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파타에서 마두로까지, 흥미로운 라틴아메리카 현대사
박천기.박지오 지음 / 다반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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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파타에서 마두로까지, 흥미로운 라틴아메리카 현대사"는 라틴아메리카를 바라보는 우리의 질문 자체를 바꾸라고 요구하는 책이다. 우리는 흔히 이 대륙을 향해 “무엇이 잘못됐는가?”라고 묻는다. 그러나 저자 박천기와 박지오는 그 질문이 이미 서구 중심적 시선에 깊이 물들어 있음을 지적한다. 라틴아메리카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대부분 ‘미국이라는 프리즘’을 통과하며 형성된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질문의 방향을 “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는가?”로 돌려놓으며, 대륙의 현실을 구조적으로 마주하게 한다.


라틴아메리카는 낭만과 열정의 땅이지만, 동시에 “황금산 꼭대기에 앉은 거지”라는 역설이 가장 잘 어울리는 공간이기도 하다. 막대한 자원과 넓은 영토를 가졌음에도 반복되는 빈곤과 혼란은 우연이 아니다. 저자들은 이 현실을 단일한 실패담으로 설명하지 않고, 수백 년에 걸쳐 누적된 선택과 조건의 결과로 풀어낸다. 남미가 가난해진 이유는 능력의 부족이 아니라, 애초에 다른 출발선 위에 세워졌기 때문이다.


그 출발점에는 식민지 시대에 설계된 수탈형 경제가 있다. 금과 은, 농산물 같은 1차 자원을 본국으로 이전하기 위해 만들어진 체제는 산업과 교육, 제도의 성장을 의도적으로 억눌렀다. 이 유산은 독립 이후에도 대토지 소유제라는 형태로 이어졌고, 소수 엘리트가 부와 권력을 독점하는 사회를 고착시켰다. 멕시코 혁명을 비롯해 수많은 저항 운동이 끊임없이 ‘토지 개혁’을 외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여기에 ‘자원의 저주’가 겹친다. 석유, 구리, 리튬 같은 자원은 국가를 부유하게 하기보다 오히려 취약하게 만들었다. 자원 수익에 의존하는 경제는 국제 가격 변동에 국가의 운명을 맡기게 했고, 손쉬운 돈벌이는 제조업과 기술 혁신을 지연시켰다. 세계 최대 석유 매장국인 베네수엘라가 빈곤에 허덕이게 된 과정은, 자원이 국가 역량을 키우기보다 권력을 부패시키는 동력으로 작동했음을 보여준다.


정치적 불안정과 포퓰리즘 역시 이 토대 위에서 반복되었다. 쿠데타와 군사독재, 잦은 헌법 개정은 제도를 흔들었고, 대중의 지지를 노린 단기적 정책은 재정 파탄과 외채 위기로 이어졌다. 여기에 미국을 중심으로 한 외세의 개입은 남미를 자주적인 발전의 주체가 아닌 관리와 통제의 대상으로 묶어두었다. 책이 제시하는 수치와 사례들은 라틴아메리카가 얼마나 오랫동안 강대국의 이해관계 속에 놓여 있었는지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이 책의 매력은 이러한 무거운 문제를 정치·경제의 언어에만 가두지 않는 데 있다. 저자들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마술적 사실주의’를 통해 대륙의 감정과 기억을 함께 복원한다. “풍요 속의 고독”이라는 표현은 자원이라는 ‘마술’을 가졌음에도 이를 스스로의 번영으로 전환하지 못한 채 불신과 고립 속에 머물러온 대륙의 집단적 정서를 정확히 짚어낸다.


오늘의 뉴스에 등장하는 마두로 정권의 향방이나 엘살바도르의 치안 실험은 과거와 단절된 사건이 아니다. 모두 19세기 독립 이후 이어져 온 선택의 연장선 위에 놓여 있다. 이 책을 덮고 나면 라틴아메리카는 더 이상 ‘문제의 지역’이 아니라, 세계 질서 속에서 가장 치열하게 근대와 민주주의를 시험당해 온 공간으로 다시 보인다.


