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퀴즈

너의 퀴즈
오가와 사토시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3년 8월

미스터리 소설 출판사의 대가, 블루홀식스에서 또 색다른 소재의 추리소설을 소개해 주었다. 일본의 천재 SF 작가 오가와 사토시의 작품으로, 퀴즈쇼에서 벌어진 미스터리에서 시작된다. 퀴즈쇼? 어떤 미스터리로 연결되는 거지? 호기심에 오랜만에 읽어보게 된 추리소설, 미니미한 사이즈의 책은 출근할 때 가방에 쏙 넣고 다니기도 부담이 없었다. 주인공이 가지게 되는 미스터리함을 독자도 함께 갖게 되며 함께 참전할 수 있는 소설.

퀴즈 그랑프리 우승자 혼조 기즈나. 그런 그는 '미시마 레오'와의 대결에서 팽팽한 접전 끝 마지막 문제를 듣지도 않고 벨을 누르고, 정답을 외쳐버린다. 내가 알고 있는 퀴즈란, 문제를 듣고 그에 대한 대답을 올바르게 말하는 것이다. 간혹 예능프로그램에서 객관식으로 퀴즈를 할 때, 어차피 들어도 모르겠다, 냅다 문제가 채 나오기도 전에 정답!을 외치고 아무 번호나 막 부르다가 맞히는 경우는 보았다. 근데 정식 퀴즈쇼에서, 객관식도 아닌 주관식에서 그러긴 쉽지 않을 터. 그런데 단 한 글자의 문제도 제시되지 않았을 때 혼조 기즈나는 벨을 누르고 정답을 맞혀버린다.

미스터리한 것이 당연하다. 퀴즈란 머릿속에 외운 지식의 양을 겨루는 것도 아니고 문제를 맞히는 능력을 겨루는 것이다. 우승자가 된 혼조는 암기 능력이 뛰어난 방송인이지 미시마처럼 전문 퀴즈 플레이어가 아니다. 게다가 그 문제는 퀴즈 대회에 나올 법한 문제도 아니었다. 참가자들은 주최사에게 항의를 한다. 어떻게 된 것인지 해명을 해달라고. 하지만 해명 같지도 않은 사과문을 올린 게 전부였으며, 의혹도 해소되지 않았다. 그 이후 여러 사건들로 인해 이 퀴즈쇼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덮이고 만다. 혼조의 팬들도 그렇다. 당연히 의아함을 느껴야 하는데, 오히려 의심 없이 그것을 실력이라고 대단하다고 해버리니 참가자들의 마음은 심히 답답했을 것이다. 근데 - 만약 누군가의 개입이 있고 조작된 결과라면 왜 의심이 가게, 한 글자도 듣지 못한 상태에서 벨을 눌렀을까 하는 의문도 있다. 정말 유추해서 맞춘 게 맞을까? 그의 실력이었던 걸까? 미시마 레오는 스스로 퀴즈를 낸다. Q. 혼조 기즈나는 어떻게 제1회 'Q-1 그랑프리' 마지막 문제를 한 글자도 듣지 않고 정답을 맞혔을까?

퀴즈 그랑프리에서 중요한 건 '벨을 누르는 타이밍'. 문제의 어느 부분까지 들었을 때 벨을 눌러야 정답을 확신할 수 있을까, 그런 것도 추리하는 것이 퀴즈 플레이어의 능력. 혼조 기즈나는 결국 우승상금도 트로피도 반납하였다는데 그럼 정말 그의 실력이었던 걸까, 문제를 맞히는 상황이 리플레이되는데 미시마 또한 문제를 끝까지 듣지 않고도 정답을 외치는 상황들이 있었다. 계속 분석하다 보니, 이거 정말로 부정행위가 아니라 수많은 경우의 수 중 하나를 맞혀내는 퀴즈였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저 '말도 안 돼'를 반복하게 했던 소재였는데 과연 이 퀴즈 그랑프리의 전말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