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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스타그램
이갑수 지음 / 시월이일 / 2021년 10월
평점 :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살인을 했다. '사람이 사람을 죽이지 않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사람을 죽여야 한다.' 책 속의 인물들은 '자객'이라는 표현 대신 '킬러'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이 킬러 가족의 가훈은 '더 나은 세상을 위해'다. 의뢰를 받아 사건을 해결하곤 한다. 해외로 업무를 수행하러 가기도 한다. 요리를 좋아하는 할아버지는 독제사, 고고학을 공부하는 할머니는 폭파 전문가, 삼남매를 키우는 엄마는 살인 의뢰를 취합하고 배정하며 아이들을 킬러로 키워내고, 아빠는 자살 위장(?) 전문가, 합기도 도장을 운영하는 삼촌은 근접 살인의 전문가, 검사 형은 사고사를 전문으로 하고 의사인 누나는 저격수이자 총상 전문가, 그리고 애매한 위치의 나. 모두가 킬러인 특이한 가족이다. 이 유쾌한(?) 특이한 가족들이 펼쳐내는 이야기는? 그리고 사라진 아버지의 행방은?! 마지막에 밝혀지는 아버지의 행방은 놀랍고 유쾌했다. 조만간 속보가 나지 않을까?
독제사인 할아버지는 간혹 농담을 한다. '이 음식에는 독이 들어 있다.'와 같은. 다른 사람도 아니고, 진짜 킬러인, 그것도 독제사인 할아버지가 이런 농담을 할 때면 엄마는 더한 농담을 한다. 이 가족들의 티키타카가 너무 재미있다. 일단 독제사인 할아버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독에도 맛이 있어야 한다.'라는 것이다. 독도 음식이고, 이승에서 마지막으로 먹은 음식이 맛없는 거라면 잔인하다며 말이다. 이런 말이 더 잔인하게 느껴지지만 이상하게 고개가 끄덕여지는 게 웃겼다. 맛있는 마지막 식사는 고마운 일인 것도 맞다. 할아버지의 독은 표적이 스스로 독을 먹으러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고, 맛있는 것 같다는 문구가 있다. 나는 이 문구가 그냥 독제사 할아버지의 독이 맛있어서가 아니라 우리 몸에 '독'과 같은 것이 정말 맛있는 음식 속에 감쪽같이 들어가 있는 것을 뜻하는 건가 싶었다. 왜, 몸에 좋은 건 맛이 없고 쓰다는 말이 있듯 말이다. 예를 들어, OO 음식 같은 경우는 몸에 해롭기만 하여 의사들도 안 먹는다고 하는 것이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음식이지만, 이제 그렇게 즐겨 먹진 못하는 음식이다. 이런 걸 두고 '독'이라고 표현을 한 것은 아닐까 싶다. 할아버지는 진짜 독제사인 것이 아니라 독처럼 맛있는 걸 팔아서 그런 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
근데 이런 상상 / 해석도 좋지만, 그냥 책을 있는 그대로 즐기는 것도 추천한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봐도 웃기다. 재밌다.
업무를 받아 가족들에게 배정하는 '엄마'의 빈자리를 잠시 '나'가 채우게 되는데, 그러면서 의뢰를 해결해 나아가는 걸 보는 것도 재미있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보았을 그 루머. 숨어있는 '무언가'도 등장해서 괜스레 반갑고 나의 상상을 실현해 주는 느낌?
'대한킬러협회' 비공식 추천 도서인 것도 예사롭진 않았는데 이 책의 또다른 묘미. 책 내용 중에 뜬금없이 QR코드가 나온다. 이건 뭐지, 정말 오픈카톡방인 것일까, 들어가 볼까? 나 같은 사람들이 한둘은 아닐 텐데. 이걸 스캔하면 뭐가 나오지?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벤트가 숨어있다. 또 책의 부록으로 무려 19문항의 소설 적성 검사지가 있다. 결과가 아주 놀라울 정도! 나 정말 성심성의껏 풀었다. 이런 작은 재미가 있는 책이었다. 읽으면서 소소하게 피식피식 웃을 수 있었던 기분 좋아지는 책. 한번 읽고 두 번 읽고 틈틈이 다시 읽고 싶은 그런 #킬러스타그램
※ 리딩투데이 서평단으로 도서만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