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88만원 세대 - 절망의 시대에 쓰는 희망의 경제학 ㅣ 우석훈 한국경제대안 1
우석훈.박권일 지음 / 레디앙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책 표지에 ‘20대여 토플책을 덮고 바리케이트를 치고 짱돌을 들어라’라는 조금은 과격한 선동적 문구를 달고 있는 이 책, 88만원의 세대를 읽고 난 뒤 무거운 돌덩이 하나가 마음에 들어앉았다.
20대의 무능함으로 치부해오던 구직의 어려움에 대해 저자는 개개인의 능력보다는 사회구조적인 문제가 더 큰 요인이며 현재 주류세력을 이루고 있는 기성세대의 양보 없이는 제대로 된 해결책을 얻기 힘들다고 일갈하고 있다.
그러니 젊은이들이여, 기성세대들과의 소통하기 위해 노력해 보되 만약 그것이 어렵다면 짱돌을 들라고 이야기한다.
작금의 문제 상황은 상당부분 기성세대들로부터 기인하므로.
생각해보면 의식하지 못하던 사이에 발생된 문제가 지금은 어떻게 손쓰기도 어렵게 커져버린 감이 있다. 내 자신이 나름 직장을 안정된 직장을 가진 상태이고 나의 자식들은 취업전선에 뛰어들기에는 한참 어리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 상대적으로 둔감했던 것이 사실이다. 저자는 나름대로 대안((p264-p269)을 제시하고는 있지만 그 역시 받아들여질지 의문이며(기성세대의 양보가 있어야 하므로)그 효과 또 한 미미하리라는 생각이다.(다만 상생의 삶에 대하여 생각해 보자는 단초는 제공할 수 있겠다.)
더불어 사는 삶의 중요성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책.
G.E
지금의 10대가 20대가 되는 시대, 그 시대 역시 지금과 같은 승자 독식의 사회이자 무방비 상태로 세대 간 경쟁에 내몰릴 것인지 아니면 전혀 다른 양상의 경제시스템이 나올 것이지는 기다려보면 알 수 있다. 내 생각에는 두가지 가능성이 반반이다. 상대적으로 내수가 위축되는 현 상황에서 10대를 노리고 있는 ‘마케팅 세력’이 워낙 막강하기 때문이다.
마케팅 세력이 아닌 어른들은 10대가 독서하고 자신의 삶을 계획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기 위해 예산과 제도를 비롯한 많은 지원을 해주겠지만 마케팅 세력은 10대의 용돈이라는 1318시장에서 그야말로 건곤일척의 전쟁을 벌이는 중이다. 여기에 한국의 미래가 걸려있다. 이것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 수 있는 지표는 간단하다. 10대들이 상대적으로 책을 사는데 더 많은 용돈과 에너지를 지출할지 아니면, 1318마케팅 세력이 지시하는 화장품과 소비재를 사는데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는지에 따라서 나라의 운명이 바뀌는 셈이다.
경제가 어떠한 상황이면 가장 좋을까? 여기에 대해서 경제학자들은 정답을 가지고 있지 않다. 원래 현대 경제학은 그 스스로 이상형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질문이 제시되면 그 질문에 해결하는 정답을 찾아가는 학문으로 정의되어 있다.
아마도 지금의 20대에게 개인적으로 어려운 일은 전 세대보다 더 많이 발생하게 될 것인데 이는 경제적 삶의 안정성이 사라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천유로 세대라는 소설이 유럽에서 굉장한 화제를 불러일으킨 것은 소설로서의 재미 혹은 문학성 때문이 아니라, 그 ‘독한 진실성’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