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듀얼 브레인 - AI 시대의 실용적 생존 가이드
이선 몰릭 지음, 신동숙 옮김 / 상상스퀘어 / 2025년 3월
평점 :
<듀얼 브레인>의 원서는 2024년에 출간되었고, 한국어 번역판은 2025년 3월에 나왔다. 나는 이 책을 2026년 6월에 읽었고, 구매하기 전에 서평을 검색하고 서점에 가서 앞부분을 읽어봤다. AI 발전이 너무 빠르다 보니, 과연 지금 읽어도 도움이 될까 망설여졌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AI 활용 분야에서 가장 가치 있는 독서였다.
서점에 가면 AI 활용법에 대한 책이 넘쳐난다. 몇 개 훑어보면 사진과 이제는 별로 특별하지도 않은 프롬프트 예시가 전부인 책이 꽤 많은데, 유료 버전 GPT를 써 보니 할 일을 설명하고 그에 맞게 프롬프트를 작성하라고 하면 AI가 알아서 기가 막히게 써 준다. 거기에 보충할 내용이 있으면 첨가하거나 수정해 달라고 하면 그만이다. 따라서 그보다 중요한 것은 AI를 사용해 보고 최대한 여러 가지 시도하면서 자신에게 필요한 기능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해당 기능을 개인화하고 고도화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런 측면에서 <듀얼 브레인>은 매우 탁월한 입문서다. 이 책의 저자인 이션 몰릭은 AI의 활용법을 오랫동안 연구하며 얻은 통찰력을 이 책에서 예시와 함께 전개하며 사람이 AI와 협업하며 진화하는 데 필요한 사고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독자가 폭넓게 생각하고 깊이 있는 방식으로 AI를 활용하도록 이끈다.
6월 10일, 이선 몰릭은 자신의 블로그에 앤트로픽(Anthropic)의 최신 AI 모델, 미토스(Mythos)의 일반 사용자 버전인 페이블 5(FABlE 5)를 다각도로 실험해본 결과, "현존하는 그 어떤 모델보다도 뛰어나며 모호한 프롬프트와 '더 개선해 봐(Make it better)' 정도의 격려만으로 매우 훌륭한 결과물을 뽑아냈고, 훨씬 복잡한 작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말만 하면 이루어지는 도구'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즐거운 한편 걱정스러웠다"고 털어놨다. 페이블 5는 현재 안전성 이슈로 출시가 중단된 상태지만, '딸깍' 하면 모든 게 이루어지는 세상이 그리 멀지 않은 듯하다. 좋든, 싫든 우리는 그가 <듀얼 브레인> 말미에 예측한 3, 4번째 시나리오 단계로 들어서고 있다. 단순한 AI 활용법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생각하고, 그 전에는 할 수 없는 일들을 모색하고 시도하며 AI와 협업하고 관계 맺는 법을 익혀야 하는 이유다.
사실 <듀얼 브레인>은 AI가 내게 추천해 준 책이다. 몇 가지 추천 목록 중에서 단 한 권 읽어야 한다면 이 책을 읽을 것을 권했다. 이 책과 함께 AI가 추천해 준 책을 몇 권 더 샀는데, AI와 대화하며 몇 가지 시도를 해 보지 않았다면 있는 줄도 몰랐을 책들이다. 새로운 가능성. 이선 몰릭의 말처럼 AI는 인류에게 커다란 위협이면서 '인류의 모든 지식을 축적한 보고'이기도 하다. 이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올해 초, 강의를 들으면서 AI로 영상을 만들어 볼 때만 해도 솔직히 막막한 기분이 더 컸다. 굉장한 게 나타났고 검색하면 관련 정보들이 범람하는데 도대체 뭘 배우고 뭘 해야 할지 갈피를 잡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 지점에서 기준점을 잡아 줄 수 있는 책이 바로 <듀얼 브레인>이다. 누군가는 철 지난 책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AI 시대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이 이 안에 있다. 알고 보면 특별한 것이 아닌데도 상황과 미처 연결 짓지 못하는 것들. 깨달음과 통찰력은 잘 쓴 책의 흐름을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갈 때 비로소 얻을 수 있다. 그것이 AI에게 '주요 내용을 요약해줘'라고 말하는 대신 시간을 들여 책을 읽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