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멜른의 유괴마 이누카이 하야토 형사 시리즈 3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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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를 아는가, 마을 주민들이 약속을 지키지 않자 쥐 떼를 몰아냈던 방식으로 아이들을 유괴한 사나이에 관한 이야기다. 내가 어렸을 때도 이 이야기는 유명했었는데 거기에서 이름을 따온 나카야마 시치리 작가의 새로운 일본소설 <하멜른의 유괴마>. 피리 부는 사나이를 알고 제목을 보면 유추할 수 있듯, 이 책은 약속을 지키지 않은 누군가에 대한 복수 유괴인가 싶다. 역대급 유괴마와 이누카이 하야토와의 대결과 그 끝의 반전은 대체 어떻게 전개될까?

 

자궁경부암 백신을 맞고 부작용을 호소하는 아이들과 부모. 누군가는 경련이 멈추지 않고 누군가는 기억력 장애가 생겼다. 하지만 병원에서 백신과의 인과성은 없다고만 한다. 정말로 인과성이 없고 우연일 수 있다. 하지만 어딘가 불편한 마음이 드는 것은 왜일까, 진찰도 제대로 안 하면서 감기약을 주고, 기분 탓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하는, 책임 회피하는 것 같은 의료진의 태도 때문에? 남 일 같지 않아서?

 

드러난 범인의 정체는 예상했던 부분보다 한 단계 더 앞서있었다.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의 정체는 놀라웠다. 역시. 나카야마 시치리 소설이다! 의료관계자면서 정부 기관과 개인의 이익을 우선시한 것에 대한 보복은 충분히 이해가 갔다. 아이들의 미래와 생명보다 돈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관이라면 제대로 벌받아야 한다. 실수를 인정하는 순간부터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며 실수와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는 분명히 잘못됐다. 그리고 그런 뻔뻔한 태도를 보는 피해자와 가족들은 얼마나 분통이 터질까? 이누카이 형사는 이런 상황에서 범인을 안다고 체포를 해야 할까, 눈 감고 넘어가야 할까. 사건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고 백신 부작용이 사회문제로 발전하며 해결을 향한 길도 열리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끌어내주어야 하는 문제였던 것이다. 이런 사건이 없었다면, 의료관계자를 비롯해 이 사건에 가담한 자들은 계속 묵인하고 살아가지 않았을까.

 

책의 내용이 백신에 대한 부작용에서 시작되다 보니,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를 반영한 것이 아닐까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이슈를 반영한 내용은 아니고 그보다 전에 출간된 책이라고 한다. 게다가 나카야마 시치리 본인의 경험 또한 녹아있는 책이라고 한다. 백신 부작용으로 인한 피해자 가족의 서러웠던 마음, 우리 사회에는 피해자들이 결코 적지 않고 언론이 보도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목소리 낸 것이라 생각한다. 백신엔 부작용이 따르기도 한다. 나도 어려서부터 여러 종류의 백신 주사를 접종해 왔다. 그럴 때마다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아예 하지 않고 당연히 맞는 것이다란 생각을 하진 않았다. 내가 선택해서 접종을 했던 것인 것은 맞다. 하지만 내가 부작용을 겪은 것이 누군가의 이익 때문이라면? 그리고 그 피해를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면? 부작용이 생긴 원인을 파악하고 그런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드는 하멜른의 유괴마 책이었다.

 

※ 리딩투데이 서평단으로 도서만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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