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한도 가는 길
유안진 지음 / 시월(十月)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시선집 제목이 <세한도 가는 길>이라서 눈길을 끌었고 <지란지교를 꿈꾸며>를 쓴 유안진님 시집이라서 다시 한 번 눈길이 갔고 오만원이라는 가격에 또 눈길이 갔다.

책을 본 순간 고개를 끄덕였다.

반으로 접은 질감이 두툼한 한지에 인쇄하였고 수작업으로 제본한 특수양장본이었다.
40여년 동안 쓴 시들 중에서 뽑아 묶었고 수량에 한정을 두었다고 한다.

순백색의 두툼한 한지에 쓰인 시들을 차근 차근 읽어보았다.

책장을 덮고 나서 회한,고독, 아픔, 슬픔 같은 단어들이 떠오르면서 만만치 않은 인생역정을
살아온 사람이 쓴 시처럼 느껴졌다. 지란지교를 꿈꾸며와는 분위기가 많이 달랐다.
저자의 약력을 읽고나서 어쩌면 <세한도 가는길>의 시들은 연륜에서 자연스럽게 묻어나오는 분위기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파란색 양장 겉표지를 보며 무슨 의미가 담겨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한지느낌으로 통일감을 주고 그림도 좀 들어갔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세한도 가는 길

서리 덮힌 기러기 죽지로  

그믐밤을 떠돌던 방황도

오십령 고개부터는

추사체로 뻗힌 길이다

천명이 일러주는 세한행 그 길이다

누구의 눈물로도 녹지 않는 얼음장 길을

닳고 터진 발로

뜨겁게 녹여 가라신다

매웁고도 아린 향기 자오록한 꽃진 흘려서

자욱자욱 붉게붉게 뒤따르게 하라신다.


- 유안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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