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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물건 - 김정운이 제안하는 존재확인의 문화심리학
김정운 지음 / 21세기북스 / 2012년 2월
평점 :
품절
"이 시대 남자들은 무엇으로 사는가"
관심 가는 꼭지만 골라 읽을 생각이었다. 초반부를 읽으며 남자를 위한 책인가 싶었다. 처음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다 읽었다. '남녀 탐구 생활'이라는 TV 프로그램을 열심히 보며 남자는 여자의 심리를 이해했다던데, 이 책을 통해 여자는 조금이나마 남자의 심리를 이해하게 되지 않을까....
가장 밑줄을 많이 그으며 읽은 꼭지는 '신영복의 벼루'였고, '차범근의 계란 받침대'는 잔잔한 감동이었다. 근원적 욕망이자 위안인 '이어령의 책상'도 공감하며 읽었다. "디스커뮤니케이션", "사람은 누구나 외로운 거여", 짤막함 속에 긴 여운이 묻어나는 말이다. '김갑수의 커피 그라인더, 윤광준의 모자, 김정운의 만년필'은 재밌으면서 메세지가 있다. '이왈종의 면도기'에서는 후원자와 예술가의 8년간 끈끈한 우정과 고정관념을 벗어난 작품세계를 엿보았다. '안성기의 스케치북'은 재미있는 부분을 꼬리별에게 읽어주기도 했고, 웃기도 많이 웃으며 읽었다. 박범신이라는 작가에 대해 알게 되었고 읽고 나서는 애잔함(?)과 꿋꿋함이 동시에 느껴졌다. 여자가 아닌 머그컵 모으는 '남자'는 신선했다. 문재인의 바둑판, 김문수의 수첩, 조영남의 안경 이야기도 유익하고 재미있게 읽힌다.
명사들의 물건을 매개로 한 삶과 이야기를 들으며 세상을 보는 시야와 내 삶의 이야기도 한뼘쯤 넓어진다.
지식에의 욕망과 근원적 외로움을 확인하는 이어령의 책상
먹을 갈 듯 인생을 사는 신영복의 벼루
인생의 가장 행복한 순간을 기억하는 차범근의 계란 받침대
'꼼수'보다 신뢰를 확인시켜주는 문재인의 바둑판
더 없이 교만한 자화상을 담은 겸손한 안성기의 스케치북
영원한 경계인이자, 비현실적 낙관주의자의 표상 조영남의 안경
당당함과 꼬장꼬장함을 그대로 기록한 김문수의 수첩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을 포용하는 유영구의 지도
예술가의 섬세함과 자유인의 대범함을 닮은 이왈종의 면도기
내면의 상처와 슬픔을 깍아낸 박범신의 목각 수납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