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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독스
나가우라 교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년 2월
평점 :

사실 요즘 책을 읽을 시간이 별로 없을 정도로 무척 바쁨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표지를 보자마자, 이건 읽어야겠다! 싶었다. '거대한 스케일'이라는 단어에 혹해, 내가 최근에 거대한 스케일의 액션 책을 안 읽어봤는데 오랜만에 몰입해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회사에도 가지고 가서 점심시간 시간이 날 때마다 조금씩 읽었다. 책을 덮었을 때 마치 생생한 한 편의 영화를 본 듯한 느낌이었다. 이거. 영화로 나와도 흥미진진하고 몰입감 장난 아닐 것 같다!
오늘은 살아남았다. 하지만 내일은 모르겠다. 띠지의 문구처럼 어쩌면 패배자들이 모인 것 같은 무리. 전직 관료 고바 게이타, 린차이화, 일라리, 자비스는 매 순간 생명의 위협을 받게 된다. 1997년 홍콩에서 이 패배자 무리(언더독스)의 역습이 시작된다. 헝밍은행 본점 지하에는 각국 주요 인사가 불법적으로 투자하고 재산을 쌓은 장부가 있는데 그것을 빼앗아 오는 것이 고바 팀의 임무였다. 약하다고 치부된 언더독스의 계획은 성공적으로 끝날 수 있을까? 보통 이러한 장르의 미디어를 접할 때면 주인공은 임무를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특수대원 & 어벤져스 능력을 갖춘 경우가 많았다. 아무리 허당처럼 보여도 알고 보면 숨겨진 힘을 가진 그런 경우 말이다. 하지만 '패배자', '실패자'로 묘사되어 어찌 보면 평범한 사람들이 모인 언더독스 멤버들이었기에 다르게 느껴지는 바 있다. 하지만 약하기 때문에, 더는 물러설 곳이 없기 때문에 악착같이 해낼 수 있다는 것도 일리가 있다.
처음 고바 게이타는 다른 셋을 믿지 않았다. 아마 그 셋도 서로를 믿지 못했을 수 있다. 어떻게 믿겠는가. 자발적으로 모인 것만은 아닌데.
1997년의 고바 게이타와 2018년의 고바 에이미의 시점 전환도 되며, 그래서 고바 게이타가 어떻게 되었다는 건데?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고바 에이미가 알고 있기로는 게이타는 에이미가 어렸을 적, 필리핀 마닐라 호텔 화재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는 것인데 정말 그렇게 떠난 걸까 의구심이 든다. DNA까지 대조해서 게이타임을 말하는 것 같지만 임무 후에 정말 그냥 화재 사고 때문에 세상을 떠난 걸까, 아니면 그 화재 사고 자체도 누군가의 음모인 걸까 여러 생각이 들었다. 이런 책을 보면 어떠한 반전을 기다리게 되는 면도 있어서 책에서 설명하는 모든 것을 믿지 않았다. 죽었다고 나오는 데에도 진짜 죽은 것 맞아? 하는 의심을 안고 보게 되는 것도 있었다.
책에서 묘사되는 홍콩의 모습이 연상되어 더욱 스릴 있게 다가오는 내용이었다. 번잡하고 불빛이 아른아른하고 혼란스러울 것 같은 그 시대의 홍콩.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고바 게이타가 너무나 거대한 스케일의 임무에 뛰어드는 내용, 많은 희생자들을 보고 죽음의 경계에 서 있다는 공포. 속도감과 스릴 있게 전개되는 이 책의 매력은 충분했다.
※ 리딩투데이 서평단으로 도서만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