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그리움으로 채색하다 2 - 부모님들의 그림일기로 엮은 컬러링북, 그림일기편 그림으로 마음열기
이은경.이린 지음 / 씨아이알(CIR)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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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펼치자마자 당황했다. 분명 "어르신들과 자녀분들이 서로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끈이 되었으면"이라는 문구가 있었는데? 이건 뭐지?

생각보다 고퀼의 그림에 추억이라고 하기엔 뭔가 어색한(?), 나는 이 그림들이 전혀 이해가 안되는데 도대체 누구랑 공감을 할 수 있다는거지?

어르신들과 자녀분들의 공감이라고 해서 어르신들의 추억이 담긴 예전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던 건 나만의 착각이었나?

이렇게 머리속이 복잡했다.

다시 첫번째 장으로 거슬러 올라가 추천사부터 다시 차근차근 읽어내려갔다.

그리고 그제서야 알았다. 이건 부모님들이 과거의 추억을 다시 끄집어 낸 것이 아니라 그 당시의 이야기를 그려 놓았다는 것을. 생각보다 고퀄의 그림은 그림을 배우시기 위해 모이신 분들의 그림이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생각했던, 그리고 원했던 그림이 든 책은 이전에 출판된 책이었다. (많이 아쉬웠다. ㅎㅎ)


어쨌든... 그래도 컬러링은 재밌고, 하고 있으면 머리 속의 복잡한 생각도 다 사라지니 기분 좋게 그림을 고르기 시작했다.

미술품 감상하듯 하나하나 살펴보며, "이 그림은 왜 그리셨을까?"라는 궁금증은 나혼자만의 상상으로 어림짐작해 놓고선, 그림 아래에 덧붙여진 설명으로 해소시키며 한 장 씩 넘겨본다. 처음엔 "이게 뭐지?" 싶었던 그림들에서 찬찬히 뜯어보고 글을 읽고 생각하면서 나도 저런 생각을 했던 적이 있었는지, 나도 그런 때가 있었는지를, 혹은 나의 엄마가 그러했던 적이 있었다고 얘기 했었는지를 떠올려본다.

역시, 나이라는게, 추억이라는게, 고스톱 쳐서 순식간에 쌓은 점수같은 건 아닌 덕분에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하나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공감이 되는 그림들을 선택하고서야 기분좋게 미끄러져가는 색연필. 컬러링 실력이 부끄러워 차마 사진은 올리지 못한다.


어릴 적에 숙제로 매일매일 써야 했던 그림일기가 떠올랐다. 그림을 못그리던 나는 국민학교 2학년 때까지 써야 했던 그 그림일기가 가장 어렵고 힘든 숙제였다. 등교하는 기간에는 매일 학교에서 집만 오가는 생활이고, 방학 때는 그저 친구들이랑 매일 방학숙제, 고무줄 뛰기, 술래잡기, 공기놀이 나 하면서 노는게 전부인 똑같은 날인데, 무슨 주제로 일기를 써야되는지도 항상 고민이었다. "하루 중 제일 기억에 남고 특별한 일을 쓰면 된다."라는 명제가 딸린 탓에 국민학교를 졸업하는 그 순간까지도 일기는 늘 미술 숙제만큼이나 골치를 썩이는 숙제였다. 특히나 못하는 그림그리기가 덧붙어있는 1~2학년 때는 정말 밤마다 울고 싶었다. ㅋㅋㅋ

이 책을 만나고서 다시 떠올랐다. 일기는 그냥. 그날의 내 기분을 표현만 하면 된다는 것을. 특별히 남기고 싶은 순간이 아니라 그냥 일기를 쓰겠다고 생각한 그 순간에 떠오르는 뭔가를 기록으로 남기고 그림으로 남기면 된다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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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1쓰레기 1제로 - 지금 바로 실천하는 101가지 제로 웨이스트
캐서린 켈로그 지음, 박여진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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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못 할 거 뻔한 미니멀라이프는 진즉에 포기했다. 마음으로는 꿈꾸지만 현실은 "불가능"을 외치는데 나라고 별다른 재주가 있을리 만무하다. 대신 안 산다. 최대한 집에 있는 것을 활용하고, 꼭 필요하더라도 몇 번을 다시 생각하고 고민하고 반 년이 넘게 살까말까를 고민하는 물건이라면 산다. 반 년이 넘도록 고민하고 있다면 그 물건을 사용해야 되는 순간이 올 때마다 대체 물품으로는 여전히 불편하다는 신호니까. 여기까지는 잘 지키고 있다. 아주 성공적이다. 문제는 그 다음. 꼭 필요해서 사는 물건들임에도 집에 가져와서 포장을 뜯어 내는 것이 일이다. 자잘한 부품이 많아 비닐에 한 번 들어간 상태에서 다시 종이상자에만 들어있다면 아주 양호한 편이다. 자잘한 부품을 일일이 개별포장을 하고, 거기에 더해 고정시키느라 플라스틱 케이스에 홈을 파서 포장해 둔 물건을 사야할 때는 솔직히 짜증이 난다. 정리하고 보면 물건보다 쓰레기의 양이 몇 배가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마다 한숨이 나온다. "내가 지불한 돈의 절반이 사실은 바로 버려질 이 쓰레기들에 할당된 것이 아닌가?"라는 의심이 들기도 한다. (특히 과자의 경우엔 합리적 의심이 들 정도)

