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 스파이 - 나치의 원자폭탄 개발을 필사적으로 막은 과학자와 스파이들
샘 킨 지음, 이충호 옮김 / 해나무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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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책이다! 두께도, 무게도 압도적이었지만, 2차대전을 중심으로 원자폭탄을 둘러싼 세기의 음모를 펼치는 이야기가 압권이다. 게다가 그 이야기의 핵심이 물리학이라니!

술술 넘어가는 문체가 빌 브라이슨 못지 않게 재미있는데, 그러면서도 '과학 서적'이라는 중심점을 놓치지 않기 위해 지극히 사실적이다. 전쟁 발발 직전 1939년부터 1945년까지 원자폭탄 개발과 이를 저지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마치 당시 스파이를 다룬 첩보영화처럼, 등장인물과 그들을 둘러싼 과학 이야기를 빠른 속도로 교차편집한다.

저자의 이력을 살펴보니 이미 유전학, 화학, 뇌과학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 , 필력이 대단한 작가다. 이런 작가가 현대 역사의 핵심인 전쟁과 물리학의 핵심인 원자폭탄을 함께 엮은 이야기를 써내려갔으니, 흥미를 불러일으키지 않을 수 없다. 저자가 물리학 중에서도 원자폭탄 개발 이야기를 다룬 것은 당연하다. 수많은 음모와 비화 중에서도 과학자와 대통령, 수많은 유명인들이 비밀스럽게 얽히는 이야기는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매력적이지 않은가. 알소스 부대를 중심으로 용감하고 모험을 즐기는 리더, 신중한 과학자, 결단력 있는 대통령 등 극단의 상황에 처한 인물들의 속내를 소설처럼 드러내면서도, 과학적인 설명을 잃지 않고, 그림을 곁들여 상세히 설명해 나간다.

결국 과학에 일생을 바친 사람들은 각자 쓸쓸한 인생의 말로를 맞이하고, 원자폭탄 개발은 인류의 재앙을 만들었다. 그들은 '원자를 쪼갬으로써 그들은 세상을 분열시켰다'. 자신이 옳은 일을 한다고 여긴 사람들, 자신의 선한 의지를 밀고 나간 사람들이 역사의 소용돌이에서 어떻게 살아남고, 자신을 발견하고, 역사를 뒤바꿔놓을 수 있는지를 가장 극단적인 상황에서 밀고 나간 이 책은 엄청난 역사책인 동시에 흥미로운 과학책, 어쩌면 그 둘 다를 통쾌하게 이루어 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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