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 대폭발에서 블랙홀까지 모든 것을 담은 우주 DK 대백과사전 사이언스북스 대백과사전 4
마틴 리스 엮음, 권석민 외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책을 받기 전에는 다소 비싸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지금은? 책 값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이유는 세 가지.

1. 황홀하다 

내가 살고 있는 우주가 이렇게 아름다웠나. 황홀하고 즐겁다. 아름다운 사진들만으로도 제값을 하는 책.   

2. 이것 저것 알아가는 재미 

상식이 늘어나고 내가 살고 있는 우주가 이렇게 재미있고 드라마틱한 곳이라는 걸 알아가는 즐거움이 가득하다.  

3. 위로가 된다? 

수십억광년을 가로지르고 각종 은하들을 횡단하다보면 어느새 통 크고 대범한 나를 보게 된다. 일상의 소소한 일들에 대해 에잇~! 그까지껏~! 하면서 갑자기 해탈이라도 하는 기분이 되고 만다. *^0^*  엄마 웃긴다고 한심하게 바라보는 녀석들에게까지 관대한 미소를 날릴 수 있다.

이 광대하고 긴 호흡의 시간을 지닌 우주에서, 인간은 정말로 잠깐 머물다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별(?!)볼일 없고 시시한 티끌에 불과하다.  하지만 자기가 그런 티끌에 불과하다는 걸 아는 티끌은, 얼마나 귀엽고도 잘났는가 말이다. 나는 내가 그런 티끌일 수 있어서 너무나 좋다.

나는 별에서 왔다. 그리고 언젠가 별로 돌아갈 것이다. 뭐 영혼 따위 그딴 시시한 이야기가 아니다. 칼슘과 철 같은 무거운 원소들은 초신성 폭발의 결과물이라고 한다. 내 몸에도 철분이, 칼슘이 들어 있으니 나도 초신성 폭발의 결과물이다.  웬지 우쭐해 지는 이 기분~!   내가 죽고 내 몸을 이루던 온갖 원소들은 이 아름다고 드라마틱한 우주를 유영하다가 그 어디선가 별로, 아니면 내가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어떤 존재로 다시 맺어질 것이다.  이 말할 수 없는 위로와 안도의 이유는 대체 뭐지?*^^* 

사족.  

훌륭한 책을 출판하여 저에게까지 볼 기회를 주신 출판사 관계자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표한다. 그런데, 혹시 적자는 안 나셨는지? 살짝 걱정이 된다. 이런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어야 하는데.. 이런 좋은 책을 내고 적자가 나고 그게 출판계의 상식으로 굳어지면, 나는 이런 즐거운 독서를 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말이다. 광대한 우주의 한낱 티끌인 내가 하는 사소하고도 엄청난 근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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