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찾은 시간』을 덮으며 다시 찬찬히 표지를 바라보았다. 이제 내게 산사나무는 꽃과 가시의 공존, 그리고 기억이 스스로를 수정해 가는 시간을 품은 하나의 존재가 되었다. “진정한 낙원이란 바로 잃어버린 낙원”이기에 꽃으로만 가시로만 존재했을 때보다 그것들이 공존할 때 삶이 더 풍요로워지는 것이 아닐까 한다.게르망트 쪽과 메제글리즈 쪽, 처음에는 서로 만날 수 없다고 생각한 두 개의 산책로가 꽃과 가시처럼 오랜 시간을 돌고 돌아 마침내 하나로 이어졌다. 어쩌면 우리가 되찾는 것은 잃어버린 시간이 아니라, 그 시간 속에 이미 존재하고 있었지만 애써 외면하거나 미처 보지 못했던 가시인지도 모른다. 평생 단 한 권의 책을 남긴 프루스트는 “사실 각각의 독자는 책을 읽을 때마다 바로 자기 자신의 독자이다”라고 하며 이 책을 통해 어떤 이의 지극히 사적인 이야기를 옅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이야기라고 말하고 있다. 나에게 있어 잃어버린 시간과, 처음부터 꽃과 함께 있었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보이는 나의 가시를 감각해 보며 책을 덮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