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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문 1 - 고향편 ㅣ 청춘의 문 1
이츠키 히로유키 지음, 박현미 옮김 / 지식여행 / 2012년 1월
평점 :
품절
이츠키 히로유키.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상> 수상작이라는 이 책은 일본 출판 사상 최고인 초판 100만 부 발행을 기록하였고 총 발행부수가 2,200만 부를 돌파하였다고 하니 출판업계의 문외한인 내가 짐작하기로도 엄청난 숫자가 아닐 수 없다.
거기다 그리 넓지 못한 일본문학작가에 대한 나의 알음은 '이츠키 히로유키'라는 이름조차 생소해서 그가 어떤 사람인지부터가 궁금했다.
1932년 후쿠오카현에서 태어나 부모님과 한반도로 넘어와 서울에서 초등학교 시절을 보내고,
중학교 1학년 때 평양에서 패전을 맞이해 1년간의 난민생활을 했으며,
38선을 넘어 남한으로 탈출, 후쿠오카로 귀환했다.
52년에 와세다 대학에 입학했으나 학비를 내지 못해 중퇴를 했고
이후 여러가지 직업을 거쳐 67년 나오키상을 받으며 데뷔,
78년부터는 2009년까지 무려 32년간 <나오키상> 선정위원으로 활동하고
배움을 지속하고 끊임없는 창작열을 불태우는 사람. 이 바로 이츠키 히로유키.
읽다보면 짧게 줄인 이력인데에도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하게 하는 삶이다.
작가의 삶이 문학의 깊이를 예상하게 했고 주저없이 빠져든 [청춘의 문- 고향편]은 그 기대를 몇 배로 채워주었다.
강사람 기질을 타고난 이부키 주조의 아들, 이부키 신스케.
그리고 아름다운 여장부 어머니 다에와 의리와 사랑을 지키는 류고료..
신스케의 성장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책은 1권에서 일찍 아버지를 여읜 신스케가 새어머니 다에와 살아나가는 일상을 그렸다.
부제인 <고향편>에서 나타내듯 갖가지 따뜻한 추억들로 가득 채워져 다음에 전개될 이야기를 단단하게 준비하고 있다.
일본의 시각에서 보았을 조선인들의 삶이나 전쟁에 대한 생각들이 신선하였고 또 전혀 알지 못했던 각 지방의 고유한 특색, 노래, 기질에 대한 설명이 흥미로웠다.
이들을 감싸고 있는 산천초목과 주변 인물들, 역사적인 상황이라던지 사건 사고의 전개가 참으로 유려하고 세세하여 작가의 무궁무진한 세계와 섬세한 표현력에 저절로 감탄했고, 읽으면서 몇 번이나 복잡미묘함을 꼭 집어낸 풀이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꽤 두꺼운 책인데에도 단숨에 읽게하는 흡입력은 그가 어찌하여 그 오랜시간을 문예활동으로 주목받는 작가인지를 증명해준다.
자기 자신에 대해 눈을 뜨기 위해 고향을 떠나는 신스케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그리고 있어
다음에 이어질 그의 여정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