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악기 박물관 신나는 음악 그림책 4
안드레아 호이어 글 그림, 유혜자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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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내어 단숨에 읽어주는 책이 아님은 분명하다. 글밥이 많기도 하지만 악기를 설명하는 글이라 그림 없이 읽어주는데 무리가 있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쭈욱 읽어주기 보다는 한 장 또는 한 쪽을 읽고 그림을 들여다보며 한 참 동안 이야기를 나누다가 넘기는 재미가 있다.

“여기는 손으로 만져봐도 돼?”

소풍 가서 박물관 입구에 줄지어 있는 아이들을 보며 작은 아이가 물어본다. 박물관에 체험 학습보다는 견학 위주로 다녀왔더니 만져보지 못한 아쉬움이 몰려오나 보다. 높은 음자리표를 그린 액자도 멋지게 걸려있고 동물 뼈로 만든 피리 진열장엔 원주민과 강아지도 살짝 숨어 있다. 플룻은 크기도 다양하지만 재료도 여러 가지다. 코로 플룻을 연주하고 있는 원주민 그림을 보고 똑같은 플룻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피터와 늑대’ 연주곡이 흐르는 장면에선

“목요일에 피터와 늑대 배우는데, 음악감상 시간에.”

큰아이가 관심을 갖고 가까이 다가 앉는다. 할아버지, 고양이, 오리를 나타내는 악기를 바로 아래 걸어 놓은 그림은 악기 이름을 모르는 나에게도 아이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갈대는 왜 여기에 있어?”

아직 거기를 읽기도 전에 그림을 보고 생각이 많은 아이는 물어보기 바쁘다. 그 만큼 그림은 많은 재미를 안겨준다. 리드를 만드는 재료라고 항아리에 한아름 꽂아놓은 갈대는 멋진 박물관에 온 느낌을 더해준다. 코끼리 코가 길게 늘어난 그림은 길이가 긴 튜바를 쉽게 이해할 수있도록 도와주고, 뱀 모양의 세프팡이 있는 곳에는 뱀이 숨어 있다. “애들아, 조심해. 뱀한테 물릴 지도 몰라!” 하고 읽는데 “어디?”하고 아이들은 열심히 찾아 본다. 지팡이 모양의 바이올린을 찾고 좋아라 하는 아이랑 함께 웃는데, 진열장 아래에서 주머니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는 쥐들이 눈에 띈다. 동물원에 온 듯하다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게 리라나 치터등의 악기는 신기하기만 하다. 바이올린, 스피넷, 쳄발로의 내부구조를 나타낸 그림은 악기에 관심없는 아이들에게도 호기심을 끌어낸다. 책보며 직접 유리잔에 물을 넣어 똑같이 문질러보고 귀에 가까이 대고 다시 문질러 보고 하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다. 와- 징이랑 풍경을 보니 반갑다. 주인공이 꾸민 악기 박물관을 구경하며 아이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어 내내 웃음을 머금게 한다. ‘책에 소개된 악기들’ 목록에서 우리나라 악기는 뭐가 나왔나 머리를 맞대고 찾아보니 풍경 뿐이다. 징은 그림에도 있었는데 이상하다. 가야금이나 거문고 이런 것들도 실렸으면 하는 욕심을 부려본다.

책을 다 읽고, 악기 부분은 나부터도 어려워하던 부분이라 처음으로 돌아가 찬찬히 구경했다. 오랜만에 다시 박물관을 찾은 듯 꽤 많은 것들이 새롭게 눈에 들어온다.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는 기린 피아노, 부엉이, 다람쥐, 종을 매단 줄을 잡고 있는 쥐, 나뭇가지에 베베 꼬여 있는 세르팡, 코가 긴 코끼리, 하프를 연주하는 까마귀, 오선에 걸려있는 것들을 울타리에서도 볼 수있다. 떨어지고 있는 나뭇잎에서도 무슨 소리가 들릴 것만 같다. 더더욱 재밌는 것은 들어가기를 기다리고 있는 아이들 옆에 나란히 쥐들도 줄서서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다. 하하-, 여기저기서 보이던 쥐가 바로 너희들이었구나! 첫 페이지는 처음 박물관에 온 사람에겐 길 안내 역할을 하고 다시 온 사람에겐 기억을 더듬어보는 맛을 안겨준다.

“다- 나와로 시작하네?”

‘나와-’로 시작하는 신나는 음악 그리책 소개 또한 아이들에게는 흥미거리가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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