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헤세
헤르만 헤세 지음, 폴커 미켈스 엮음, 박민수 옮김 / 이레 / 2005년 3월
평점 :
절판


두서 없이 그날 그날 손이 가는대로 읽었다.  어떤 그림들은 어린이가 그린 풍경화나 정물화 같다. 진한 4B연필같은 걸로 스케치 한 선이 듬성 듬성 보이는 그림들에선  '나는 아마추어입니다!'라고 일부러 드러내는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유명한 화가들의 그림만큼 멋지게 다가온다.
그 이상일 수도 있다.
책을 읽다보면 헤세에게 그림이 어떤 의미였는지 알게 되기 때문이다.
전쟁이 한창이어서 외적인 파괴와 내적인 파괴가 정점에 달했던 시기에 헤세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이다.
헤세가 사랑했던 마을 테신의 풍경을 그림을 통해 보는 것도 행복하다.
그림들이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된다.

 
내가 화가가 될 수 없으리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상세계에 몰두한 가운데 나 자신을 까맣게 잊게 된다는 것은 특이한 체험입니다.  

여러 날 동안 나 자신과 세상을 잊고 전쟁과 다른 모든 것을 완전하게 잊었던 것은  

1914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 1917년 5월 26일_ 알프레트 슐렝커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어떤 식물이 꺽이고 훼손되고 말라버리면 곧 씨를 만들어내려 합니다...... 

.나 역시 내 삶의 신경이 끊어졌음을 감지했을 때 다시 나의 일로 돌아갔습니다....... 

  펜과 붓으로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것은 내게 포도주와 같습니다.
그런 일에 취하면 삶이 아주 멋지고 푸근해져서 삶을 견딜 수 있게 됩니다.
            ----1920년 12월 21일_프란츠 카를 긴츠카이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그리고 내가 얻은 깨달음 중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세상에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조용히 주의 깊게 관찰하기만 한다면
세상은 성공한 사람들이나 세상의 인기인들이 전혀 알지 못하는 많은 것을 보여준다는 사실이다.
관조 능력은 탁월한 기술이다. 그것은 치유와 즐거움을 마련해 주는 세련된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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