면 인간을 대신해 돈을 벌고, 개인은 평생 일을 하는 것이 삶의 목표였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다. 대신 일을 내려놓고 자신을 둘러볼 시간이 평생에 걸쳐 반복되는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노동이 필수가 아닌 시대, 주어지는 무한한 자유와 긴 시간을 어떻게 가꾸어 나갈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하는 지금, 이 책이 가지는 지혜는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93세에도 현역 의사로 강연과 집필을 이어가는 이시형 박사, 그의 존재 자체가 이 책의 가장 강력한 증거다. 『이시형의 행복노화』는 단순한 건강 조언서가 아니다. 60년 임상 경험과 자신의 몸으로 직접 실천해 온 삶의 결실을 집대성한 살아있는 처방전이다.


우리는 흔히 노후 준비라고 하면 돈과 건강만을 떠올린다. 하지만 저자는 행복한 노년에는 다섯 가지 조건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말한다. 건강, 장수, 경제적 여유, 좋은 인간관계, 그리고 사회적 역할과 사명감이다. 이 중 하나라도 무너지면 행복은 신기루처럼 사라진다. 특히 '사명감'이라는 조건이 인상 깊다. 가진 것이 많아도 타인에게 무관심한 채 주변에 폐를 끼치는 어르신들을 가끔 보게 된다. 그분들에게 빠진 것이 바로 이것이 아닐까 싶다. 아주 작은 일이라도 누군가에게 기여하고 있다는 감각, 그것이 노년의 삶을 지탱하는 보이지 않는 기둥이다. 앞으로 다가올 AI 시대에 일을 내려놓고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길어질 때, 이 사명감과 사회적 역할에 대한 고민은 삶의 의미를 찾는 핵심 열쇠가 된다.


책은 생물학적 노화의 메커니즘도 친절하게 설명한다.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 자가포식, 인슐린 저항성이 어떻게 만성질환과 치매로 이어지는지를 그림과 도표로 정리해 의학 비전공자도 이해하기 쉽다. 특히 흥미로운 대목은 장수 유전자 연구의 결론이다. 인간 게놈 프로젝트는 유전이 노화에 관여하는 비중이 고작 30%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나머지 70%는 식사, 운동, 수면, 스트레스 관리 같은 생활습관이 결정한다. 유전자는 확정된 설계도가 아니라 평생에 걸쳐 우리가 써 내려가는 미완의 원고인 셈이다. 저자는 '의도적 불편함'도 강조한다.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리모컨 대신 직접 일어나기처럼 기술 발전이 앗아간 일상 속 움직임을 의식적으로 되살리는 것이 곧 저속노화의 시작이다. 헬스장 등록 후 꾸준히 가지 못하는 사람에게도 이 접근법은 현실적인 대안이 된다.


마음의 영역도 빼놓을 수 없다. 노화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평균 7.5년 더 오래 산다는 연구 결과는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설렘이 교감신경을 활성화하고, 이후의 깊은 호흡이 부교감신경을 자극해 몸의 균형을 회복시킨다는 설명도 신선하게 다가온다. 나이가 들어도 새로운 것에 가슴 뛰는 순간을 만드는 것, 그 자체가 건강 습관이다. 저자가 인생의 황금기로 65세를 꼽는 장면도 오래 기억에 남는다. 젊음의 절정이 아닌, 짐을 내려놓고 여유롭게 관계를 누릴 수 있는 그 시기를 최고로 꼽는다는 것에서 노년은 끝이 아니라 완성이라는 메시지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지금 이 순간 내 몸과 마음을 어떻게 돌보느냐가 곧 30년 후의 나를 만든다. 이 책은 먼 미래를 위한 준비가 아니라, 오늘의 선택을 다시 보게 만드는 소중한 지침서가 된다.


※ 이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이시형의행복노화 #이시형 #특별한서재 #저속노화 #백세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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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방 (초판 한정 양장) ㅣ 특서 청소년문학 48
뤼도비크 르콩트 지음, 장소미 옮김 / 특별한서재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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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복잡해질수록 그 이면에 도사린 불안의 밀도 역시 짙어진다. 타인과의 끊임없는 비교, 성취를 향한 압박은 청소년들을 시시각각 내면의 고립으로 밀어 넣는다. 프랑스의 청소년 소설가 뤼도비크 르콩트의 신작 소설은 이러한 시대적 징후를 정면에서 차분하게 감싸 안는다. 작품은 외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이던 열여섯 살 소년이 어느 날 아침 문득 찾아온 극심한 공포로 인해 현관문 앞에서 굳어버린 순간부터 시작된다. 외부 환경에 대한 마비성 불안으로 집 안에 유폐되는 이른바 '캐빈 증후군'에 걸린 소년의 이야기는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심각한 화두로 떠오른 히키코모리나 은둔형 외톨이의 현실을 고스란히 투영한다.


