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려는 관성 - 딱 그만큼의 긍정과 그만큼의 용기면 충분한 것
김지영 지음 / 필름(Feelm)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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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행복해지려는 관성>, 필름

“불행한 일이 많았던 날엔 좋아하는 일을 해 행복의 영점을 맞춘다.”

아주 단순하고 사소한, 그렇지만 확실한 방법. 이 문장을 입속으로 다시 한번 읽어본다. 플러스 마이너스로 분주히 왔다 갔다 하던 내 마음의 저울이 딱, 상쾌하게 영점을 가리킨다. 나에게 필요한, 딱 그만큼의 행복.

동아일보에 연재되었던 칼럼을 모은 이 책은 표지의 파란 색감과 갓 내린 진한 커피 한 잔처럼, 내 손 안에 오롯이 감싸 쥘 수 있는 ‘딱 그만큼의 행복’을 이야기한다. 노후를 준비하고, 부동산이나 이직이나 성적 이야기를 하고, 종종거리며 다른 사람에 뒤처지지 않게 바쁘게 살아가는 동안에도 문득 한숨, 심호흡하면 내게 필요한 건 ‘딱 그만큼의 긍정과 그만큼의 용기’면 되었다는 사실이 눈에 들어온다. ‘행복해지려는 관성’이 이끄는 대로, 행복을 ‘발견’하고 내 행복을 ‘정의’하고, 그리고 그 행복을 ‘유지’하는 일들은 어쩌면 그토록 사소하고 쉬운가. 그런데도 행복은 어쩌면 그렇게 쉽게 손가락 사이로 사라져 버릴까.

저자가 말하는 ‘행복’도 크게 다르지 않다. 멍때리기, 일기 쓰기, 혼자 달리고 술을 마시고 때로는 친구와 함께 수다 떠는 일상, 일상을 특별하게 만드는 작은 이벤트, 요리를 준비하고 함께 먹는 따스한 순간, 출근 전 딱 한 시간 나를 위한 모닝커피 타임. ‘뭐 이런 걸로 거창하게 행복에 대한 글을 쓸까’ 싶다가도, 책 중간에 마련된 ‘나를 위한 행복’을 생각해 보는 공란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보면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은 손에 잡히지 않는 수억짜리 로또나 수십억짜리 부동산, 언제 실행 가능할지 모르는 퇴사가 아니라 그런 ‘작고 작은 행복들’이었다는 사실이 새삼스럽다.

‘소확행’은 부질없다고 말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더 열심히 살고 더 많이 벌어 빨리 은퇴하는 것이 성공이라고 말한다. 나는 잠시 이 사회의 소음에서 벗어나, 흔들리는 내 마음의 저울추를 가만히 들여다본다. 그래도, 어쨌든 지금의 나를 살아가게 하는 것은 바로 그 ‘소확행’, 내 작은 행복 덕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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