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만의 살의
미키 아키코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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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 한 줄, 단어 하나, 심지어 문체와 형식까지 모든 것이 트릭이라고 당당하게 소개하고 있는 이 책은 어떤 자신감이 있는 걸까 했다. 다른 건 그러려니 하겠는데 문체와 형식까지? 그러면 난 또 여기 나오는 모든 걸 의심해야겠구나 생각하며 독서를 시작했고 정말 앞부분부터 긴장하며 읽었다. 책의 맨 앞 부분에는 마치 어떤 소설에서 밀실 공간에서 일어나는 사건 추리를 도와주는 전개도가 있는 것처럼, 그 사건이 있었던 날의 자리 배치도를 그려놓았다. 이걸 보는 순간 '아, 이건 내가 좋아하는 정통 추리소설이겠구나.'란 생각이 확 들었다.


우선 이 책은 1966년도 어떤 재벌가에서 벌어진 사건을 보여주고, 그 후 42년이 지난 2008년 그 당시 사건의 주인공들이 편지를 주고받고 서로의 추리를 나누고 사건의 전말이 밝혀지는 전개다. 1966년 '니레 가(家)'에서는 두 명이 죽는다. 그리고 범인으로 누군가가 지목이 되고, 그 범인도 증거가 나오니 자수를 한다. 그리고 그 자수를 하여 감옥살이를 하게 된 사람과 살아남은 가족 일원 중 한 사람이 주고받은 편지와 에필로그(추신)로 내용이 전개된다. 편지를 주고받는 두 사람은 서로가 생각한 범인과 범행동기, 방법 등 가설을 세우고 설명한다. 그러다 상대의 문체 등을 지적하면서 날카롭게 추리하기도 한다. 처음에는 뭐든 다 의심해보자!하며 결심했던 나였지만 이 편지를 읽는 동안은 그냥 스토리 전개를 따라가게 되었다. 그 정도로 흡입력이 있었다.


이 사람이 쓴 글을 보면 '그래, 이런 거였구나.'하고 고개가 끄덕여지다가도 또 다른 사람이 쓴 글을 보면 '아, 역시 이런 건가.'하고 생각을 뒤집을 수 있는 그런 전개였던 것 같다. 첫 장에서 벌어진 사건을 보며 내 나름대로 세운 가설과 비교를 해보는 재미도 있었다. 그리고 인물관계도가 꽤 복잡하다. 인물들이 여기저기 얽혀있다. 이 책을 먼저 읽은 입장에서 한 가지 팁이 있다면, 처음 주고받는 편지 내용을 정말 꼼꼼하게 읽어보는 것, 그리고 인물들의 관계에 주목하는 것! 그리고 책이 정말 끝나기 전까지 다 끝난 게 아니라는 것. 정말 계속 뒤집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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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미키 아키코는 여가 시간에 소설에 나오는 트릭 풀이를 즐겼다고 한다. 은퇴 후 60세를 기점으로 미스터리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는 것이 너무 대단하다. 그것도 이렇게 정교한 작품을 말이다. 작가에게 완벽히 속은 작품!


누가 '기만'을 했을까. 누가 '기만의 살의'를 가졌을까?

이제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끝나지 않은 사건의 진실.

마지막까지 누군가가 남기고 싶었던 양심의 메시지.

이 책이 어떻게 인기를 끌 수 있었는지 읽어본 사람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 리딩투데이 서평단으로 도서만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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