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가 뭐예요? - 초등 4학년 국어활동 3 교과서 수록 도서 철학하는 어린이 (상수리 What 시리즈) 3
오스카 브르니피에 지음, 양진희 옮김, 프레데리크 레베나 그림 / 상수리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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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그 만큼 자라서일까 아니면 엄마 말이 맞다는 것을 알아주었을까-. 초등학교에 입학한 작은아이는 맨날 선생님 맘대로만 하고 맨날 엄마 맘대로만 한다고 재미없다고 하더니 요즘은 마냥 웃는 얼굴이다. 큰아이도 올해 들어 학교 끝나고 집에 바로 오는 것부터 시작해서 복습, 게임방 출입금지에 대해 민감하게 싫다는 반응을 보였다. 말로 잘 타이르면, 무엇이 왜 옳은지 왜 중요한 지 자주 이야기 해주면 알아들을 것 같았는데 친구를 중요하게 여기는 시기라 그런지 아이도 나도 무척이나 힘들게 한 학기를 보냈다. 책상 앞부리에 ‘나는 인간이다’라고 연필로 써 있는 문구를 보고도 아픈 마음을 감추며 아이가 스스로 지워주길 기다렸다. 결국 몇 주 지난 후 내 손으로 지우며 어떻게 해야 될지 많은 생각에 잠겼다. 그러나 2학기 개학하고 다행히 지금까지는 잘해주고 있다. 엄마 말에 따라야 할 것 같아서 그런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 자신의 뜻도 있어 고맙다.

그런 일이 있던 터라 제목에서 많이 끌렸고 책이 도착하고 나서는 큰아이 먼저 읽게 해줬다.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해서 그런지 책 속의 그림들이 재미있다고 했다. 다른 책은 앉으면 한 권 뚝딱 읽고 일어나는데 이 책은 그러지 않는다. 표지 날개를 읽다 만 곳에 끼워두며 몇 번을 나눠 틈틈이 읽는다. 내용이 어렵다고 했다. 직접 읽어보니 아이의 심정이 이해간다. 이 책은 한 번 읽고 덮어두기에는 어른한테도 좀 어렵다. 자유의 정확한 말 풀이에 그치지 않고 한 개인으로서의 작은 행동에서 찾아 볼수 있는 자유에서부터 삶과 인류의 자유까지 언급하고 있다. 재치있고 귀여운 그림과 질문이 짝을 지어 몇 개 가 실린 ‘맞아, 그렇지만…’코너가 가장 마음에 든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에 소리내어 읽어주기보다는 질문 하나만으로 아이와 엄마가 만나도 참 좋을 책이다. 그렇게 며칠을 만나다 보면 아이와 엄마의 마음이 많이 자라있을 듯 싶다. 아이는 어른의 마음을 이해하고 어른은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는데 이 책이 큰 몫을 해내리라 믿는다. 그러면서 함께 살아가는데 필요한 배려와 책임도 자유의 일부분임을 알게 될 것이다.

많은 질문들 중에서도 우리 아이들의 마음을 그대로 담아 낸 듯한 문장이 내 마음에 들어와 자리잡는다.

“부모님과 선생님이 시키는 일들이 정당하고 꼭 해야 할 일들인데도, 우리 마음대로 못하게 하기 위해서 그러는 거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나요?”

몸과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가을이 제법 깊숙하게 찾아 들었다. 아이들이랑 생각이 깊어지는 그래서 더욱 행복한 가을을 꾸려볼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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