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Q정전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 37
루쉰 지음, 김택규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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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등학생이라면 읽어야할 고전 중 하나인 아Q정전. 아Q정전의 작가 루쉰(노신)은 신해혁명 전후의 중국 사회를 신랄하게 묘사하고 비판하였다. 현실의 문제의식을 드러내고 그런 현실에서 그치지 않고 미래의 긍정적인 변화와 그 이상의 동경을 표현하였다. 루쉰의 작가 의식은 정말 멋있는 것 같다. 루쉰의 '현재의 우리들의 문학 운동에 대하여' 라는 기록을 보면 이런 말이 있다고 한다.

 

" 작가란 그 어떤 인물을 그리든, 그 어떤 소재를 사용하든 자유로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모든 작품에 '민족혁명 전쟁'이란 꼬리를 달고 그것을 기치로 삼아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우리가 필요로 하는 있는 것은, 작품 뒤에 붙인 슬로건이 아니라, 그 작품 속에 깃들여 있는 진실한 생활, 눈부신 투쟁, 약동하는 맥박, 사상과 정열이기 때문이다 "

 

 문학을 도구로서 사용하지 않은 모습은 정말 멋있는 것 같다. 루쉰의 여러 작품 중 제일 유명하고 신해혁명을 배경으로 예리하게 모습을 그려낸 아Q정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루쉰은 정확한 이름도 없는 농민 아큐를 통해서 무엇을 표현하려고 했던 것일까.

 

 아큐는 신해혁명이라는 사회가 변화되는 시기에서도 자기기만에 빠진채 자신의 사사로운 이익만 채우고자 한다. 작가는 아마도 사회가 급변하는 시기이며 반식민지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중화주의라는 자국우월주의에 사로잡혀 살아가는 중국의 전국민을 비판하고자 했을지도 모른다. 이 책의 마지막 내용을 보면 아큐는 도둑으로 몰려 총살을 당하게 된다. 하지만 웨이주앙 사람들은 옛방식대로 참수를 하지 않는 것을 보고 너무 싱겁다며 불만을 가졌다. 이 모습을 보면 여기서의 개인은 사회가 변화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사회에 따라 자신도 함께 변화하기 보다는 자신의 인식은 변화되지 않은 채 살아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작가는 아큐를 주인공으로 하여 중국 민족의 최대 약점인 정신 승리법을 비판하고자 한 것이다. 아큐에게서 나타나는 부정확한 현실 인식, 자기 기만, 강자와 약자 앞에서의 태도 차이, 노예 근성을 일컫는 아큐 정신을 통해 이 것은 아큐라는 어떤 한 개인에게만 국한 되는 것이 아니라 중국 민족 모두의 모습인 이 아큐정신을 비판 하고자 한 것이다.

 

 중국의 시대상 뿐만 아니라 개인과 사회의 관계까지 깊숙하게 파고들면서 신랄하게 그 시대의 이야기를 한 루쉰. 즉 개인이 바뀌지 않고서는 사회는 절대로 변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아큐를 통해 내세우면서 혁명을 자처한 것이다.

 

 자신은 문학을 도구로서 사용하는 것을 원치 않는 다고 했지만 이런 루쉰의 문학을 보고 사람들이 감명을 받고 인식의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다. 변화를 늘 슬로건으로 내세우지만 그런 변화는 늘 겉모습을 치장하기에만 바쁜 것 뿐이다. 한사람 한사람이 바뀌지 않는 이상 아큐처럼 그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채 비극적인 결말만 낳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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