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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 오래 전 우리가 사랑했을 때
앤 타일러 지음, 공경희 옮김 / 창해 / 2002년 5월
평점 :
절판
앤 타일러가 그린 인생은 평범하면서도 평범하지 않다.
인생은 매 순간 선택을 요구하고 우리는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나름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되는 카드를 고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보면 그때 만약 내가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지금의 내 인생을 어떻게 달라져있을까? 생각하게 되고 현실이 만족스럽지 않을수록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의 선택은 더욱더 큰 아쉬움으로 남게 된다.
내가 결혼을 하지 않았다면.....
물론 불행할 수도 있겠지만 이미 결혼을 한 입장의 사람으로서는 결혼을 하지 않은 사람이 누릴 수 있는 갖가지 여유가 더 크게 보인다는 이야기다.
앤 타일러가 내세운 주인공 레베카는 결혼을 약속한 남친 윌이 있었음에도 어느 날 그녀의 인생에 뛰어든 조에게 (그것도 아이가 셋이나 딸린 이혼남인!) 끌려 결혼한다. 모두들 말렸음에도 불구하고....(나이가 드는 만큼 세상의 지혜를 얻어서일까? 어른들이 만류한는데는 그들 또한 세상을 살아가면서 얻는 혜안이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어떡하겠는가! 사랑은 막을수록 강해지는 법인걸....)
결국 6년만에 교통사고로 죽은 남편이 남긴 것은 4명의 자식과 시동생, 그리고 100살이 다 된 숙부이다. 그때부터 그녀는 그녀 인생의 대부분을 이들을 부양하기 위해 바치게 된다.
20대. 그녀의 선택은, 장래가 기대되는 역사학도를 파티장을 대여하며 살림을 꾸려나가는, 많은 가족들과 부대껴가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고단한 여성으로 만들어 버렸다.
그녀는 윌을 찾는다. 결국 윌과 만나게 된 레베카.
사실 난 그녀가 윌과 만나 새로운 인생의 행복을 찾게 될 줄 알았다.
그러나 그녀는 나의(아마도 또 다른 독자들의)예상과는 달리 그녀의 소소한 일상에서 자신의 행복을 발견한다.
아내, 엄마, 며느리로서의 삶도 얼마든지 의미있고 가치로울 수 있으며 인생을 걸만하다는 이야기인데..... 글쎄, 정말 그럴까?
가족들이 얼마나 그녀의 가치를 인정하는가가 정말 중요할 것 같다. 내가 스스로 그렇다고 생각하는 거 말고, 남들이 그렇다고 인정하는 거. 이 둘은 정말 다른 거니까.
하기사 다를 것도 없겠다. 결과적으로 중요한 것은 그래서 행복한가 아닌가이니 말이다.
책을 읽는 내내 지루했는데.... 막상 책을 덮으니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한다.
오랜만에 생각하게끔 하는 책을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