그동안 특별한서재가 출간해 온 책들을 돌아보면, 우리 사회가 청소년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함구증을 앓는 아이의 고민을 다룬 『떠요 떠요 할머니』, 버거운 현실을 견디는 이들의 성장통인 『내일은 내일에게』, 청소년의 심리적 방황을 포착한 『사실은 불안하기 때문이야』, 관계 속 말의 무게를 짚어낸 『그러니까 비밀이야』, 그리고 비극적 인권 문제를 다룬 『소년병의 끝없는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이들의 서사는 일관된 문제의식을 공유한다. 어른들의 기준에 맞춘 공부만을 강요당하고, 정작 그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이나 내면의 소리는 사춘기 특유의 반항이나 투정으로 쉽게 치부되어 온 현실을 묵묵히 끄집어낸다. 초등학생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의 입장에서 이러한 책들의 흐름은 깊은 고민을 안겨준다. 과연 나는 아이의 세상을 온전히 이해하고 있는지, 어른의 잣대로 아이의 우주를 재단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성찰하게 된다.


이 소설의 물리적 타임라인은 대단히 압축적이다. 방 안에서 무려 187일이라는 긴 침잠의 계절을 보낸 소년이 드디어 첫 외출을 감행하기로 결심한 날의 단 두 시간만을 밀도 있게 조명한다. 현관문을 열고 정원을 지나 대문 밖 길가 모퉁이까지 걸어갔다 돌아오는 것, 남들에게는 숨 쉬듯 당연한 일상이 소년에게는 우주를 가로지르는 것만큼 거대하고 무시무시한 도전으로 다가온다. 작가는 이 짧은 두 시간의 분침을 쪼개어 소년의 요동치는 심리와 가빠지는 호흡을 긴장감 있게 중계하는 동시에, 지난 6개월간 방 안에서 버텨낸 시간들을 겹겹이 밀어 넣는다. 독자는 소년의 시선을 따라가며 손바닥에 진땀이 쥐어지는 순간을 함께 체험하고, 그가 겪는 내면의 혼란에 낮게 가라앉은 감정으로 동화된다.


작품이 지닌 미덕은 은둔의 원인을 다그치거나 섣부른 논리로 진단하려 하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정신과 전문의 제르맹 선생님은 조급하게 치료를 강제하는 대신 소년의 속도에 맞춰 묵묵히 기다려 준다. 부모 역시 무력함 속에서도 자책을 넘어 아이의 고립을 포기 없이 지켜내며 다정한 연결고리를 끊지 않는다. 무엇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만난 친구 마농과의 연대는 소년에게 '우리는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혼자가 아니다'라는 묵묵한 위로를 건넨다. 결국 움직여야 하는 것은 본인의 몫이지만, 그 한 걸음의 용기는 주변의 다정한 시선과 공감이라는 비옥한 토양이 있었기에 비로소 가능해진다.


스스로 가둔 방의 문턱을 넘어서는 소년의 마지막 발걸음은 우리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타인의 고통을 온전히 공감한다는 것은 무엇이며, 상처 입은 영혼의 곁을 지킨다는 것은 어떤 형상이어야 하는가. 작가는 등 떠미는 격려 대신 조용히 어깨를 감싸 안으며 네 속도대로 걸어도 괜찮다고 나지막이 속삭인다. 학업과 경쟁, 대인관계의 상처로 깜깜한 터널을 지나는 청소년은 물론, 그들의 문을 어떻게 열어야 할지 몰라 답답해하는 부모와 어른들에게 이 책은 단단한 회복과 치유의 기록으로 남는다. 두려움을 안고서도 끝내 "나라고 안 될 게 뭐야?"라며 문손잡이를 잡는 소년의 용기 앞에서 우리 안의 불안 역시 서서히 가라앉음을 느낀다. 세상을 향해 다시 마음의 문을 열어보고 싶게 만드는 잔잔한 희망의 문장들이다.


