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소녀들의 숲"(The Forest Of Stolen Girls)은 조선시대의 제주도를 배경으로 하는 추리 소설이지만 미국 출판사에서 먼저 책이 나왔고 이번에 한국어로 번역되어 소개된 책이다. 작가 허주은은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외국에서 더 오래 생활을 한 한국인이면서도 외국이 더 익숙한 작가라는 점 그리고 이 책의 초고를 신생아를 돌보면서 썼다는 것도 너무나 놀랍고 신기했다~고려시대에 몽골에 젊은 여자를 바쳤던 '공녀'라는 악습은 명나라의 조공국이던 조선시대로 그대로 이어지고 이야기는 거기서 시작된다. 동네에서 갑자기 사라져버린 소녀들을 찾기 위해 수사를 하던 종사관 아버지마저 실종되자 아버지와 소녀들을 찾기 위해 수사를 대신하는 딸들의 이야기. 추리소설의 묘미는 용의자로 의심되는 여러 인물들을 펼쳐 놓고 한 명씩 용의선상에서 제외해 보는 재미, 그러다 전혀 뜻밖의 인물이 나타났을 때의 쫄깃함이 아닐까? 이 소설은 그런 의미에서 추리 소설의 재미를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조선시대 제주도의 풍경을 눈에 보이듯 자세하게 그려둔 배경 묘사 또한 매우 훌륭했다..나라의 안위를 위해 만들어진 더러운 악습에 딸을 잃은 수많은 부모들의 애끓는 아픔과 내 딸을 지키기 위해서 행해지는 또 다른 폭력으로 빚어지는 아픔이 교차하면서 이런 비극의 책임을 누구에게 물어야하나를 오래 생각했다. 순종과 침묵이라는 시대의 요구에 굴복하지 않고 끝까지 진실을 찾아가는 자매의 행동은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많은 울림을 준다..숨기려 하는 자들에게 당하지 말고 진실을 찾아 세상에 알리는 노력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때이다.#사라진소녀들의숲 #허주은 #미디어창비 #역사소설 #소설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