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병장은 어떻게 군대에서 2000만 원을 벌었을까? - 입대 전 무조건 읽어야 할 군대사용설명서
손유섭 지음 / 라온북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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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는 내게 성역(?)같은 곳이다. 여성인 내게는 의무 복역은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설령 입대 지원을 하더라도 저질 체력과 미천한 정신력으로 테스트에서 탈락할 듯- 귀로 건너 듣는 이야기가 내가 생각하는 군대의 전부다. 그렇게 귓동냥으로 들은 군대라면, 국가를 위하여 복역한다는 그럴싸한 사명감 아래에 낯설고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고 모든 것에 복종하고 명령에 따라야 하는 딱딱한 곳이라는 이미지. 우리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라고 하지만 마치 군대는 개인의 자유와 선택에서 조금 동 떨어진 자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 군대에서 2년 동안 2천 만 원을 벌어 온 군인이 있다고 한다. 입대 전 우량 주식에 용돈을 묻어 놓기라도 한 것일까. 제목만 보아선 재테크 도서처럼 보이는데 의외로 쏠쏠한 군 생활 2년의 기록이 담긴 에세이였다.

그는 군대를 '끌려가서 보내는' 허송 세월로 여기지 않았다. 시간이란 입대 이전이나 입대 중이나 다름 없이 똑같이 주어지는 단위였다. 저자는 그저 달라진 환경에서 본인이 할 수 있는 것들은 여러 가지로 능동적으로 할 따름이었다. 순간마다 주어지는 일에 최선을 다 하여 열심히 임하였고, 그러한 행동의 결과는 보상이자 새로운 기회로 돌아오는 것이었다. 자격증을 아홉 개나 취득하고, 보디빌딩 대회에 참가하여 입상, 책 집필과 강연 등등 군 복무 2년 동안 왠만한 대학생의 대외활동을 뛰어넘는 방대한 경험을 하였다. 입대 당시에, 이왕 온 군대인데 국방부에서 나를 취재하러 올 정도로 끝장나게 잘 해보자고 마음을 먹었는데 실제로 전역 한 달 전에 그를 취재하러 찾아 왔다고 한다.

군대에서 보내는 시간 활용에 대한 반성이기도 하지만, 굳이 군대가 아니더라도 우리가 주어진 시간 속에서 얼마나 본인이 열심히 보내고 있는지 되돌아 보도록 만드는 책이었다. 물론 군 생활이 포커싱인 만큼, 저자의 군 생활과 관련된 재미난 에피소드가 많다. 아플 때 대처법, 포상휴가 싹슬이 하는 법 등등. 군 입대를 앞둔 사람 뿐만이 아니라 누구라도 읽으면 재미있을 이야기라고 본다. 일상이 나태해질 무렵, 저자의 책을 통해 자극을 받아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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