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인생의 역사 - '공무도하가'에서 '사랑의 발명'까지
신형철 지음 / 난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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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게 눈물이 흐른 문장이다. 그런데 작가도 눈물을 참기 어려웠다고 한다. 이렇게 느낌의 공동체를 혼자 이룬다. 신형철을 알게 된 것은 책을 읽는 나에게 큰 선물 중 하나가 되었다. 좋은 책이라는 말이 진부하지만 정말 좋다.

말하자면 이런 은유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아래쪽에서 위로 점점 물이 차오르는 일이며 그렇게 한 단계를 넘어갈 때마다 지난 시간들은 수몰되는 집처럼 그 형태 그대로 가라앉는다.’ 그런데 그 과정을 막을 수는 없고 다만 잠수하듯 상기해볼 수만 있을 뿐이라는 얘기다. 그렇게 한 층씩 아래로 내려갈 때마다 그는 역순으로 과거와 재회한다. 아직 아내가 살아 있던 때를, 딸이 결혼할 남자를 데려왔던 때를, 어린 딸이 식탁 주위를 뛰어다니던 때를, 그리고 아직 도시가 물에 잠기기 전 그와 아내가 처음 만나 사랑에 빠지던 때를. 어느새 바닥(1층)까지 내려와서 올려다보니 자신의 집은 너무 높고 멀다. 언제 이만큼이나 산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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