결국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남미는 가난해서 실패한 것이 아니라, 자원이 풍부한 조건 속에서 제도·정치·산업의 조합을 끝내 맞추지 못해 실패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실패의 역사는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라틴아메리카의 현대사를 읽는 일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의 현재와 미래를 이해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공부가 된다.




※ 이 리뷰는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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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 램프 - 2025 부커상 인터내셔널 수상작
바누 무슈타크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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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 램프(Heart Lamp)’라는 제목은 이 책의 성격을 정확하게 드러낸다. 램프는 태양처럼 세상을 환하게 밝히는 거대한 빛이 아니다. 다만 어둠 속에서 최소한의 빛으로, 한 사람의 방과 얼굴을 겨우 비출 뿐이다. 『하트 램프』가 비추는 것도 바로 그런 빛이다. 역사가 지워버리고 제도가 외면했던, 기록되지 못한 마음의 심연 속에서 조용히 살아온 여성들의 심장이다.


검은 바탕 위에 보랏빛 점들이 흩뿌려진 표지 또한 이 책의 태도를 상징한다. 어둠 속에서 누군가의 삶이 ‘점’처럼 지워지는 순간들을 집요하게 응시하지만, 그 빛은 결코 요란하지 않다. 생활의 언어, 사람들끼리 툭툭 던지는 말, 체념과 농담이 섞인 숨결을 통해 조용히, 그러나 끝까지 따라오는 방식으로 우리 마음 안쪽을 비춘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마음이 오래 어두웠다. 그러나 그 어둠은 불쾌하다기보다는 눈을 감아버릴 수 없게 만드는 종류였다. 『하트 램프』는 누군가의 삶을 설명하거나 정리하려 들지 않는다. 대신 독자를 그 고통스러운 삶의 곁에 가만히 세워 둔다. 그래서 더 아프고, 더 오래 남는다.


2025년 인터내셔널 부커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은 분명 화려하다. 단편집 최초 수상이라는 점, 인도 지방 언어인 칸나다어로 쓰인 작품이라는 점에서 문학적 성취는 독보적이다. 그러나 이 책의 진짜 무게는 상보다 훨씬 아래, 사람들의 낮은 하루하루에 가라앉아 있다. 바누 무슈타크는 인도 남부 카르나타카 지역의 무슬림 여성들을 30년 넘게 바라봐 온 작가이자 활동가이며 변호사다. 그 핍진한 시간이 문장 하나하나에 고스란히 배어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특별하지 않다. 그래서 더 비극적이다. 남편의 말 세 번으로 이혼이 결정되고, 아들을 낳지 못하면 상속에서 배제되며, 부르카 없이는 외출조차 쉽지 않은 삶이 이어진다. 아직도 이런 일이 존재한다는 사실보다, 그것이 ‘일상’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가 더욱 잔인하게 느껴진다. 특히 신 앞의 평등을 외치는 종교 의례조차 계급에 따라 ‘금박 룽기’와 ‘잿가루’로 나뉘는 현실(<붉은 룽기>)이나, 여성의 몸과 정신이 가문과 체면 사이에서 소모되는 과정(<하이힐>)은 이 사회의 불평등이 얼마나 구조적으로 고착되어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물질은 귀해지고 인간은 무가치해졌다”는 작가의 탄식은 과장이 아니라 정확한 진술처럼 들린다.