그래서 진정한 제로웨이스트가 되지는 못해도 그 언저리에라도 가보려고 읽게 된 책이다.


지금의 내 생활을 기준으로 말하자면, 이건 극강의 제로웨이스트 삶이다. 나 보고 이걸 다 하라고 한다면.... "죄송합니다만 저는 그냥 포기하겠습니다."라고 해야 될만큼. 물론 저자도 자신을 따라 이 모든 걸 다 실천하라고 하진 않는다. 할 수 있는 만큼만, 지속가능한 만큼만이라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게 제일 바람직한 말이라 생각한다. 일단 저자는 한국인이 아니고, 이 글의 내용이 한국의 상황에 모두 부합되지도 않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환경을 위해서 당신은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라는 질문에 대해 하는 대답은 대부분 똑같다. [장바구니 사용하기. 일회용품 사용하지 않기. 손수건 사용하기.] 더 이상 나아가고 싶은데 방법이 쉽지가 않다. 음식을 주문하면 찾으러 가기도 전에 이미 일회용품에 다 포장이 되어있는 (특히 포장 전문점일 경우에는 개인 용기를 가져가면 바쁘다고 싫어하는 곳도 있다.) 경우가 다반사이고, 바로 앞에서 주문을 하면 개인용기를 꺼내기도 전에 이미 일회용기에 담고 있는 경우도 여전히 허다하며, 음료를 마시게 될 때면 묻지도 않고 그냥 일회용컵에 주기도 한다. 아주 친절하게 빨대까지 꽂아서... 물론 아닌 곳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건 환영할 일이지만, 아직은 점원의 눈치를 살피게 된다.

시장에서 파는 식품은 양이 너무 많아서 소량을 사기 위해 마트를 가도 이미 비닐과 플라스틱 케이스에 포장이 되어 있는 경우가 더 많다. 간혹 벌크로 판매하는 제품도 있긴하지만 그런 건 몇 품목 되지도 않는다. 공산품의 경우는 더 심하다. 일례로 펌프형으로 나오는 화장품과 세제 종류는 일상용품 중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 제품들이기도 하다. 펌프형의 제품은 내용물을 완벽하게 다 사용하는 것이 힘들고, 분리수거도 안되기 때문에 일반 쓰레기로 버려야한다. 이거 버리다가 쓰레기 봉투가 찢어지면 정말 스트레스....


요즘은 그래도 인식이 많이 바뀌어서 동네 식당 같은 경우엔 음식을 포장하러 가서 그릇이나 냄비를 내밀면 좋아하시는 곳도 많고, 물건을 사러가면 비닐봉투가 필요하냐고 묻는 곳도 많아서 계산할 때 느긋하게 장바구니를 꺼내도 괜찮다. 다만 같이 사는 사람들은 이런 준비성이 없어서 우리집은 여전히 비닐봉퉁가 넘치고, 포장용기가 잔뜩 나오는 게 문제긴 하지만. 힘들고 귀찮다는 사람에게 억지로 강요할 생각은 없다. 그래도 여행다닐 때마다 이젠 1회용품보단 개인 수저와 텀블러를 챙겨 다녀주는 것만 해도 감사하니까.


