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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그림을 만날 때 - 인생의 길목에서 만나는 아름다운 명화 이야기
안경숙 지음 / 북웨이 / 2013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당신의 그림은 무엇입니까?
라는 신선한 질문을 받아들고 잠깐의 시간을 들여 생각하는 일이란 즐겁고 설레는 일이었다.
나의 그림- 불현듯 스쳐지나는 뭉크의 절규 이외에 속속들이 펼쳐지는 색의 향연.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의 짙고 깊은 푸르름부터 팝아트 작가들의 선명한 화려함과 폴락의 흩뿌림.
과연 나의 그림은 무엇일까- 하다가 어릴 때부터 자주 마주했던 르느와르의 그림으로 고르고 말았다.
혼자 새초롬히 앉아있는 소녀의 모습, 앵두같은 입술이 떠올랐을까? 피아노 앞의 두 자매가 떠올랐던 것일까...
아는 작품, 잘 모르는 작품, 생전 첨 보는 작품까지 모두 여든 편의 작품을 소개하는데
작품과 함께 더불어 작가 소개도 하고 그 시절 상황과 에피소드를 담으면서 엮은이의 시각에서 보고 느낀 바를 함께하였다.
삶에 쉼표 찍기/ 그대, 그리나 나/ 화폭에 피어난 자연/ 그림에 스며드는 음악/ 산다는 건-
이렇게나 따뜻하고 아름다운 소 분류로 나누어 두어서 그 챕터 안의 그림에 대해 어느정도 공감대를 형성해두었다.
그림과 함께 철학과 문학, 신학과 전설을 넘나드는 이야기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책 속으로 빠져든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그림을 보는 방법을 터득하는게 되는 것도 즐겁다.
물론 그림을 보고 느낌에 있어 반드시 사전 지식이 있어야 하는것은 아니지만 '아는만큼 보인다' 라고 했던가-
조금씩 더 알게되는 부분들이 화폭에서 새로이 발견될 때 재미와 뿌듯함이 배가될것임을 확신한다. ;)
개인적으로 <음악가의 초상> 편인 -그림에 스며든 음악- 이 흥미로웠고
유명하지 않은 작가와 작품을 골라서 소개해주신 덕분에 새로운 작가들과 렘피카나 발라동같은 여류작가도 알게 되었다.
일전에 다녀온 '프라하, 추억과 낭만展'에서도 여류작가는 단 둘 뿐이었기에 그 의미가 얼마나 큰지..!
케테 콜비츠의 죽음에 대한 강렬한 묘사가 가슴을 때리고 지나가고 앙리 쥘 장 조프루아의 실제보다 더 귀여운 아이들의 표정에 빠져들다가 파도를 타듯 이야기를 타고 넘어가다보면 술의 신 바쿠스의 얼굴이 사랑스럽게 보일 즘에 책이 끝나버리고 만다. OTL...으.. 어찌나 아쉬운지!
부디 안경숙님의 소개로 또 다른 미술세계를 계속 만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
좋은 책! 좋은 그림! 좋은 음악이 담겨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