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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의 수도원 기행
공지영 지음 / 오픈하우스 / 200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공지영 작가가 한 달 동안 유럽의 수도원을 여행하고 나서 쓴 글이다.
그림엽서같은 이미지들이 글따라 여행하는 내 기분을 한 껏 돋운다.
115~116쪽에 있는 알프스가 보이는 풍경이 가장 좋았다.
아~시원했다.
기억에 남는 챕터는 공감하며 정독한
[오스나 브뤽(Osna Brick), 베네딕트 여자 봉쇄수도원- 마굿간의 수녀님들]
공지영작가는 이 담에 늙어서 좋은 동화를 쓰는 것이 꿈이라고 한다.
다친 달팽이를 보게 되거든
오우려 들지 말아라
그 스스로 궁지에서 벗어날 것이다
당신의 도움은 그를 화나게 만들거나
상심하게 만들것이다.
하늘의 여러 시렁 가운데서
제 자리를 떠난 별을 보게 되거든
별에게 충고하고 싶더라도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라.
더 빨리 흐르라고
강물의 등을 떠밀지 말아라
강물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 장 루슬로
<인상 깊은 구절>
산 마르코 성당에는 사람이 많아서 줄을 서야 했다. 첫 유럽 여행 때 프라하에 도착하자, 소설가 김영현 형이 말했다.
"내가 돌아가면 한국에 있는 후배들 모두 데리고 이곳에 올 거야."
나 역시 그랬다.
그런데 한 일주일쯤 지난 후 김영현 형이 또 말했다.
"이젠 그만 보고 싶다...."
나 역시 그랬다.
아름다운 번영의 산물들을 돌아보고, 돌아보고, 뒤로돌면 유적이고 몇 걸음 걸어가면 세계적인 무엇 무엇이 있는
그 아름다운 유럽에서 나도 생각했던 것이다. 산사에 가고 싶다.
처마와 처마 사이 휑뎅그렁한 여백, 그 사이로 그냥 혼자 있는 푸른 산을 보고 싶다고.
어제 짐을 챙기면서 이 책자, 저 책자, 이필름 저 필름 어디가 어딘지 하나도 모르겠더니 사람의 모습은 이토록 명확했다.
내 여행의 윤곽이 문득 선명하게 내게 다가왔다. 그러니 결국 이 세상 모두가 수도원이고 내가 길위에서 만난 그 모든
사람들이 사실은 수도자들일지도 모른다. 바로 그들을 만나려고 내가 이 길을 떠났었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