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때리기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37
애드리안 포겔린 지음, 정해영 옮김 / 자음과모음 / 2013년 11월
평점 :
품절


 

저스틴 릭스. 이 본명보다는 자주 불리는 빅 릭스, 돼지 비계. 우리와 같은 사춘기의 기로에 서 있는 소년이다. 하지만 깊숙이 들여다보면 빅의 주변도 사춘기의 기로처럼 복잡하고 거센 바람이 불고 있을 따름이다. 바람을 피고 집을 나가게 된 아빠. 나약했고 늘 과대망상에 차 있고 히스테릭한 엄마. 이 싸움을 현명하게 중재했었던 형은 이라크로 파병되어 집에 없다. 빅은 그저 이런 변화에 어찌 해야할지 모를 뿐이다. 절친인 벤도 어느 순간 여자친구 카스가 생겨서 자신은 뒷전이라 생각하게 되고 이런 현실이 당황스럽기만 한다.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주 하였던 멍때리기. 정말 아무 생각 없이 멍을 때리게 되면 진짜 마음이 편안해지고 그런 복잡했던 상황이 한 순간에 사그라드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멍때리기로도 힘든 상황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 현실에서 빅은 제미라는 여자아이와 대화를 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감정이 생기게 된다. 첫만남은 엄마가 아빠가 출장을 간다고 했을 때 여자와 가는게 아니냐, 여자와 있는게 아니냐며 히스테리를 부렸을 때 형과는 달리 어찌해야할지 모르는 마음으로 멍때리기를 하고 있을 때 눈앞에 제미가 보이게 된다. 처음에는 그저 제미를 워너비라고만 생각하며 친해지고 싶다, 제미는 카스의 절친 이라는 생각만 했을 지도 모른다.

 

 이 둘은 어느 순간 빅 혼자만의 생각일지도 모르겠지만 만나는 시간도 조금씩 늘고 빅의 마음이 핑크빛으로 물들게 된다. 벤과 카스가 데이트 할 때 이 커플은 제미도 함께 하고 싶어하지만 제미는 그렇지 않아하자 빅까지 함께 하게 되면서 시간이 점점 늘어난다. 하지만 빅은 말 그대로 빅.. 여드름 투성이에 뚱뚱보이다. 이와 반대로 제미를 좋아하는 르로이를 보면 둘이 정말 잘 어울린다는 생각에 슬퍼질 뿐이다.

 

 제미가 진정한 이런 현실에서 벗어나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걸 알게 된 빅. 빅은 어느 날 제미의 집에 가게 되고 제미의 할머니와 만나게 된다. 제미의 할머니는 빅에게 피아노를 쳐볼 것을 권유하게 된다. 나도 모르는 나의 숨겨진 재능을 발견한다면 정말 놀라울 것이다. 빅도 나도 몰랐던 피아노 연주에서의 재능을 발견하고 자신만의 곡을 만들고 연주를 하기 시작한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음악이 아닌 나를 위한 음악을 연주하고 만든다는 것은 정말 멋진 것 같다.

 

 내가 무언가를 할 때도 마찬가지 인 것 같다. 어느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자랑하기 위한 것이 아닌 나 스스로를 위한 정화와 위안을 위해 해야지 진정 시킬 수 있는 것 같다. 자신의 내면을 연주로 표현한 빅은 제미를 위한 곡 까지 만들게 된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만드는 그 것은 어떠한 선물보다도 벅차고 위대할 것이다. 제미가 그런 빅의 내면을 이해해준다면 좋을 것 같다.

 

 이렇게 제미를 만나고 피아노 연주를 하면서 빅은 엄마를 지킬 수 있을 정도로 또, 엄마도 자기 자신을 지킬 수 있을 정도로 빅과 엄마는 아빠가 떠나 있는 동안 스스로 성장도 많이 하고 강인해져있었다. 이들에게 터닝포인트라 함은 이런 격변의 소용돌이 속에 있지 않았나 싶다. 그런 소용돌이 같은 상황을 내려놓고 울고 나약하고 힘빠진 상태로 멍을 때리는 것이 아니라 나의 내면을 다스리고 이 소용돌이를 터닝포인트로 잡고 성장하는 것이다. 내면의 성장인 성숙, 쉬운것만은 아니다. 성숙해진 빅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도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그 무너지게 만든 외부 환경을 터닝포인트로써 이겨내고 성숙해지는 한 걸음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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