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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4킬로미터의 행복 - 바쁜 마음도 쉬어 가는 라오스 여행기
김향미.양학용 지음 / 좋은생각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라오스 여행기 - 시속4킬로미터의 행복 김향미.양학용/ 좋은 생각
싸바이디? ( 안녕하세요?)
행복한 잉꼬 부부 여행기다.
다들 그렇게 꿈꾸며 산다. 은퇴 후에 부부가 손잡고 세계 각지를 돌면서 여행을 하는 것.
바램이자 목표이다.
그런데 47개국을 여행 했다는 이 부부는 앞서 세상을 살아가는 것 같다. 마치 가불한 것 처럼.
가진 것 버리고, 떠 날수 있는 용기도, 같은 목표를 가진 동질성도 모두 부러움의 대상이지 싶다.
그들이 찾아간 나라. 라오스 여행기를 들여다 본다.
라오스!
동서남북도 잘 모르는 것이 여자들이고, 세계사나 지리 교과서도 본지 수 십년이 지난 지금,
더더욱 총명함도 사라진지 오래인 아줌마로서는 라오스가 어디에 있는 나라인지,
도시이름인지, 아프리카에 있는가? 아니면 생소한 중동이나, 네팔 옆에 있나 싶은 정도의 나라이다.
라오스!
30년간의 내전, 공산통일로 남은 것은 가난인 나라.
75%가 산악지대이고, 농사지을 땅이 3%에 지나지 않는 나라.
베트남과, 태국에 접해 있는 나라.
찾아본 라오스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다.
저지대에 사는 인구 68% 타이계 사람인 라오룸 민족,
라오룸족에 쫓겨 산지로 올라가 구릉지대에 사는 라오퉁 민족(선사시대부터 살아온 원주민, 말레이족의 선조),
고산지대에 사는 라오승 민족(중국에서 넘어와 사는 화전민)이 산다고 한다.
파눔이라는 왕이 크메르제국으로부터 독립하여 국가를 건설,
불교를 국가의 종교로 결정, 불교이론을 정리하여 라오스불교의 정체성을 확립했단다.
옛날에 라오스 왕국(란상 왕국)이 친 베트남, 친 태국계로 나누어 권력 싸움을 하다가 영토를 베트남과 태국에 빼앗기고,
이를 회복하려고 태국을 공격하다가 실패, 결국 왕이 죽고 베트남과 태국이 영토를 나누어 가져가 나라가 없어진 후,
1893년 메콩강을 따라 중국 진출하려는 프랑스가 베트남을 식민지로 만든 후에
태국을 식민지로 만들겠다고 협박하면서 태국과의 밀약으로 만든 나라가 라오스다.
일본이 2차 세계대전 당시 미얀마를 침략하기 위해 프랑스에게 통로를 내주면 안 잡아 먹는다고 하다가, 실제로는 지배하자,
프랑스가 라오스 국민들에게 민족운동을 부추겼고, 이에 일본은 프랑스 인들을 잡아넣고, 라오스의 왕에게 프랑스로부터의 독립선언을 강요한다.
일본이 패망하자 민족주의의 독립파(라오이싸라)와 프랑스파가 대립한다.
베트남 민주공화국은 독립파를 지지하고, 프랑스파와, 이후 형제간에 이념전쟁으로 혼란을 거듭, 30년간 전쟁을 했었다.
1975년 라오스 인민민주공화국이라는 공산통치가 시작되자 지도층, 기술자들이 라오스를 탈출하여 라오스 경제를 이끌어 갈 사람들이
없어져 나라는 가난을 등에 업고 살 수밖에 없는 역사를 가지고 있는 나라이다.
이런 역사적인 배경을 이해하지 못하면 라오스의 가난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리라.
마치 우리 나라의 가난처럼.
도시인구 4명 중 1명, 농촌 인구 절반이 절대빈곤층이고, 라오스 아동 반 이상이 영양실조.
그러나 이런 가난한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사회주의 사상은 벗어나기 힘든 상황이란다.
그래서 가난이 당분간은 지속될 것 같은 나라이다.
그래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여유를 지속되게 만들고, 세계의 여행자들이 꼭 여행하고픈 나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라오스 국민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동남아 나라들이 그러하듯 더운 나라이다 보니 모든 것이 느리다.
물건하나를 옮기는 것만 봐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두 손으로 번쩍 들고 금방 옮겨 버릴 것인데, 그들은 물건 옮길 수레를 아주 천천히
어슬렁거리며 걸어가서는, 유람하듯 천천히 끌고 와서 물건을 수레에 올리고 천천히 가는, 우리나라의 빨리 빨리하고는 하늘과 땅 차이다.
우리의 빨리 빨리가 오늘날의 경제성장의 주역이고, 그들의 느림이 경제 성장의 걸림돌이라고 평가 하고 싶지는 않지만, 분명 효율적이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느림을 선택하는 것은 작가말대로 느릿느릿 행복을 수놓고자 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느림의 문화가 우리에게 다가온 것 만 봐도 세상은 역동적으로 돌아가는 것만은 아니다 싶다.
[길 위에서의 시간이 길어지면 여행은 또 하나의 삶이 되는 법. 여행은 설렘과 기쁨, 그리움 감정들만 있는 것은 아니고, 때론 지루하고,
외롭고, 쓸쓸하다. 여행이 또 하나의 삶이고, 삶이 사실은 여행이다]
라는 작가의 말은 도를 득한 고승의 입에서 나올 법한 인생의 정의이다 싶다.
[세상을 보는 속도가 4킬로 미터면 볼 것이 많다. 여행자의 속도가 달라지면 볼 수 있는 풍경도 달라진다.] 고 작가는 말한다.
걸으면서 보는 풍경과 느끼는 감흥은 분명 다를 것이다. 그래서 우리나라도 올레길, 둘레길,이 유행처럼 번지고,
여행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고 하지 않나.
차타고 둘러보는 1박 2일과 걸어서 둘러보는 1박2일은 다를 것이다.
[여행처럼 흘러가며 사는 것도 좋을 것이다. 속도도 시간도 비켜 설수 있다면, 아무리 복잡한 세상이어도 여행자의 눈으로 보면 그래도
살만 할 테니까]고 작가는 적었다.
결국 여행자는 여행자일 뿐이다. 크게 보면 머물러 있는 그들도 여행자이고, 잠시 왔다 가는 움직이는 자도 여행자 일 뿐이다.
낯선 타국이 오히려 고향처럼 느껴 질 때. 잊고 있던 인간적인 동정을 얻고 싶을 때면 머무는 자가 될 것이고, 머무는 것이 외로울 때는
떠나는 자가 될 것이다. 그것이 여행이 주는 참뜻이 아닐까 동참해 본다.
두 손 모아 비는 스님들의 모습, 카메라를 처다 보는 아이들의 눈, 물건을 파는 아낙네의 눈, 흐르는 메콩 강에 두둥실 떠있는 석양.
먼지 나는 황토길.
라오스 여행기
여행기라기보다는 그들의 삶을 알리고 싶은 선교 활동을 하고 온 보고서 같다는 생각이 든다.
왜일까 곰곰이 생각해본다. 유럽여행기를 읽었다면 과연 이런 생각을 할까 하는 의문도 든다.
어쩌면 그래도 아직은 정으로 사는 아시아인이라는 동질적인 본성에서 나오는 감정은 아닌지.
한권의 여행기. 부부의 여행 이야기가 부러울 뿐이다.
컵 짜이!(감사합니다.)
해당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