그 정점에 놓인 문장이 바로 “모든 꽃이 신부를 장식하는 행운을 얻는 것은 아니다. 어떤 꽃은 무덤을 위해서만 꽃을 핀다”이다. 이 문장은 『하트 램프』 전체를 관통하는 가장 서늘하면서도 아름다운 비유다. 꽃은 본래 아름답지만, 쓰이는 자리에 따라 전혀 다른 운명을 부여받는다. 신부의 꽃이 축복과 환희, 선택받은 삶을 상징한다면, 무덤의 꽃은 태어날 때부터 기쁨보다는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삶을 은유한다. 그러나 무덤에 놓인 꽃이라고 해서 그 꽃이 피어온 시간과 향기가 덜한 것은 아니다. 작가는 주류의 삶에 속하지 못하고 평생을 인내와 희생 속에서 살아온 여성들의 삶 또한 그 자체로 충분히 고귀하게 피어난 ‘꽃’임을 말하고 있다. 세상이 그들을 슬픔의 자리로만 밀어 넣으려 할지라도, 그들이 살아낸 궤적은 결코 하찮지 않다는 선언이다. 동시에 이 비유는 여성들에게 강요되어 온 ‘헌신’과 ‘희생’의 숙명을 조용히 폭로하며, 자기 자신을 위해 피는 대신 타인의 슬픔을 장식하기 위해 존재하도록 요구받아 온 구조를 시적으로 드러낸다.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신을 향한 질문이다. “오 주여, 한 번 여자가 되어 보세요.” 세상을 창조할 여유는 있으면서 왜 한 여자의 두려움과 소망을 들여다볼 시간은 없었느냐고 묻는 이 질문은, 신을 향한 원망이자 세계를 향한 고발이다. 이는 단순한 종교적 항변이 아니라, 이름 없이 살아온 존재들이 처음으로 세계를 향해 던지는 자기 존재의 발화에 가깝다.


『하트 램프』는 멀고 낯선 인도의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지금 여기의 이야기다. 형태만 달라졌을 뿐 여전히 존재하는 차별과 침묵, 그리고 그 안에서도 꺼지지 않는 인간의 존엄에 관한 증언이기 때문이다. 문학이 서로의 삶 속에 잠시 살아보게 해주는 마지막 신성한 공간이라면, 이 책은 어둡지만 분명한 빛을 가진 램프 같은 작품이다. 쉽게 잊히지 않고, 함부로 덮을 수 없는 책이다.



※ 이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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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와, 원양어선은 처음이지? - 무대는 태평양! 목표는 오직 참치! 바다 사나이들이 펼치는 와일드 액션 어드벤처
김현무 지음 / 애플북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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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서 저자의 영상을 먼저 봤다. 원양어선을 두고 누군가는 “수억을 버는 직업”이라고 말하지만, 내 눈에 먼저 들어온 건 돈보다 고됨이었다. 젊은 저자가 웃으며 말하는 장면들 사이로, 가족과 떨어져 바다 위에서 길게는 몇 년까지 살아야 하는 시간의 무게가 보였다. 나는 과연 저 삶을 ‘시도’라도 할 수 있을까. 몸을 계속 써야 하는 나날, 작은 노동조차 제대로 해보지 않은 내 몸과 마음에 그 세계는 어떻게 다가올까. 그래서 이 책은 시작부터 ‘대박’이 아니라 ‘버팀’과 ‘각오’의 이야기로 읽히기 시작했다.


