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봤을때는 그냥 '어느 부자의 이야기인가보다'하고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이 책의 소개문을 보고, 꼭 읽어보고 싶어졌다. 광고대로라면, 우리가(적어도 일반적인 한국사람의 관점에서) 알지못하는 진정한 큰손가문이 세상 어딘가 있다는 것이며, 그들이 알게모르게 우리의 생활에 깊숙이 연관되어 있다는 말이니까, 호기심이 발동했달까.
전에 시티은행과 미국의 여러유명한 기업들의 대주주가 아랍계라는 사실을 알고 상당히 충격받았던 기억이 있어서, 이 로스차일드가를 알게 되면, 그만한 충격이 있겠구나 하는 기대(?)가 살짝들기도 했다.
로스차일드 가문이 부를 어떻게 유지시켜왔는지, 그 세세한 비법을 파헤쳤다기보다는, 가문의 부흥시기부터 지금까지의 역사를 담은 책이다. 이 책 이전에도 로스차일드가를 주제로 한 책이 여러권 있었다고 하니, 우리나라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유럽에서는 꽤 알려진 가문인듯하다.
로스차일드라는 이 생소한 가문이 250여년간 보이지 않는 실세로 유지되어 왔다는 것은 진정 놀라운일이다. 아무리 돈이 많고, 정치적 이해계산에 빠르다 할지라도, 그부를 그렇게 오랫동안 유지한다는 게 그렇게 쉬운일은 아닐테니까. 그리고 분명 경쟁자들이 있었음에도, 적절한 수완으로 그들을 따돌릴수 있었던것도, 단지 동원할수 있는 자금이 많아서라든지, 정치인들과 유착관계에 있었기때문이라고 치부하기에는, 그 오랜시간동안 유지되어온 부를 설명하기에는 모자라다고 본다.
다만, 읽는내내 씁쓸했던 점은, 그들이 분명 경쟁자들에 비해 수완이 좋았던것은 분명하고, 3세기가 가깝도록 상상도 안되는 어마어마한 부를 누린것은 사실이나, 존경심은 들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흔히 말하는 상도...라던지, 그들을 지켜줬던 정치인들에 대한 의리라던지...하다못해, 애국심- 아무리 유태인이라 하더라도, 특정나라에서 태어나서 자라 뿌리를 내렸다면 적어도 그 나라에 대한 사랑정도는 있어야 정상일텐데- 도 찾아볼 수 없었다. 내가 읽은 것은 그들이 정말 상인정신이 투철해서, 그것이 국가, 친구,사업파트너, 경쟁자에 상관없이, 철저히 비지니스의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였다는 것이고, 그것이 말하자면 250년 부를 지켜온 비밀이라는 것이다.
글쎄, 뭐지. 이 씁쓸함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