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의 책을 오래 읽다가 한번씩 '환기'한다는 기분으로청소년 소설을 읽습니다.창문을 활짝 열고어른의 고단한 삶과 무게와 그늘을살짝 밖으로 밀어내고어린 마음의 청량함을 쐬고 나면싱긋이 미소가 지어지지요..《네임 스티커》도 신선한 공기를 한껏 품은 책이었습니다.식물에 누군가의 이름을 적어 붙이면상대에게 어떤 불행이 생기게 할 수있는이상한 능력을 가진 민구.친엄마에게 혹독한 이별의 말을 듣고새엄마와 살고 있는 은서는 아빠와 새엄마의 극진한 보살핌 속에서상처가 있지만 밝은 아이로 자라고 있지요.민구와 은서는누군가의 불행을 빌어놓고는오히려 자신들이 더 불안해합니다.자책하고 미안해하고 전전긍긍..잘못을 바로잡고 싶은 마음이지만누군가의 불행을 고소해하며 지켜볼 만큼영악한 아이들이 아니니까요.아이들은 일련의 사건을 통해스스로 성장합니다.결핍과 불안함을 공격적으로 터트리지 않고 나를 따스히 지켜주는 착한 어른들의 힘으로 마음을 추스리고상처를 툭툭 털고 일어나는 모습이밝게 빛납니다.세상에 대한 편견이 없는 은서와 민구새엄마이지만 진심을 다하는 루비엄마어딘가 비어보이는 민구 삼촌매력적인 인물들이 빚어내는한바탕 소동을 유쾌하고 선선한 마음으로따라가는 시간이었어요.가장 기억에 남은 구절은"이상해야 해요?""삼촌은 이상하고 싶어?" 예요.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찾아보시길..ㅎㅎ은서는 저에겐 없는 유연함과 넉넉함을 가진, 참 닮고 싶은 아이입니다.만나서 반가웠어. 고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