※ 이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특별한서재 #뤼도비크르콩트 #나만의방 #은둔형외톨이 #캐빈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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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은 이미 신호를 보내고 있다 - 30년 현장 베테랑과 AI가 찾아낸 부동산 매매 타이밍
김준영 지음 / 노티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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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뉴스를 보면 참 마음이 복잡해진다. 누군가는 인구 절벽을 논하며 이제 끝났다고 경고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금리가 내려가니 곧 불장이 올 거라고 예고한다. 이러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은 대개 비슷한 실수를 반복하곤 한다. 집값이 막 치솟을 때는 나만 뒤처지는 것 같은 불안감에 사로잡혀 뒤늦게 추격 매수에 나서고, 반대로 하락세가 완연할 때는 덜컥 겁이 나서 시장을 아예 외면해 버린다. 수억 원이 오가는 인생의 큰 결정을 내리면서도 기준이 없다 보니 늘 타인의 한마디나 시장 분위기에 휩쓸렸던 것이다. 김준영 저자의 『집값은 이미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이처럼 갈팡질팡 흔들리는 마음에 차분하게 중심을 잡아주는 고마운 책이다.


사실 부동산이 주식처럼 매일 초 단위로 잦은 거래가 일어나는 시장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면서 월세든, 전세든, 매매든 어떤 형태로든 어딘가에는 반드시 머물러야 하기에 시장에는 항상 일정 수준 이상의 거래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움직임 속에서는 거래량, 매매지수, 매물 수 같은 지표들을 통해 어쩔 수 없이 상승이든 하락이든 향후 흐름에 대한 시그널이 미리 뿜어져 나오기 마련이다. 저자는 우리가 정보를 몰라서 투자에 실패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이 조용히 보내고 있는 이러한 선행 신호들을 제대로 읽어낼 수 있는 나만의 '판단 기준'이 없기 때문이라고 조언한다.


이 책의 흥미로운 점은 30년 동안 현장을 지킨 베테랑의 감각과 40년 치 빅데이터를 학습한 AI 알고리즘을 결합했다는 사실이다. 저자는 본인의 경험을 체계화하기 위해 AI 모델 ‘LGB-REAP’을 만들어 대화를 나눴고, 그 과정에서 인간의 편향된 감정을 걷어낸 객관적인 공식을 정리해냈다. 책 전체가 저자와 AI가 서로 묻고 답하는 친근한 대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복잡한 통계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편한 대담을 읽듯 술술 읽힌다. 책에서 말하는 핵심은 명쾌하다. 공급량, 전세수급지수, 거래량이라는 세 가지 신호가 동시에 충족될 때 집값이 움직일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이다.


책에 나오는 모닥불 비유를 보면 이해가 더 쉽다. 공급이 줄어드는 것은 불을 피울 '장작'이 쌓이는 과정이고, 전세가 부족해지는 것은 수요가 압박을 받기 시작하는 '불쏘시개' 역할을 한다. 여기에 사람들이 실제로 움직이기 시작하는 '거래량 증가'라는 '불꽃'이 더해져야 비로소 시장에 제대로 불이 붙는다는 설명이다. 보통은 공급이 부족하다는 소식 하나만 듣고 성급하게 뛰어들기 쉽지만, 이 세 가지 조건이 입체적으로 맞물리는 타이밍을 기다려야 잃지 않는 선택을 할 수 있다. 우리가 매일 스마트폰으로 접하는 뉴스 속 금리나 정책들은 이미 시장에 반영된 뒤일 때가 많으므로, 진짜 한 발 앞서 움직이기 위해서는 전세 매물이 줄어들고 있는지 같은 현장의 진짜 신호를 볼 줄 알아야 한다.


게다가 지역별로 시장이 움직이는 구조가 완전히 다르다는 통찰도 큰 도움이 된다. 부산 같은 지방은 공급 물량이 가격을 움직이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지만, 서울은 거꾸로 가격이 먼저 오르고 나서야 건설사들이 뒤늦게 공급을 늘리는 구조라 원인과 결과가 반대라는 지적은 신선하다.


나아가 부록에 수록된 '내가 살고 있는 도시를 직접 분석해보는 방법'도 무척 흥미롭고 재미있다. 단순히 이론을 습득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시장을 구성하는 각종 변수들의 관계를 찾고 시차를 확인하며, 추세를 점검하고 임계점을 찾아내 조합분석하는 일련의 과정을 담고 있다. 이를 통해 데이터 사이의 인과관계를 스스로 밝혀내고 시장의 방향을 읽어내는 것인데, 관심 있는 지역이 있다면 꼭 한 번 직접 해봐야겠다는 의지가 생기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의 말에만 의존하지 않고 내가 살고 있는 동네를 AI를 통해 주도적으로 분석해 볼 수 있는 구체적인 매뉴얼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책의 실용성이 더욱 빛을 발한다. 막연한 공포나 조급함에서 벗어나 차분하게 시장을 바라볼 눈을 기르고 싶은 분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책이다.