신간 『어서 와, 원양어선은 처음이지?』는 그 막막함을 현실로 끌어당기는 기록이다. 왜소한 체격의 섬 소년이 ‘도선사’라는 꿈을 품고 해양 전문 교육의 길을 선택하고, 결국 태평양 원양어선에 오른다. 삼등항해사로 시작해 이등, 일등항해사를 거쳐 서른 살에 선장이 되기까지. 이 문장만 쓰면 마치 한 번에 쭉 올라간 성공담처럼 보이지만, 책 속의 과정은 정반대다. 새벽 4시에 일어나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당직, 매일 반복되는 투망과 양망, 강도 높은 하역 작업은 말 그대로 몸으로 버티는 시간이다. 그럼에도 첫 승선에서 정산금으로 큰돈을 손에 쥐는 장면 같은 현실은, 원양어선이 왜 ‘인생 역전의 기회’로 불리는지도 숨기지 않고 보여준다. 이 책은 불 같은 노동과 억대 연봉이라는 양극단을 동시에 펼쳐 보이며, 독자가 스스로 판단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 책을 단순히 “힘든데 돈 많이 번다”로 요약하면 가장 중요한 결이 빠진다. 원양어선의 진짜 매력은, 역설적으로 그 극한의 생활 속에서만 가능한 순간들에 있다. 갓 잡은 참치 가마살을 구워 나누는 만선주, 헬기장에 누워 올려다보는 촘촘한 별자리, 망망대해 한가운데에서 맞닥뜨리는 자연의 압도감. 낭만을 과장하진 않지만, 그 낭만이 ‘현실을 지운 판타지’가 아니라 ‘현실을 견딘 사람만 누리는 보상’처럼 그려진다.


무엇보다 몰입감은 사건과 사고에서 더해진다. 엔진 문제로 배의 심장이 멈출 수 있는 공포, 태풍과 파도 앞에서의 사투, 선상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갈등과 위기들. 영화 같은 사건들이 이어지지만, 결국 그 모든 장면의 중심에는 “이곳은 직장이고, 나는 내 몫을 해야 한다”는 단단한 현실감이 놓인다. 대체 인력이 없는 고립된 공간에서 책임은 더 무겁고, 작은 실수도 크게 돌아온다. 그래서 저자가 ‘어리바리한 사회초년생’에서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으로 변해가는 과정은 원양어선이라는 특수한 무대 위에서 펼쳐지지만, 이상하게도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문장들로 남는다. 욕을 먹고, 깨지고, 다시 배우고, 결국 “이제 좀 하네”라는 말 한마디로 버티는 순간들 말이다.


책을 덮고 나면, 나는 다시 유튜브에서 보았던 그 젊은 얼굴을 떠올리게 된다. 자의든 타의든, 혹은 상황이 여의치 않아 선택했든, 어쨌든 그는 젊은 나이에 누구나 쉽게 할 수 없는 세계로 들어가 경험했고, 노력한 만큼의 보상과 직책을 얻었다. 고된 선상생활 끝에 맞이한 결혼, 그리고 다시 떠나야 하는 원양어선 생활까지. 나보다 어리지만 “대단하다”는 말밖에 남지 않는다. 이 책은 원양어선을 미화하지도, 비관적으로만 그리지도 않는다. 그저 한 사람이 바다 위에서 일하며 성장한 시간을 다정하고도 솔직하게 기록한다. 그래서 읽는 내내 나는 부러움과 존경, 그리고 “나는 내 자리에서 어떻게 버티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함께 받게 된다. 그의 항해가 평안만선이길, 그리고 앞으로의 미래가 더 창창하길 조용히 기도하게 되는 책이었다.


※ 이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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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매 무작정 따라하기 - 남들보다 싸게 내 집 마련하는 법부터 든든한 임대 수익 만드는 투자 전략까지!, 2026 개정판 무작정 따라하기 시리즈
이현정 지음 / 길벗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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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과거에 **부동산 공매가 답이다**라는 책을 쓴 적이 있다. 그 책은 단순한 이론서라기보다, 실제 공매 투자를 하며 몸으로 부딪혀 배운 것들을 정리한 기록에 가까웠다. 돌이켜보면 글을 쓰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이렇게 큰돈이 오가는 거래를 하면서도, 나는 너무 무지했다”는 자각 때문이었다.


만원짜리 물건 하나를 살 때도 가격 비교를 하고, 후기 하나를 더 찾아보면서도, 정작 수억 원이 오가는 아파트나 부동산 거래 앞에서는 너무 쉽게 타인의 말에 의존하고 있었다.


