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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를 위한 인생 10강
신달자 지음 / 민음사 / 2011년 6월
평점 :
만석공원에선 행사가 있는지 폭죽이 터지고 불꽃이 피어오른다. 조금 후엔 가수 노래가 이어진다. 거실에까지 조그맣게 들린다. 한바퀴 돌고 올까 망설였다. 마지막 몇 페이지를 남겨두고 있었다. 마음먹고 몰아 읽었으면 벌써 마쳤을 테지만 에세이는 조금씩 아껴 읽어야 맛있다. 한 페이지 한 구절 읽을 때마다 생각이 함께 머무르다 보니 읽는 것이 더디다. 커피마시면서 읽고 잠자리에 들기 전 침대 맡에서도 읽었다. 외출할 때 들고 나가서 차례 기다리면서 읽기도 했다. 점심 먹고 음식 점에 놓고 와서 다시 가지러 가기도 했다. ‘찌르...찌르...’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마지막 페이지를 읽었다.
20대에서 40대 여성들 이야기부터 에티오피아 달리기 선수 아베베 이야기까지 사례가 풍부한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누구나 인생에 각기 다른 슬픔과 외로움 그리고 고통을 수반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나만 그런 것도 아니고 당신만 그런 것도 아니라는 것을. 그러면서 그 어둠에서 빠져 나올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일러준다. 일상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일들을 수시로 언급한다. 마음이 가는 아주 작은 일부터 시작해 보라고 토닥인다. 작가님의 사적인 경험들도 펼쳐 보인다. 이 책에서는 거대 담론을 말하지 않는다. 일상과 연결된 삶의 구석구석을 더듬는다. 하지만 그것은 인간의 삶에 있어서 그 어떠한 거대 담론보다 중요할 것이다. 실의에 빠진 누군가에게 이 밧줄을 잡으라고, 빛을 찾아 나오라고 안타까움으로 호소하는 듯하다. 그리고 남자와 여자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알고 인정하는 것도 갈등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다.
밤늦은 시간, 아직도 풀벌레 소리가 들린다. 길가 풀잎들은 이슬을 머금고 귀뚜라미 귀뚤뒤뚤 노래하는 풍경이 그려진다. 더위가 한풀 꺾인 요즘, 음악 들으며 찻잔을 기울이며 읽어도 좋겠고, 저녁나절 공원 벤치에 앉아 생각에 잠기기에도 좋을 책이다. 여자라면 누구나 엄마가 들려주는 듯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공감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