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버 #소설클로버 #나혜림 #창비청소년문학 #성장소설 #책스타그램 오토바이 사고로 엄마를 잃고, 폐지를 줍는 할머니와 어렵게 사는 중 3 정인. 햄버거 가게에서 알바를 하고 사회복지관의 도움으로 겨우 생활을 유지해간다. 그런 정인 앞에 고양이의 모습을 한 악마 헬렐이 나타나 '만약에'의 세상을 주겠다고 꼬드기는데.....바늘 끝 같은 세상 앞에 서 있는 정인은 그 유혹을 뿌리칠 수 있을까?우리는 누구나 '만약에'의 삶 속에서 살고 있다. 그것이 후회의 순간이든 희망의 순간이든 '만약에'가 주는 상상은 힘이 쎄다. 상상 속의 '만약에'는 과거 후회의 순간은 더욱 더 절망하게 만들고, 미래의 희망을 꿈꾸는 순간은 내 현실을 더 초라하게 만들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는 정인할머니의 말처럼 '상상을 끝낼 줄도 알아야'한다. 지금 정인의 삶은 너무나 초라하고 불행하지만 '만약에'의 상상에 끌려다니지 않고, 그 바늘 끝에 맨발로 서 보겠다는 정인의 용기는 빛난다. 힘들다고, 아프다고, 무섭다고 말하고 주변의 사람들과 짐을 나누어 지며, 센 척하지 않고 선의를 받아들일 수 있는 것 또한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이렇게 힘든 내 현실과 맞닥들일 준비가 된 정인이 굳세고 따뜻한 어른으로 성장하기를... '세상의 모든 어두운 것이 다 그렇듯(p.8)' 정인 앞에 드리운 불행의 그늘도 찰나로 지나가길..어려운 환경 속에서 일찍 철이 든 정인과 몇 천년을 산 능청스러운 악마와의 대화가 흥미로웠던 책. 악마의 숱한 꼬드김에도 때로는 어른스러움으로, 때로는 아이 같은 천진함으로 잘 피해가는 정인은 너무 매력적인 아이..우리집 삼남매가 앞으로 만나게 될 수많은 '만약에'의 순간에 현명한 선택을 하는 사람으로 잘 키워야겠다는 다짐을 남긴다. 내 오랜 불면의 밤에는 늘 '만약에'와 함께였다. 이제 나는 그 시간에서 많이 벗어났지만 아직도 문득문득 다시 그 시간 속으로 끌려가 있는 나를 볼 때가 있다. 이제는 그런 순간에 '바늘 끝에서 춤추는 천사' 정인을 떠올리면 다시 현실로 돌아올 수 있을 것 같다. '내 마음에 안 든다고 걷어차버리는 인생'을 살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어린 정인에게 오늘도 한 수 배우는 어른..좋은 책, 좋은 시간이었다. 덧! 평생 범생으로 살아온 남편에게 '만약에'의 삶이 주어진다면 어떻게 살고 싶으냐 물었다. "개쓰레기 같이 살아봐야지!!"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