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지의 힘 꿈꾸는돌 42
이선주 지음 / 돌베개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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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지의힘 #이선주 #돌베개

출판사에서 보낸 택배가 도착했다는 문자는 늘 설렌다. 특히 서평단이 되면 직접 고른 책이 아니라서 더 궁금하다. 개인적으로 청소년 분야로 분류된 성장 소설은 표지가 아무리 귀엽고 산뜻하고 상상력이 반짝반짝 빛나도 선듯 손이 가지 않았었다. 하지만 전국국어교사모임 청소년 소설 읽기 독서토론에 몇 번 참가하고 성장 소설의 매력을 알게 되어 이번 돌베개 서평단 청소년 소설 읽기를 신청했(지만 서평이 늦어 죄송합니)다.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의 주인공이 진짜 자신을 "되찾고" 싶어서 정해진 인생을 벗어나보기로 한다면, 청소년 소설의 주인공은 "이제 막" 자기 자신을 찾기 시작한다. 조심스러움, 기대감, 혼란함 속에서 한 발씩 내딛어 자기 것을 만들어가는 모습이 대견하고 예뻐보인다. 친구에게 화가 났다가 화를 푸는 과정도 (이해보다는 감정이 우선인 나이라) 맑다. 그리고 청소년이 주인공인 소설에서는 주인공이 결국 한 뼘씩 자란다. (청소년 소설을 성장 소설이라고 부르는 이유)

***

아이가 어렸을 때 일년 동안 동요를 하루 종일 들었던 적이 있다. 아이를 재우기 위해서 10여 개의 동요를 외워서 저녁마다 불러주었다. 자장가, 반달, 과수원길, '넌 할 수 있어'라고 말해주세요... 무해한 하루 하루, 마음이 점점 맑아지는 나날들이었다.

'검지의 힘'을 읽고 그때 아이와 함께 들었던 동요 생각이 났다. 하지와 영인이의 마음 통함, 여준이와 익표의 투박한 화해 과정, 윤정과 정아의 미묘한 관계를 알아보는 눈(어른들은 모를 것이다), 학교에선 성적과 친구가 권력이라면서도 이 둘 모두를 뚫을 수 있는 우정을 나누는 일. 인물들의 맑음으로 내 얼굴도 맑은 표정이 된다.

'검지의 힘'은 말 그대로 검지 손가락의 Power를 뜻한다. 누군가를 지목하는, 가르키는 것을 비유하나? 생각하면서 읽었는데 아니었다. 이것 또한 위트 있는 상상력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는 세상 쓸데없는 힘이라며 이 능력을 막 다른 친구한테 쏜다(주어버린다). 정말 하나도 아까워하지 않고 준다. 맑고 사랑스러운 영웅들이 나오는 소설 <검지의 힘>.


표지처럼 내 마음도 점점 파랗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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