※ 이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집값은이미신호를보내고있다 #김준영 #노티스 #부동산 #재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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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쇼크 - 금리가 재편하는 새로운 부의 질서
제이미 러시 외 엮음, 임경은 옮김, 박정호 감수 / 교보문고(단행본)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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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가격은 무엇일까. 원유도, 반도체도 아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경제학자들은 단호하게 답한다. 바로 돈의 가격, 즉 금리다. 그리고 지난 40년간 끊임없이 하락해온 그 가격이 이제 방향을 바꾸고 있다는 것이 『머니쇼크』의 핵심 경고다.


책의 중심 개념은 자연이자율이다. 경제를 과열시키지도 냉각시키지도 않는 이론적 균형 금리로, 19세기 경제학자 크누트 빅셀이 제시하고 벤 버냉키가 현대 통화정책의 나침반으로 재조명한 개념이다. 저자들은 12개 선진국 데이터로 독자적 모형을 구축해 이 금리가 왜 하락했는지, 이제 어디로 향하는지를 추적한다. 잠재성장률 둔화, 베이비붐 세대의 저축 증가, 중국발 글로벌 저축 과잉이라는 세 가지 구조적 요인이 수십 년간 저금리 시대를 만들었다. 그 결과 미국의 실질 자연이자율은 1970년대 약 5%에서 2012년 2% 이하로 추락했고, 가계는 영끌 투자에 익숙해졌으며 국가는 값싼 빚을 마음껏 쌓아왔다.


