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에는 교리도, 교주도 없다. 각자 다른 믿음을 짊어지고 어두운 탱크 안에 찾아들 뿐이다. 여기에서 강한 물음이 생긴다. 그렇다면 나는 탱크라는 존재를 믿을 것인가, 혹은 힐난할 것인가. 책을 단 한 페이지도 넘기지 않았을 때엔 후자에 가까웠다. 그렇지만 책을 펼치고 인물들의 상실을 들여다보면서 마음은 다른 곳으로 기울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