책 속에 소개된 내용에는 생각보다 쓰레기를 줄일 수 있고, 불필요한 낭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많이 소개 되어 있었다. 물론 나의 생활과 환경에 적합한 내용은 아니었지만, 같은 상황이라면 적어도 우리의 현실에 맞는 방법을 찾아야겠다는 고민을 해 볼법한 내용들. 제로웨이스트는 미니멀한 생활과도 어느 정도 연관이 있으니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한 가지 바람이 생겼다.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할 수 있는 매장이 지역마다 골고루 생겼으면 좋겠다고말이다. 관심은 있지만, 쓰레기를 만들지 않겠다고 일부러 그 곳까지 가느라 탄소발자국을 늘리는 것 또한 어불성설같으니까.

이 글을 쓰다가 생각난 건데, 지난 번 여행 때 가져간 신랑의 수저세트가 어디 갔는지 모르겠다.빨리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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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 다이어트를 동시에 잡는 7대 3의 법칙 채소·과일식 - 단순하면서 자연스러운 가장 효과적인 식단, 10만 부 기념 스페셜 에디션
조승우 지음 / 바이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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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를 하면서 제일 참기 힘든 건 아는 맛을 참는 일이다.

다이어트식으로 잘 버티다가 한 달에 한 번씩 바사삭 무너지는 그 때. 사람마다 제각각인데 보통 단 음식이 당긴다고 하는데, 아는 언니는 가공햄이 그렇게 먹고 싶어진다고 했다. 나는 몇 년 전부터 과자가 그렇게 먹고 싶었다. 안 먹으면... 어지럽다. 무슨 조화인지 모르지만, 아무래도 뇌가 보내는 가짜 식욕의 농간이겠지. 알면서도 넘어간다. 맞다. 스트레스를 받고 다시 위장병이 생기는 것보다 차라리 먹는 게 낫다는 자기합리화다.


이 책을 만나고 참 반가웠다. 오랜 시간 나는 비만으로 인해 친족들에게 엄청난 인신공격을 당해야 했던 사람이었으니까. 그런데, 내가 유일하게 성공한 다이어트 방법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책을 만났으니까.

다이어트에 관해 지나치게 넘쳐 흘러 어디까지 믿어야 할 지 모를 정보들로 인해 혼란스러웠던 것들이었는데, 내가 성공한 다이어트 방법에서 어느 부분이 적중했는지 확인 할 수 있었고, 그 근거를 제대로 짚어주는 책을 만났다.

대략의 이론과 함께 레시피라도 들어있을 줄 알고 기대를 했는데, 그 기대는 살짝 깨졌다. 책의 끝 페이지까지 가도 레시피는 단 한 줄 도 안나온다. ㅎㅎㅎ

그치만, 사람들이 왜 채식을 해야 되는지에 대한 설명은 아주 자세하게 되어 있다. -그래서 채소.과일식을 해야 된다는 말이 좀 지나치다 싶을만큼 너무 많이 반복되기도 했지만-

찬찬히 생각해보면 반박을 하기 힘들 정도로 맞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내가 육식을 하긴 해도 굳이 찾아서 먹을 만큼 좋아하지는 않아서 -한 달에 한 번이면 충분함- 더 공감을 하는지도 모른다.


내용을 살펴보니 지금껏 건강프로그램에 나왔던 말들에 대한 근거가 나온다. "정말 그렇구나."하고 설득을 당하는 느낌이다. 예를 하나 들자면, 건강하게 장수하는 사람들이 소식을 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내용이다.

그 이유가 사람은 소화할 때 사용하는 에너지 소모가 가장 큰데, 많이 먹으면 장기는 소화를 위해 많이 움직여야하고, 그만큼 빨리 노화가 진행되고, 그래서 질병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기계도 많이 사용하면 낡고 고장이 나듯, 사람의 몸속 장기도 그러하다는 말. 그러니 소식을 하면 불필요한 에너지 소비가 줄어들고 에너지 소비가 줄어드는 만큼 수명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이 내용 하나만으로 야식을 먹지 않아야 될 이유와 16 : 8 간헐적 단식에 대한 설명으로 충분했다.

이 외에도 채소.과일식을 해야하는 이유. 과일을 반드시 첫 끼로 혹은 식전에 먹어야 하는이유. 먹는 방법, 그리고 이 방법이 제대로 효과를 나타내기 위한 방법까지 아주 상세하게 설명이 되어있다. 어릴 적엔 밥 먹기 전에 과일 먹으면 밥 안 먹는다고 엄마가 무조건 밥부터 먹고 과일은 후식으로 먹게 했는데, 건강을 위해선 그러면 안된다고...ㅋㅋㅋㅋ

이 방법들에 우리가 그동안 들어왔던 먹거리에 대한 내용들에 정면으로 반박하는 내용이 있어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나름의 근거를 들고 있어서 이해가 된다. (이 모든 건 제약회사와 식품회사의 상술에 속은거라고...)

