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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에겐 분명 문제가 있다
멜 레빈 지음, 김미화 옮김 / 소소 / 2003년 11월
평점 :
절판
흔히 ‘문제’ 또는 ‘문제아’라고 하면 주위로부터 상처를 받고 있는 낙인이론의 대상들을 떠올릴 것이다. 그러한 거부감 느끼는 두 글자 ‘문제’라는 낱말 앞에 차마 나란히 갖다 붙이기 싫은 ‘내 아이’가 있다. 그래서 더욱 ‘문제’가 무인가 깊이 생각해보게 한다.
이 책은 자녀를 키우다 보면 흔히 겪을 수 있고, 한 번쯤 고민해 봤을 만한 사례들로 구성되어 있
다. 운동신경이 둔한 아이, 기억력이 떨어지는 아이, 잠시도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는 아이 등 차
례만 보아도 ‘내 아이는 어디에 해당하지?’,‘그럼 어떻게 해야하지?’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게
한다.
저자는 노력에 비해 나타나지 않는 결과, ‘아웃풋’에 대해 강조하며 아웃풋의 개념에 대해 새롭게
정립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 자체가 즐거운 놀이이면서 동시에 정신노동, 전략적 계획, 만족
감 유예, 조직능력, 자기절제 등 주요한 요소들을 예로 들며 자신의 강점을 활용할 수 있도록 안
내하고, 흔히 오락적 취미활동과 지적 탐구활동을 한 묶음으로 생각하는 데 ‘특기’와 ‘전문성’ 두
가지를 모두 키워줘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지금 당장 보다는 먼 훗날의 인생에 도움이 되는 평
가방법, 글쓰기에서 최종 결과물에 대한 분명한 상과 개요의 필요성 ,아이의 두뇌회로 구조와 연
관된 스포츠나 악기의 선택이론을 제시한다.
또한 학교는 아이들에게 학습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하고, 부모는 자식들에게 작업하는 방법을
가르칠 책임이 있다고 말한다. 아이들은 학교만 머리를 써야 하는 곳으로 생각하고 (특별히 원치
않더라도) 집은 놀이터의 연장선으로 생각하기 쉬우며, 그와 같은 진공 상태에서는 ‘교육적인 긍
정적이고 귀중한 경험’이 아니라 참아내야 하는 뭔가로 전락한다는 것이다. 아이를 '전문가의 손
에만 맡겨 키우는' 요즘의 부모들이 한 번 깊이 생각해 볼 말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이론보다는 구체적인 방법론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저자 멜 레
빈은 학습의 개인차에 대한 이해를 돕기위한 비영리단체 ‘다양한 정신의 아이들’ 설립‧공동의장
인 만큼 책의 구절 구절마다 아이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묻어난다. 그래서 더더욱 책을 손에서
내려놓을 수가 없다. 사례별로 가볍게 훑어보기엔 깊이가 있다. 우선 관심 있는 부분부터 골라
읽으며 마무리단계에서 전체적으로 한 번 쭉 읽어주면 더더욱 깊은 맛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