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많아 꽃댕이 돌이 많아 돌테미 높은 학년 동화 17
김하늬 지음, 김유대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꽃댕이 마을의 아이들처럼 산고개, 바위, 마을이름 등 그것에 얽힌 이야기를 알면 소중한 관계를 맺게 된다. 그런 의미있는 숙제를 내준 선생님과 마을 곳곳에 담긴 이야기를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는 할머니가 눈길을 끈다. 방학이 훌쩍 지나도록 조사하고 해결하느라 바쁘게 몰려다니는 아이들을 보며 이렇게 자라야 하는데, 하는 생각도 피할 수 없다. 
  꽃댕이 마을을 둘러싼 대립을 보며 얼마 전 고향에서 원자력발전소 문제로 말도 많도 탈도 많았던 일이 떠오른다. 댐이나 스키장, 골프장, 원자력발전소 등 개발과 보존을 둘러싼 논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메스컴에서 보여지는 정치세력과 환경보호단체나 시민들의 의견 대립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한 마을, 그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분열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개발이든 환경 보존이든 결론이 나고 일은 진행되겠지만, 공동체 안에서 서로에게 낸 상처는 쉽게 가시지 않고 남는다. 심지어 가족이나 친척들 간에도 등을 돌리는 경우도 보았다. 
  꽃댕이 마을의 어른들도 돌테미산이 관공서인 시의 땅이 아니라 마을의 땅임을 알고 스스로 번잡함을 피하는 회사측의 태도로 사그라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사람들간의 분열도 마을에 얽힌 전설에 의미를 두고 완전히 정리 되었을까? 황원원 할머니의 말씀처럼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았으면 좋겠다. 웃마을 아랫마을 아이들은 어른들 틈에 끼어서, 어른들의 생각을 닮고 서로 편을 나누어 싸우다가 황원원 할머니의 죽음으로 인해 다시 화해하게 된다. 한바탕 큰 싸움을 벌이고 분열된 공동체, 특히 어른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을 수있는 것은 무엇일까-. 
  문득 ‘알게 되면 함부로 하지 않는다’는 이태수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길이름 산이름 마을이름 등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것에 얽힌 이야기들을 아이들과 하나하나 알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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