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오금학도 이외수 장편소설 컬렉션 4
이외수 지음 / 해냄 / 201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하루에 조금씩 며칠 걸려 읽었다. 재미있게 읽으며 밑줄도 많이 그었는데 작품세계는 솔직히 어려웠다. 사람의 근본, 본질을 다루는 내용은 마음이 가면서도 어려운 것 같다. 60대의 결이 느껴지는 문장들에  밑줄을 많이 그었다. 60대의 결이란 인생을 반 이상 산 사람들한테서만 나올 법한 말들이다. 그런 문장을 읽는 것과 그런 문장을 쓰는 것은 차이가 얼마나 클 것인가. 계산해보니 작가님 47세에 이 작품을 썼다. 

인터넷 검색에서 나오는 일화들도 있고 선계를 경험하기 위한 편재, 도(마음)를 닦는 일에 많은 시간과 공을 들였으리라. '트위터계의 대통령'이라 불리며 140자 단문의 주옥과 같은 언어의 연금술을 펼칠 수 있는 것도 그런 밑바탕에 다름 아닐까, 감히 생각해 본다. 트위터에서 이외수 작가님을 팔로우 하면서 리뷰를 쓰려니 자판에 땀이 난다. 작가님이 볼리도 없는데~(끙). 어쨌든 이 작품을 연이어 2회독 하든, 좀 쉬었다가 2회독 하든, 2회독 이상일 것만은 틀림없다. '이 작품에 편재될 때까지'라고 써놓고 그러다 강은백처럼 백발이 성성해지는 것은 아닌지~(쿨럭)

가장 밑줄을 많이 그은 부분은 마지막 12챕터다. 하지만 338쪽 이 부분을 옮겨 적는다. 이 문단이 가장 인상 깊었다거나 어떤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이 부분을 읽을 때 그냥 옮겨 적고 싶었다.

탑골공원을 가는 도중 그는 지나간 날들에 대한 회상에 젖어 있었다. 지나간 날들은 모두 아름답다고 어느 시인이 말했던가. 비록 편재불능의 공간 속에서 홀로 겉돌며 살아온 나날들이었으나 결코 고통과 슬픔의 연속만은 아니었다. 잔잔한 감동으로 전해져 오는 유년의 낱말들. 할머니. 농월당. 할아버지. 풍류도인. 도량산. 무영강. 도로무기소. 운무. 이무기. 문둥산. 철쭉꽃. 송기떡. 보릿고개. 배고픔. 여름. 자갈밭. 햇빛. 도살. 개고기. 학교. 여름방학. 신작로. 엔진 소리. 양코배기. 레이션박스. 가을 벌판. 이삭줍기. 우렁이. 갈가마귀떼. 대숲. 달빛. 겨울. 바람 소리. 죽음. 첩부경. 상여. 당산. 무덥. 동냥밥. 삼룡이. 오학동. 무덕선인. 묵림소선. 벽오동. 금학. 공금율선. 무선낭. 호수. 방울 소리. 풀꽃. 편재. 족자. 꽃나무. 비단주머니. 황금깃털. 백발현상. 홍원댁. 아버지. 이사. 서울. 빌딩. 자동차. 계모. 따돌리. 백대가리. 편애. 가정불화. 상류계층ㅡ 그 모든 것들이 알고 보면 자신을 금 밖으로 내보내기 위한 장치들은 아니었을까(338쪽). 단어의 나열만으로 마음을 훑고 지나가는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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