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어른
김소영 지음 / 사계절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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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김소영 ('어린이라는 세계' 작가)

출판사 : 사계절

출간 연도 : 2024년 11월 13일 1판 1쇄

페이지 : 총 327쪽

주제 분류 : 에세이

이번엔 에세이다. 5월 책으로 에세이가 도착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분야. 에세이를 많이 읽다보니 에세이 중에서도 나름 취향(?)이라고 해야하나 일종의 선택 기준이 생긴다. 마음에도 물성이 있는 것처럼 따뜻함이 전해지는가, 따뜻함이 뭉근하게 오래 갈 것 같은가, 찰나를 잡아낸 순간이 얼마나 섬세한가, 따고 싶은 문장이 있는가 등. 가볍게 읽히는 에세이는 에쁜 말이지만 울림이 크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다.

'어린이라는 세계'를 쓴 김소영 작가를 알고 있었다. 이 책이 인기가 무척 많다는 것도. 어린이를 키우고 있는 입장에서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연이 닿지 않아(수업 관련 도서를 먼저 읽느라 자꾸 미뤄졌다) 아직 못 읽어보았는데, 이번에 김소영 작가의 신작 에세이를 읽게 되어 무척 기뻤다.

표지 이야기부터 먼저 해야겠다. 동글동글한 그림체가 낯익다. 표지 및 본문 그림 임진아. 임진아 이름도 들어봤는데. 예전에읽은 '빵 고르듯 살고 싶다'는 에세이를 쓴 그 임진아 작가구나. 어린이들과 함께 책 읽고 이야기 나누기를 좋아하고, 어린이들에게 더 나은 어른이 되고 싶은 어른이 나오는 표지이다. 책의 물성도 아끼는지라 청량한 민트 색감의 표지와 따뜻한 글씨체도 좋았다.

어떤 사람들은 프롤로그의 글을 안 읽는 경우도 많다던다. 난 그렇지 않다. 제일 먼저 읽는다. 프롤로그에서 작가는 어떤 사람인지 어떤 마음으로 책을 썼는지 어떤 내용이 담겨있는지가 제일 잘 드러난다. 좋은 에세이는 프롤로그부터 예술이다.

그 다음으로 차례부터 훑어보았다. 에세이는 끌리는 제목부터 읽을 수 있다는 점도 좋다. '2부 열일곱 살이면'에서 '선생님이라는 어른'을 제일 먼저 읽었다. 어느 선생님이 하셨다는 "해가 바뀌어도 같은 나이의 아이들을 만나는데 선생님 자신은 나이가 들어가니 어떻게 하면 그 차이를 극복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은 나도 종종 떠올리는 생각이다. 김소영 작가는 어린이가 다양한 선생님을 만나는 게 좋다고 답변했다. 또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선생님은 날마다 '가까이에서 보는 의미 있는 어른'이라고.

아침 조회를 할 때마다 심호흡을 하고 들어간다. 오늘 아침 늦게 일어나서 정신이 없었어도, 일찍 나왔는데 차가 밀려서 생각보다 늦게 도착해서 좀 짜증이 날 때도, 수업 준비 시간이 좀 더 필요해서 허둥대는 아침이었어도 학생들을 만나는 하루 첫 순간 만큼은 원래 목소리 톤보다 두 톤 높여서 인사를 건넨다. "(High하게) 안녕~" 사실 그렇게 밝은 기분이 아닐 때도 많다. 아이들과 나이는 점점 차이가 나지만, 나이가 들면서 학생들과 만나는 하루의 첫 순간이 내 기분의 한 순간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을 실천할 수 있게 되었다고 보면 될까. '나는 학생들이 가까이에서 보는 의미 있는 어른이니까-.' 라고 의미를 부여하니 힘이 난다.

이렇게 한 꼭지 읽어봤는데 좋다. 읽기 시작.

한 편 한 편- 나는 단어와 문장을 한 땀 한 땀 엮었다고도 말하고 싶다-의 글이 어린이에게도 다정하다. 예를 들면 '1부 어쩌면 좋아요?의 '도자기 찻잔론'에서 작가는 어린이에게 귀한 찻잔으로 차를 대접한다. 어린이는 존중을 받은 만큼 존중에 부응한다. 작가의 나이보다 오래된 찻잔으로 어린이에게 레몬차를 타줄 때 큰 맘을 먹어야했던 작가는 어린이의 태도를 보고 어린이는 조심성이 없는 것이 아니라 미숙할 뿐이라는 사실을 알아낸다. 작가의 '다정함'은 어린이를 귀여워하는 마음에서 온 것이 아니라 어린이를 존중하는 마음에서 온 것이다. '어떤 어른'을 읽으니 '어린이라는 세계'도 꼭 읽어봐야겠다.

은유, 한수희, 김소영... 좋아하는 에세이 작가가 한 명 또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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