저자들은 이제 그 토대가 무너지고 있다고 진단하며 8가지 구조적 시그널을 제시한다. ① AI·기술혁신으로 기업 투자 수요가 확대되고, ② 베이비붐 세대가 저축 소비 단계에 진입하면서 자금 공급이 줄고 있다. ③ 코로나19를 거치며 선진국 부채가 GDP의 90~230%에 달하는 임계점에 도달했고, ④ 탄소중립 전환에는 세계 GDP의 30%에 달하는 30조 달러 이상의 투자가 필요하다. ⑤ 미중 갈등과 지정학 분열로 공급망 재편 비용이 오르고, ⑥ 중국의 미국채 매입 감소로 금리 하방 지지선이 사라지고 있다. ⑦ 오일머니가 미국채에서 주식·실물 자산으로 이동하는 페트로달러의 변심이 진행 중이며, ⑧ AI 수혜 편중으로 심화되는 불평등은 방향이 불확실한 변수로 남아 있다. 이 중 AI와 불평등은 양날의 검이지만, 나머지 대부분은 금리 상승 방향으로 수렴한다. 저자들은 기본 시나리오에서 실질 자연이자율이 2030년대 2.8%까지 오르고, 명목 10년 국채 수익률은 4.5~5%대에 안착할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예측이 틀린다면 금리를 너무 높게 잡아서가 아니라 오히려 너무 낮게 잡아서일 것이라는 경고는 묵직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먼저 영끌·레버리지 투자의 시대가 끝났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투자 판단의 기준이 "이 자산이 조달 금리를 이길 수 있는가"로 바뀌어야 하며, 변동금리 대출은 고정금리 전환을 검토해야 한다. 금리 4~5%대 환경에서는 예금·단기채권·MMF만으로도 실질 수익이 나는 시대다. 부동산 역시 저금리가 밀어올리던 구조가 바뀐 만큼, "오를 거야"라는 막연한 기대는 이제 위험하다. 직장인이라면 내가 속한 산업이 고금리 환경에서 어느 포지션인지도 따져볼 때다. 레버리지 의존형 업종은 위축되고, 금융·에너지·방산·인프라는 상대적 수혜를 받는다. 연준 금리 결정과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 흐름을 모니터링하는 습관도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단순한 전망이 아니라 인식의 전환이다. 공짜 돈의 시대는 끝났다. 저금리라는 조건 위에 쌓아온 모든 선택을 다시 점검할 때가 왔고, 이제는 돈의 가격을 계산할 줄 아는 사람이 살아남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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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내일에게 (청소년판) - 숨이 막힐 때 주문처럼 ㅣ 특서 청소년문학 47
김선영 지음 / 특별한서재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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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미래는 인간의 힘으로 바꿀 수 없지만, 오늘을 대하는 선택과 태도는 바꿀 수 있다. 우리는 종종 아직 일어나지 않은 불확실한 미래를 미리 염려하며 오늘의 마음을 흔들곤 한다. 하지만 삶은 늘 오늘이라는 징검다리를 건너 내일로 향하는 법이다. 완벽한 내일을 준비하느라 오늘을 망치기보다는, 그저 오늘 하루를 무사히 살아내는 일이 가장 위대한 용기일지도 모른다. 김선영 작가의 장편소설 『내일은 내일에게』 개정판은 이처럼 숨이 막힐 듯 버거운 현실 속에서도 묵묵히 오늘을 버텨내는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단단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 성장소설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열일곱 살 소녀 연두의 삶은 청소년 문학이 흔히 다루는 풋풋하고 싱그러운 일상과는 거리가 멀다. 재개발조차 비켜간 저지대 동네의 오래된 집에서 연두는 가난과 상실, 외로움과 불안을 온몸으로 감당하며 살아간다. 친엄마와 아버지를 모두 여의고 새엄마, 그리고 아버지는 같고 엄마는 다른 이복동생 보라와 함께 살아가는 연두에게 세상은 자꾸만 소중한 것들을 앗아가기만 하는 냉혹한 공간이다. 기댈 수 있는 어른도 없고 안정된 울타리도 없기에 연두는 자신의 미래를 감히 선명하게 그리지 못한다. 그저 하루하루 무너지지 않기 위해 오늘을 버텨낼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연두의 집 앞에 새로 문을 연 '카페 이상'은 연두의 메마른 일상에 작은 균열을 일으킨다. 우연한 기회로 이곳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연두는 저마다의 상처와 결핍을 지닌 사람들과 마주한다. 말 못 할 깊은 상처를 품고 왼 손목에 붉은 선을 숨긴 동급생 유겸, 먼 타국에서 자신의 뿌리를 찾아 한국으로 온 마농, 보이지 않는 세계를 자신만의 특별한 방식으로 당당하게 바라보는 이규, 그리고 연두의 내일을 묵묵히 지켜봐 주는 카페 주인아저씨까지. 연두는 이들과 관계를 맺으며 혼자서 고독하게 버티는 법이 아니라, 서로의 결핍을 보듬고 조용히 곁을 내어주는 연대의 온기를 처음으로 배우게 된다.


이 책이 지닌 가장 큰 미덕은 결핍에 직면한 아이들의 현실을 다루면서 결코 설익은 위로나 어설픈 다독거림으로 이야기를 쉽게 덮지 않는다는 점이다. 소설 속 현실은 차갑고 잔인하며, 깔끔하게 매듭지어지는 해피엔딩도 없다. 신이 당장 다음 고난의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것 같은 가혹한 상황 속에서도 작가는 냉정함을 유지한다. 어차피 감당해야 할 제 몫의 삶이라면 비겁함 없이 그대로 직시하고 겪어내야 한다는 뚝심이 문장마다 박혀 있다. 거창한 구원이나 극적인 반전은 없지만, 불안 속에서도 다시 밥을 먹고 학교에 가며 타인을 기다리는 아이들의 시간을 묵묵히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깊은 감동을 준다.


"아직 오지 않은 시간에 대한 두려움은 갖지 않기로 하자."라는 연두의 다짐처럼, 책은 미래를 걱정하느라 오늘을 놓치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조용한 위로를 건넨다. 내 미래를 기대하고 기다려주는 단 한 사람의 존재가 있다면 세찬 비바람 속에서도 다시 걸어갈 힘을 얻는다. 완벽하지 않은 채로도 삶은 계속되며, 오늘을 살아낸 것만으로도 우리는 이미 충분히 훌륭하다. 숨이 막히고 삶이 버거운 순간, 주문처럼 외치는 "내일은 내일에게"라는 말은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의 무게를 내일의 나에게 기꺼이 맡겨두는 지혜를 일깨워준다. 불안한 터널을 지나고 있는 청소년뿐만 아니라 매일 주저앉고 싶은 어른들에게도 가슴 먹먹한 울림과 단단한 용기를 전하는 작품이다.


※ 이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내일은내일에게 #김선영 #특별한서재 #청소년문학 #성장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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