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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망가지지 않은
시라이시 가즈후미 지음, 양윤옥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9년 11월
평점 :
읽는 내내 가슴이 답답해!
그러나 읽기를 관둘 수 없는 그런 소설.
시라이시 가즈후미라는 작가의 책은 처음 읽었다. 사실 실로 오랜만에 제대로된 일본 소설을 읽는 느낌이었다.
이 작가는 엘리트 코스를 밟은 (와세다대 정치학부 출신이고 그의 아버지도 그의 쌍둥이 남동생도 엘리트대학을 나온 작가) 작가로 다작을 함이 분명했다. 소설 속에 수많은 작품이 열거되고 내용이 응축되어 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나오토 역시 출판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며 엄청난 기억력과 암기력을 가진 소유자.
버려진 삶을 살듯 무기력하고, 애인에게는 나쁜 행동을 일 삼고 어느 하나 집착하는 것도 없이
삶을 무력하게 언제든 모든 걸 버릴 수 있는 사람처럼 살아간다.
죽는 것도 선택은 아니라서 죽으려 하지 않고 하지만 왜 사는 지 이유도 알 수 없이 살아간다.
그런 그와 세 여자.
그의 애인인 에리코, 그의 내연녀인 도모미, 그의 성파트너인 오니시부인.
에리코는 독특한 그를 보살피고 함께 하고 싶어하는 여자며 엘리트에 미인에 프리 스타일리스트.
도모미는 미혼모로 연상의 술집 마담, 그는 그녀의 아들에게 부성애를 느낀다.
오니시부인은 부잣집 마님이지만 언제나 나이 많은 남편으로 인해 성적불만이 있는 여자로 나오토는 그녀와의 비정상적인 성관계 후 돈을 받아 어머니의 치료비를 대고 있다.
연봉도 높고, 직업도 튼튼하고 근사한 여자친구도 있지만 왠지 나오토의 삶은 언제라도 꺼져버릴 듯하다.
자신을 버린 어머니, 배다른 여동생. 그를 둘러싼 모든 것은 부정적이다.
인간이 태어난 건 성장하기 위해서이고
인간이 사는 건 죽기 위해서임을 계속적으로 나오토라는 주인공을 통해 느끼게 해 준다.
타쿠야와 호노카라는 나오토와 연을 맺고 있는 두 젊은 이도 등장하는 데
그들 역시 무언가 비틀어져 있다.
어떤 결말일까 끝까지 손을 놓지 않고 봤는데
결말엔 충격적인 사건을 넣고 그 사건을 담담히 보는 시선으로 끝이 났다.
어떻게 살아가는 지, 여전히 ing로 남은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