하지만, 내가 효과를 봤다고 해서 나는 이 방법이 절대적이라고 말하진 않는다. 늘 말하듯 사람마다 다이어트의 방법은 다 다르게 적용되어야 하고, 그래서 방법은 수 만가지도 될 수 있으니 말이다.


한가지 안타까운 것은, 이제 비만이 단순히 먹는 순서와 많이 먹는 것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에서다. 요 며칠 뉴스에서 빈곤청년층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봤다. 한 끼를 해결하는 게 급선무인 청년들에게 채소와 과일만 먹으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가공식품의 섭취를 줄이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

코로나로 어려워진 경제에 다른 나라의 전쟁으로 인해 더 치솟는 물가까지. 당장 닥친 끼니해결조차도 쉽지 않은 사람이 너무 많이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예전엔 너무 잘먹고 많이 먹어서 비만이었다지만, 지금은 빈곤층의 비만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다이어트도 결국 경제력이 뒷받침이 되어야 할 수 있는거라는 생각에 참 씁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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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맛있는 하루를 보내면 좋겠어 - 츠지 히토나리가 아이에게 들려주는 인생 레시피
츠지 히토나리 지음, 권남희 옮김 / 니들북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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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말했다.

행복은 너무 소소해서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거라고.

생각해보니 그렇다. 우리가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의 대부분은 행복감이 아니라 성취감이었다는 사실을. 그래서 그 행복이 긴 시간 이어지지 못하고 어느 땐 미련이 되어버린다는 것도.

영원히 행복하길 바랬던 나의 첫사랑과 결혼했던 그 남자는 어느 날 싱글대디가 되어 아들과 덩그러니 남아버렸다. 그것도 고국 일본이 아닌 프랑스에.

 


글을 읽는 내내 그 장면이 하나하나 그려졌다.

목재가 주를 이루며 주방가구와 따뜻한 전구색 백열등이 달린 주방에서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고, 요리를 준비하고, 웃으며 함께 먹는 두 사람의 단촐한 식사장면까지. (이상하게 나는 일본인의 주방을 떠올리면 늘 이런식이다.)

하루아침에 다른 세상에 덩그러니 떨어져 일상이 망가져버린 부자의 생활이 아무렇지도 않았을 수는 없다. 두 사람의 마음이 얼마나 쓰리고 아프고 추웠을지 나는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그 막막한 순간 작가는 주방으로 도망쳤고 살기 위해 시작했을 요리는 어느 순간 삶의 희망이 되어주었다. 읽는 내내 슬며시 웃음이 나기도 했고, 눈물이 핑 돌기도 했다. 언제나 아들이 밝고 행복하게 자라고, 앞으로의 삶도 그러하길 바라는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진 이야기들. 그래서 자신들을 살게 했다는 그 요리보다 나는 먼저 나오는 이야기에 더 눈이 갔고 마음이 갔다. (저 레시피들 중 내가 해 먹을거라고 해봐야 기껏 파스타 몇 종류가 전부일테니) 물론, 비전문가의 레시피북답게 요리 초보자도 쉽게 따라 할 수 있을만큼 재료 설명도 잘 되어있고, 요리하는 방법도 옆에서 얘기하듯 다정하며, 무심하게 팁을 주는 몇 컷의 사진도 볼 수 있다.



레시피북이라고 하지만, 이 책은 아빠가 아들에게 전하는 당부와 애정의 이야기다.

엄마가 딸에게 전하는 이야기와는 다른 느낌의 약간은 무뚝뚝하지만,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다정함과 따뜻함을 담아 전하는 행복에 대한 당부 말이다.

약간은 (어쩌면 다소) 지나치게 앞서가는 생각이겠지만, 나는 이 글이 언젠가 혼자 남게 될 아들을 위해 남겨놓은 유언과도 같은 당부의 말처럼 느껴졌다. 훗날 자신(저자)의 나이가 된 아들이 이 책을 다시 읽었을 때 아들이 매 순간의 행복을 찾고 그 짧은 찰나의 순간마저도 소중하게 여길 줄 아는 사람으로 자라고 그렇게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 말이다.