당시 나는 등기부등본이 정확히 무엇을 말해주는 서류인지, 납세증명서는 왜 확인해야 하는지, 전입신고만 하면 되는 줄 알았지 확정일자는 왜 필요한지조차 제대로 알지 못했다. 지금 생각하면 믿기 힘들 정도지만, 그때의 나는 “중개인이 괜찮다고 하니 괜찮겠지”라는 막연한 신뢰 하나로 계약서에 도장을 찍곤 했다. 법과 권리의 문제를 이해하지 못한 채 거래를 했다는 사실이 가장 아찔한 지점이다.


첨부한 이미지 속 문장은 이 지점을 정확히 찌른다.


등기부등본, 정확히는 등기사항전부증명서는 집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권리 관계를 보여주는 서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사를 여러 번 다녀도, 혹은 부동산 거래를 수차례 해도, 등기부등본을 제대로 볼 줄 모르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이미지 속 표현처럼, 등기부등본을 보지 못한 채 거액의 전세금이나 매매대금을 맡긴다는 건 결국 ‘상대의 양심에 내 돈을 맡기는 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


중요한 건, 우리가 이런 기본을 모른다고 해서 어리석어서가 아니라 배운 적이 없기 때문이라는 점이다. 노동자가 노동법을 배우지 못하면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문제 제기조차 하기 어렵듯, 임차인 역시 자신의 권리를 배우지 못하면 전입신고를 놓치고, 확정일자의 의미를 모르고, 불리한 요구 앞에서 침묵하게 된다. 이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교육의 공백’에 가깝다.


이 지점에서 **부동산 경매 무작정 따라하기**의 의미가 분명해진다. 이 책은 겉으로 보면 ‘경매 투자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부동산 거래 전반의 기본기를 가르치는 책에 가깝다. 경매라는 도구를 통해, 등기부등본을 읽는 법, 권리의 순서를 파악하는 법, 임차인의 지위와 배당 구조를 이해하는 법을 차근차근 짚어준다. 투자 여부를 떠나, 실수하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언어와 시야를 만들어주는 책이라는 점이 더 중요하다.


물론 현실적인 이야기도 빼놓지 않는다. 강의든 책이든, 끝까지 읽고 실제 투자까지 이어지는 사람은 많지 않다. 흔히 말하는 ‘프로 수강러’가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나는 그 자체가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설령 투자까지 가지 않더라도, 부동산 거래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피할 수 있는 기본기를 배웠다면 이미 충분히 값을 한 셈이다.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돈을 잃지 않는 것 역시 또 다른 형태의 수익이기 때문이다. 무지로 인한 손실은 생각보다 조용히, 그리고 크게 찾아온다. 이 책은 “경매를 꼭 하라”고 등을 떠미는 책이 아니라, “적어도 모르고 당하지는 말자”고 말해주는 책에 가깝다. 나 역시 공매를 경험하며 뒤늦게 깨달았던 그 기본들을, 이 책은 훨씬 앞선 지점에서 독자에게 건네고 있다.


부동산을 투자 대상으로 보든, 삶의 터전으로 보든, 결국 거래의 본질은 권리와 책임을 이해하는 일이다. 그 출발점에 등기부등본이 있고, 전입신고와 확정일자가 있다.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가치는, 바로 그 출발선을 독자 앞에 또렷하게 그려준다는 데 있다.


※ 이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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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 면역력의 뿌리를 키우는 법 - 한방소아과 교수가 알려주는 엄마표 건강 루틴
이혜림 지음 / 미다스북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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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딸과 아들을 키우다 보면, 부모로서 신기하면서도 난감한 순간을 자주 만난다. 같은 집에서, 같은 밥상을 공유하며 자라는데도 두 아이는 정말 극과 극이다. 체형도 다르고 성향도 다르고, 입맛과 컨디션의 리듬까지 다르다. 그래서 건강 관리 앞에서는 늘 같은 질문으로 돌아왔다.

