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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녕가
이영희 지음 / 델피노 / 2024년 8월
평점 :

화녕가
이영희 장편소설
델피노
표지가 눈길을 끌었다.
주인공인지 모를 표지 속 여인에 대한 궁금증으로 책을 열어보았다.
작가는 꽃을 사랑해서
꽃으로 글을 쓰는 글쟁이라 소개되어있다.
그래서일까
표지에도 꽃
목차에도 꽃이 있었다.
단락을 시작하는 단락 표지에 꽃과 꽃말은 이야기를 짐작게 하면서
화녕의 삶이 더 애잔하고 아렸다.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불꽃처럼 살았던 화녕의 이야기
노래에 살고 노래에 죽는 소녀 화녕은
윤심덕을 롤모델 삼고 대한제국 최고의 신파극 가수를 꿈꾼다.
“어느 아비와 딸이 있었지. 아비는 늘 본국에 충성을 바치는 자였고
딸은 여기저기 노래를 팔러 다니는 이었어.
헌데 어느 날 말이지. 그 아비의 본색이 불령선인인 것이 밝혀졌다네.
모진 고신을 받고 충살형이 결정되었다지. 헌데 아비가 총알받이가
되던 그 앞에서 딸은 “천황 폐하 만세!”를 외치며 본국을 찬양하는
노래를 불러 바쳤다 해.”
P81~82
이런 화녕을 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살거라, 어찌해서든 살아남거라. 니가 아비의 뒤를 따른다면 아비의 수고는
물거품이 될 것이다. 하지만 니가 살아남는다면 아비의 수고는 내 조국의
광명을 위한 마중물이 될 것임을 기억해라.
또는 너는 채단을 책임져야 할 유일한 사람임도 기억하거라.
그리고 명심하거라, 너의 재주는 바로 이때를 위함이다.
P.87
화녕이 아버지의 죽임 앞에서 노래를 부를 수 밖에 없었던 이유다.
가슴이 먹먹하고 눈물이 났다.
이후에도 아버지를 죽인 원수를 위해 노래를 불러야 하는 비참한 신세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녕은 노래에 대한 열망을 멈출 수가 없었다.
화녕의 아버지를 죽임에 이르게 한 헌병대장 스바로
그의 외아들 킨타로(현성), 진주부의 제일가는 부자 남초시 집의 손자 인서
인서의 동생 인예
화녕이 아버지의 죽임 앞에 노래를 부를 수밖에 없었던 이유
스바로가 화녕의 노래에 집착하는 이유
일본인이지만 조선인으로 불리고 싶은 현성이 화녕을 돕는 이유
부모의 비밀을 알 게 된 인서
서씨에게 가스라이팅 당해 인서만 바라보는 인예
각자의 가슴 아픈 사연들 그리고 이들의 내적 갈등과 열망에
화녕의 노래는 자신의 삶 뿐 아니라 이들의 삶도 대변하는 것 같았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해요. 시간은 흐를 테고 그럼 지금 우리의 시간은
역사로 변해 쌓여가겠죠. 그럼 훗날의 사람들도 나를 손가락질할 거예요.
헌데도 노래를 향한 내 열망은 꺼질 줄을 모르니 왜 우리 아버지는
내 이름을 불꽃이라고 지었을까요?”
“내 이름 화녕. 다들 ‘꽃 화’자로 알고 있는데 사실은 ‘불 화’이거든요.”
P.131
불꽃처럼 살다 불꽃처럼 사라진 여인
그 시대 그녀가 불렀던 노래들은 귓가에 들리듯 선명했으며,
그 노랫소리가 애달프고 구슬프게 느껴졌다.
우리의 아픈 역사 속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가슴 속 먹먹함을 느낀다.
여운이 오래 남는 ‘화녕가’
그녀가 부른 노래는 그녀 자신을 위로하고 버티고 살아가는 힘이 되었듯
과거나 지금이나 노래는 우리에게 위안을 주고 위로해 준다.
책을 읽으며 찾아보고 들었던 노래...
그 시절의 노래가 나에게 스며들며 마음이 아려왔다.
지금까지도 이어져온 한국 현대 가요사
화녕의 삶과 그의 노래는 그 시대를 넘어 현대에도 큰 울림을 준다.
이 책은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았습니다.
소중한 책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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