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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나에게 단 한 번의 아침이 남아 있다면 - 오늘이 끝나기 전 반드시 깨달아야 할 것들
존 릴런드 지음, 최인하 옮김 / 북모먼트 / 2024년 6월
평점 :

'삶의 지혜'라는 것은 어디에서 배울 수 있을까?
지식을 가르치는 공간이나 사람은 있지만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가치나 지혜를
어떤 형태의 지식으로 가공한다는 것은
시대를 막론하고 어려운 것 같다.
우리는 태어나서 자라고 어른이 되며
마주하는 삶의 시간들 속에서 굳은살이 쌓이든
인생의 경험을 쌓고 지혜를 배우며
그것을 자연스럽게 물려주고 있다.
인생의 성장에 대하여
발전, 상승하는 것만을 포함하는 것이 아니라
나이가 들어 쇠퇴하는 모든 과정까지를
성장에 포함시킨다고 배웠다.
하지만 이런 내용과 별개로
우리가 실제로 삶을 살아가면서
귀를 기울이고 배우고자 하는 사람은
나보다 먼저 인생을 살아간 선배라기보다는
모두가 '성공'이라 말할 수 있는
어떤 지위나 물질적인 것을 얻은 사람들이
하는 말에 치우쳐 있다.
영화배우 박중훈이 어느 방송에 나와서
어머님이 해주셨던 말을 전했는데,
이 말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샀다.
"어린 아이 너무 나무라지 마라, 네가 걸어온 길이다.
노인 너무 무시하지 마라, 네가 갈 길이다."
라는 말이었는데
세월의 지혜가 쌓인 노인들의 삶에 대해
우리가 지극히 단적으로 판단하던 것들에 대하여
새로운 시선을 갖게 하는 그런 말이었다.
나이가 들기 전에는 이해하지 못했는데,
나이가 들고나니 그제야 그때의 부모님이나
할머니 등 어른들이 하신 말씀의 의미를
비로소 깨닫게 될 때가 있다.
노인이라는 이름으로 뒤로 쳐진
인생 막바지의 이미지만을 생각하던 우리에게
그들의 '나이 듦이 가져온 변화와 삶'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인생 수업을 전하는 책이 있다.
《만일 나에게 단 한 번의 아침이 남아 있다면》이다.
편집자 겸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작가는
뉴욕타임스에 연재한
6부작 기사를 바탕으로 이 책을 집필했다.
1년 동안 서로 다른 삶의 경험과 배경을 가진
여섯 명의 노인을 인터뷰하면서
저자는 자신의 삶이 지금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했음을 직감한다.
어떤 특별한 직업이나 대단한 배경이 아닌
요양원에서, 자식들 없이 홀로 집에서 사는
흔하게 볼 수 있는 노인들의 이야기가
작가의 인생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여섯 명의 노인들이 전한 삶의 가치와 지혜는 무엇인지
책을 통해서 만나볼 수 있었다.
그가 만나본 노인들은 80대 후반~90대 초반으로
나이 듦에 따라 신체의 불편함, 넉넉하지 않은 경제력,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현실을 살고 있다.
미래를 바라보고 미래를 준비하며
살아가는 오늘날의 우리들에게
어쩌면 인생이라는 한 문장에서 마침표에
다다른 노인들의 삶은 아쉬움이나 불만,
아픔에 따른 고통만이 가득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들은 우리의 생각과는 전혀 다른
마음가짐으로 인생을 보내고 있었다.
그날그날 주어지는 하루에 감사하고 만족하며,
죽음을 앞두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기에
더욱 주어지는 남은 인생에 최선을 다하고
후회 없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하려는
그 모습은 여느 젊은이들보다도 인생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으며, 행복이라는 것에 오히려
더욱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 듦에서 오는 쓸쓸함이라는 이미지는
누가 그린 것일까?
다시 찾아오는 오늘에 감사하고,
기대치를 낮춰 현재를 행복으로 가득 채우며,
다른 이의 도움을 받고 또 누군가에게는
필요한 사람이 되어주기도 하며,
가족이나 친구 등 소중한 이들을 아껴주고,
끊임없이 목표를 가지고 살아가는 그들은
그 누구보다도 '인생'이라는 시간을 알차고
가치있게 보내는 방법을 알고 있는 멋진 선배의
모습 그 자체인데 말이다.
만약 인생에 단 하루만 남아있다면,
그 하루를 우리는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그 하루뿐인 미래를 위해서 지금 같은 온도로
하루를 보낼 수 있을까?
주어지는 시간에 감사하고, 오늘의 행복을 만끽하며
소중한 사람들과의 시간을 즐거워하고
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하지 않을까?
책 속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전한
6명의 노인들처럼 말이다.
작가는 인터뷰하면서 만났던 노인들을 통해
더 많은 시간과 더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가지지 못했던 생각과 여유, 마음을 깨닫게 된다.
그런 마음들은 그의 삶을 다른 방향으로 흐르게 했고,
이를 자신을 넘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도
전하고자 했다.
무엇이 가치 있는 삶인가?라는 질문보다는
내가 가치 있어 하는 삶은 무엇인가?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은가? 하고
물음표는 우리에게 되돌아온다.
내가 생각하는 가치 있는 삶, 의미 있는 삶은 무엇인지
내가 살고 싶은 내 인생은 어떤 모습인지
그려보는 시간이 되었다.
인터뷰를 통해 만난 6명의 노인들은
마치 우리가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이웃처럼
평범해서 더 이야기가 와닿았는데,
생전에 할머니와도 이런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면
할머니의 인생 마침표 앞에 더 많은 기쁨과
행복을 드릴 수 있지 않았을까,
그 행복과 기쁨의 교집합을 함께
쌓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이런 후회의 마음과 함께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어지는 오늘에 최선을 다하자고 다짐해 본다.
"이 글은 북로망스(북모먼트)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