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뢰즈에 대한 문학적 탐익은 과히 복마전 양상을 띠기 시작했다. 김현을 필두로 했던 푸코에 대한 열품이 이제는 들뢰즈 편식으로 이어지고 있다. 여전히 하이데거에 대한 내재적 소화가 부족한 상황에서 들뢰즈에 대한 열정은 식을 줄 모른다. 그러한 열정을 꼼꼼하게 파고드는 글이다.물론 저자는 들뢰즈에 교조적으로 강박되어 있지는 않다. 위선에 치를 떨며 위악의 전략을 펴는 들뢰즈의 한계가 타자성에 대한 망각이 아닌가 하는 상식을 이론을 통해 펼쳐놓고 있다. 이를 위해 저자는 레비나스의 타자론으로 절충시킨다.레비나스와 들뢰즈의 절충은 아무런 내재적 연관성을 구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이 인다. 하지만 주체적인 소화를 위한 이론적 시도는 충분히 긍정적인 것이다. 더구나 저자는 문학인 답게 대중적인 글쓰기를 할 줄 아는 이론가이며, 글을 제대로 소화할 줄 아는 몇 되지 않는 이론가이다.레비나스의 결정적인 문제들 그리고 들뢰즈의 한계들을 구체화하지 못하고 어중간하게 이들을 겹쳐놓았으나 그가 보여주지 않은 지층들을 떠올리며 읽는다면 이 글은 아주 매력적인 여행 안내서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