“한방(韓方)으로 아이를 케어한다는 게, 이렇게 다른 두 아이에게도 적용될까? 혹시 한 가지 틀로 끼워 맞추게 되는 건 아닐까?”


이런 고민을 안고 읽게 된 책이 이혜림 교수의 『내 아이 면역력의 뿌리를 키우는 법』이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책은 ‘한방 육아의 정답지’를 건네기보다 아이를 이해하기 위한 지도를 건네준다. 그래서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 엄마로서 내가 원했던 건 “무조건 이걸 해라”가 아니라, 아이마다 다른 조건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기준을 세울 수 있는 유연한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책의 핵심 구조는 명료하다. 관찰–진단–실천.

거창한 처방보다 먼저, 아이 몸이 보내는 신호를 읽는 것부터 시작한다. 기(氣), 혈(血), 음양 같은 한의학 용어가 나오지만 철학처럼 어렵게 끌고 가지 않는다. 오히려 “그래서 우리 집에서는 뭘 보면 되는지”로 번역해주는 느낌이다. 이 부분이 특히 좋았다. 한의학을 잘 모르고 접근하면 괜히 멀게 느껴지기 쉬운데, 이 책은 한의학을 아이를 관찰하는 실용적인 언어로 바꿔서 설명해 준다.

그리고 이 3단계 가이드가 내가 가장 바랐던 지점을 건드렸다.


딸은 소화나 컨디션이 흔들릴 때 신호가 비교적 분명한 편인데, 아들은 같은 상황에서도 다른 방식으로 반응한다. 예전에는 “왜 이렇게 다르지?”에 꽂혀 불안해졌다면, 이 책을 읽고 난 뒤엔 “원래 다르니까, 관찰의 기준을 아이마다 다르게 잡으면 되는구나”로 생각이 옮겨갔다. 한방이 아이를 ‘틀’에 넣는 방식이 아니라, ‘아이에게 맞추는 방식’이 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다.


특히 개인적으로 크게 와 닿았던 파트는 2부 ‘증상 편’에서 다루는 성장 관리였다. 아들은 또래보다 키가 작은 편이라, 부모 마음이라는 게 쉽게 조급해진다. 그런데 책은 단순히 “보약 먹이자” 식으로 단선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아이의 성장 문제를 소화기 상태, 수면 패턴, 기질, 생활 루틴과 함께 묶어 바라보게 만든다.

성장이라는 결과만 붙잡지 않고 성장의 ‘뿌리’를 단단히 하는 방향을 제시해준다는 점에서, ‘희망’이 생겼다. 무리하게 끌어올리기보다 우리 아이 성향에 맞춰 실생활에서 해볼 수 있는 루틴을 발견한 것이 이번 독서의 가장 큰 수확이었다.


무엇보다 책 전체를 관통하는 문장이 오래 남는다.

“엄마의 관찰은 최고의 처방전입니다.”

“아이의 몸은 거짓말하지 않습니다.”

결국 면역력이라는 건 멀리 있는 거창한 이론이 아니라, 집에서의 작은 습관과 부모의 시선에서 시작된다는 말이다. 병원에 가야만 할 때도 물론 있겠지만, 그 이전에 우리가 집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분명히 있다는 것. 그 ‘할 수 있음’이 부모에게는 든든한 힘이 된다.


총평하자면, 『내 아이 면역력의 뿌리를 키우는 법』은 아이마다 다른 개별성을 인정하면서도, 부모가 흔들리지 않을 기준을 세워주는 책이다. 특히 나처럼 성향이 다른 남매를 키우며 “도대체 무엇을 기준으로 건강 관리를 해야 하지?” 고민하던 부모라면, 이 책이 말하는 유연한 한방 육아가 좋은 출발점이 되어줄 것 같다. 정답을 강요하지 않고, 아이에게 맞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홈닥터’ 같은 안내서였다.


※ 이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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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서평 #면역력육아 #초등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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