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학자 사전 정도로 보면 될 것이다. 개념어 서술도 있고, 이것저것 소개하고 있으므로 과학사전으로 생각하는 이들도 있으리라. 하지만 사전으로 보기에는 일관성도 체계성도 없다. 여러명의 쟁쟁한(?) 필진들이 참여해서 서술전략도, 관점도, 난이도도 천차만별이다. 이런 사전을 소장하고, 써먹는 이들의 권력의지란 뭘까? 여하튼 현대판 잡학다식의 욕망을 버리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유용한 먹거리인지도 모른다.하지만 이 책은 월경을 꿈꾸는 이들에게는 적절치 않은 책이다. 분과화된 학문을 넘어서는 이들에게도, 자신이 파고들고 싶은 전문적 영역에 대한 섬세한 접근에도, 다양한 보편적 성찰에 대한 탐색에도 적절치 않은 책이다. 이 책으로 최신 유행하는 선두주자들에 대해 귀동냥은 할 수 있을지언정, 월경의 가능성을 얻을 수는 없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너무 실망하지 않는다면 다시 말해 제목에 과도한 환상을 가지지 않는다면(월경하는 이들에 대한 광고일 뿐 월경을 꿈꾸는 이들에게는 별로 소용이 없다는 의미에서) 그럴저럭 쓸만하다.월경을 하는 탁월한 능력을 구비한 자들에게는 분명 좋은 여행 안내서일 것이다. 3-4개 정도의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에 대한 기초가 튼튼한 이들에게 이 책은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이들이 이런 백화점의 파노라마를 좋아할까? 관심과 열정을 가진 이들이 접할 책이 아니라 탁월한 귀족(적 장인)이 이런 책에 호감을 가질 수 있을까? 누가 이 책을 읽어야 할지, 어떻게 소화해야 할지에 대해 관심이 없는 책이다. 마치 사막 한 가운데 서 있는 쇼핑몰을 보는 듯하다. 하긴 라스베가스마냥 번성한 도시가 될지도 모를 일이나 그건 이 책 때문에 아니라 다른 구조적 유인책과 열정들 때문일 것이다. 사막위의 쇼핑몰에 들어오신 것을 환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