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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더 - 갑자기 다른 사람이 되어버린 사람들의 뇌
마수드 후사인 지음, 이한음 옮김 / 까치 / 2025년 6월
평점 :
우리를 우리답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뇌과학이 발달하며 우리에게 정체성을 부여하는 것은 ‘뇌’라는 생각은 이제는 상식으로 퍼졌다. 뇌 각 부위의 고유한 인지기능과 이들의 상호작용으로 우리가 인간다워지고 다른 사람과 개인이 된다는 사실도 잘 알려져 있다.
신경과 의사이자 신경과학자인 저자는 자신이 만난 환자들을 살피며 뇌가 어떻게 작동하며 정체성을 구성하는지를 살핀다. 신경계 질환으로 과거의 자아를 버리고 익숙치 않은 새로운 자아를 (아마도 타의로) 얻게 된 일곱 명의 신경다양인의 이야기다. 단어를 기억해 내지 못하고, 전과 전혀 다른 돌발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 환각을 보는 사람의 뇌 어느 부분에 문제가 생겼는지, 그 부분을 약물로 치료할 수 있는지(또는 그렇지 못한지) 생생한 에피소드를 그린다. 저자 자신도 파키스탄 이민자로 이방인이었다고 한다. 그는 자아 정체성을 글로 녹여내며 자신을 잃어가는 사람들을 따스한 마음으로 살핀다.
(신경다양인의 사례를 여럿 들어 이들을 분석한다는 점에서) 올리버 색스의 글을 떠올리게 하지만, 이 책에서는 신경다양성의 뇌 해부학적인 원인을 파헤치고 그것을 약리학적으로 해결하는 과정에 중심을 두고 있어 그저 일화를 소개하거나 뇌의 미스터리에 경외감을 느끼는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 과정에서 뇌가 사회적으로 구성된다는 점에 주목한다는 점은 무엇보다 독특했다. 마음들이 사회를 구성하고 그 사회의 일부에 문제가 생기면 개인에게도 영향을 미쳐 개인의 정체성이 달라진다는 상호성을 강조한 점이 무척 좋았다. 인간도 사회의 일부로 사회의 영향을 받아 변화하는 것처럼, 뇌와 마음을 하나의 역동적이고 상호적인 사회로 바라본다는 독특한 시각은 신경다양인을 바라보는 또다른 관점을 주었다.
단어를 잃은 남편을 걱정하는 환자 아내의 에피소드가 떠오른다. 아내는 “내가 결혼한 남자가 사라졌어요”라고 한탄하지만, 자기 어깨를 감싸안으며 다정하게 차를 권하는 남편을 보고는 “지금도 내 남편이네요”라고 수긍한다. 뇌의 변화로 자아의 일부는 달라졌을지 모르지만, 그의 나머지는 그대로의 자아다. 뇌가 사회적으로 구성되듯, 신경다양인도 사회의 한 부분이다. 이들을 인정하고 보듬어 안을 때 그 사회도 달라진다.

좋은 책을 전해주신 까치글방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