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세계를 짓는 제작자를 위한 안내서"참 특이하고 복잡하게 아름다운 책이다.1부 인간적인 장소와 비인간적인 장소- 어찌보면 작가의 인생을 바꾸게 된 가우디의 <까사밀라>를 크게 보여주며 책이 시작된다. '딱 알맞게 조합된 반복성과 복잡성'의 건물인 까사밀라의 특이한 매력이 거침없이 끌려가다 가우디의 또 다른 걸작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보며 헉! 숨을 들이킨다. 직선과 곡선 중 어느 것이 더 자연스럽고 인간적인가!! 생각하게 한다.2부 따분함이라는 컬트는 어떻게 세계를 지배하게 되었나 -곡선을 완벽히 배제하고 직선과 사각형으로만 이루어진 따분한 건물들. 19세기 말 20세기 초에 등장한 모더니즘은 인간적인 아름다움과 자연스러움을 철저히 무시하고 단순하고 따분하게 건물을 짓게 하는 컬트가 되었다. '따분함의 신'이라 불리는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의 철학과 그가 지은 건물들을 보여주며 모더니즘 건물이 얼마나 따분하며 인간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는지 보여준다.3부 세계를 다시 인간화하는 법-건물을 사용자의 편의만 고려하여 따분하고 밋밋하게 짓는 것이 아니라 '건물의 곁을 지나치는 행인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는' 간격들을 제시하며 더 인간적이고 친화적인 건물을 만들기 위해 할 수 있는 노력들을 제시한다.***********대도시에서 40년 가까이 살았고 시골 생활을 한지 10년이 되어간다. 시골이라도 시내에는 직선의 밋밋한 아파트들이 줄지어 있고 특이하게 아름다운 건물들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대도시에서 살 때 보다 훨씬 더 마음이 안정되는 것은 사실이다.집 앞으로는 논 뷰가 펼쳐지고 마당에는 다양한 나무들이 있고 가로수가 계절의 변화를 실감나게 하는 내가 살고 있는 시골을 사랑한다. 도시의 야경은 없지만 별이 많은 청량한 하늘과 각자의 취향대로 지어진 단독주택들 사이에서 날마다 안정을 느끼는 건 이 곳이 그만큼 인간적이라는 뜻 아닐까..************따분함을 극혐하는 작가답게 책 또한 복잡하고 특이하게 편집해서 책장 넘기는 재미가 솔솔하다. 잠시도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 사진들과 그림, 쉽게 쏙쏙 들어오는 문장들에 매료되어 시간가는 줄 모르게 읽고 봤다(진짜 '봤다')이렇게 신선하고 생동감 넘치는 책을 소개하게 되어 기쁘다. 인간적인 건축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인간적이고 살아있는 책!! 읽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