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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
309동1201호(김민섭)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감명깊게 읽은 책입니다. 외국 고전을 언급하며 인문학을 운운하는 많은 최신 유행 책들을 보다가 오랜만에 진짜 삶을, 그것도 깊은 내면과 세상 얘기를 듣게 되어서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공부하는 젊은 사람에게만 고통이 있고 힘겨움이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선택하신 길이시라는 점, 적은 월급이나마 선망의 대상이 되는 위치라는 점 등에서 일반 노동자와 차이가 있기 때문에 공감을 얻기 어려울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으셨을 텐데도 어려움을 표현하시고 기록하신 것을 존경합니다. 이런 것이야말로 죽은 인문학이 아닌 살아있는 인문학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세상에서 지방대 시간강사만이 힘든 것을 참고 견디라는 말을 듣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실제 노동보다도 그런 말들이 삶을 지치게 합니다. 누구에게나 공감할 수 있는 글이 된데에는 이러한 한국 사회의 분위기를 잘 담아낸 점이 작용했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한 기록물이 아니기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한 거 같습니다. 그 예리함과 꾸준함으로 다른 많은 사람들의 삶을 더욱 관찰하고 표현해주시는 인문학자가 되어 주시면 세상이 더 살기 좋아질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