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드레 모루아의 사랑하는 기술
앙드레 모루아 지음, 정소성 옮김 / 나무생각 / 2003년 3월
평점 :
절판


편집의 승리가 무엇인지 보여준다. 디자인 포장과 편집은 맛깔스럽게 꾸며졌다. 물론 사진들은 오래된 춘화를 보는 듯 구태의연하지만 제목과 편집하나만으로도 손이 가는 책이다.

더구나 프롬의 사랑의 기술과 조응하는 책이 아닐까하는 착각도 불러 일으킨다. 사랑하는 기술 다시 말해 존재의 행위 기술로서 사랑을 접근하는 아주 재미난 탐험을 제안하는 듯 보인다.

우리는 얼마나 사랑을 육체마저도 하나의 형이상학적 열정으로 신비화하고 하는가? 구체적인 일상을 살아가는 사랑의 기술이 무엇인가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부재한 것이 아닐까?

그런 점에서 보자면 앙드레 모루아의 사랑의 기술은 민주주의를 이야기하면서 반민주주의를 가르치는 학교교재 마냥 제목만 뻔드르르 하고 내실은 아무것도 없는 책이다.

책 선전을 위해 뽑아놓은 사랑의 구절을 빼면 기실 아무것도 건질 것이 없는 책이다. 사랑의 경구와 책 내용은 따로 엇갈리며, 내용도 가부장의 구태를 벗어나지 못한 골동품이다. 이런 책을 맛갈스레 포장해내는 상징권력이 놀라울 뿐이다. 그 상징권력의 폭력에 속지 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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