요리를 통해 부자는 잃어버린 행복의 시간을 다시 찾았다. 되찾은 시간 속에서 앞으로도 영원히 행복하기를 함께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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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사원 상식사전 - 일도 관계도 센스 있게 하고 싶은 신입사원을 위한 회사생활 필독서, 최신개정판 길벗 상식 사전
우용표 지음 / 길벗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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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마지막 직장생활은 한 것이 벌써 20여 년 전이다. 그 이후로는 직장을 다닌다기 보단 고정적이면서도 기간은 길지 않은 단기 아르바이트만 했을 뿐이다. 한 업체에서 받는 일이지만, 일이 있을 때만 하고 일이 없으면 하지 않아도 되는. 소위 부업과 같은 일이다. 사람들은 부업이라고 하면 고정되지 않은 일자리. 말하자면 소속감 없이 일하는 인력사무소사람들이나 하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경우가 가끔있다. 10년 넘게 이 일을 해 온 내 입장에서 말하자면, 그 생각이 제일 위험한 발상이다. 이런 일일수록 기본적인 매너와 신용이 가장 필요한 일이다. 일하는 입장에선 필요할 때마다 할 수 있는 일인 동시에 필요할 때만 할 수도 있는 창과 방패의 기능을 동시에 발휘할 수 있는, 꼭 필요한 기본이기 때문이다.

예전 직장에서 쌓았던 업무지식 따윈 대부분이 필요하지 않았지만, 그 당시의 업무매너와 업무방식은 여전히 통했던 시간들.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직장상사나 인생선배의 조언은 득이 된다.

다만, 그게 진짜 조언인지 잔소리인지 구별을 못하는 소위 꼰대들이라는 사람들이 문제긴 하지만.

 

책을 읽으며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는 걸 실감했다.

[회사에 충성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라는 말은 이미 변해버린 사회경제가 그걸 매일 알려주고 있는데도, 야속하게 들렸다. 그래... 충성까진 아니어도 열정을 다 할 수는 있는데... 이젠 그것도 소용없는 일이 되는걸까? 싶은 아쉬움이랄까?

이 말 한마디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 '회사에 충성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은 곧 '이 회사가 평생 직장이 아닌 언제라도 떠날 수 있는 경유지'라는 말이고 그러니 함께 일하는 동료도 떠나면 곧 남이 되는 것을 의미하니 사생활을 공유할 필요는 없는 관계가 되는. 그래서 직원의 사생활을 묻는 게 결례라고 한다. 아무렇지도 않게 "주말엔 뭐했어?"라고 인사처럼 묻던 세대여서 그런가 정말 삭막해졌구나.. 싶은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물론 그 질문에 세세하게 답할 필요는 없었다. 그냥 영화봤어. 집에서 쉬었어. 여행갔었어. 정도의 단답이어도 충분했으니까. 더 얘기를 하고 말고는 상대방이 결정할 일이고)

그런데... 생각해보면 20년 전에도 내 사생활을 궁금해하는 사람은 친구밖에 없었고, 나 역시 동료의 사생활이 궁금하지 않았다. 그러니 그건 월요일 아침이면 그냥 습관처럼 건네는 안부인사였다. 사생활 문제가 회사생활에 영향을 끼치는 사안이 아니라면 문제를 삼지도 않았다. 어쩌다 안부처럼 묻던 인사가 결례가 되어버리게 된건지 모르겠다. 내가 사회생활을 하지 않은 지난 20년 동안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아무튼 이 책은 사회생활을 앞둔 청년세대는 물론 나같은 경단자들에게도 꽤 도움이 될 만한 내용들이 담겨있다.

직장생활이란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거기에 임하는 마음가짐과 준비자세, 기본적으로 알아야 될 내용들부터 직장대내외에서 지켜야 할 기초 매너, 업무의 흐름을 파악하고 문서를 작성하는 등의 제반사항까지 모든 것을 다 담고 있다.

과거에서 멈춰버린 나의 시계를 여기까지 끌고 오는 게 쉽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요즘의 분위기는 이러하다 정도로 파악만 하고 있어도 꽤 도움이 될 만했다. 물론 책에 있는 모든 내용들을 습득한다해도 내가 그걸 실무에 얼마나 적용할 수 있을지, 언제 쯤이 되어야 능숙하게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말이다.

 

예나 지금이나 대책없는 상사들과 일할 때 최소한의 방어장치는 본인이 챙겨야 하는 건 변함이 없었고, 예전엔 회사 유니폼을 착용해서 신경쓰지 않아도 되었던 복장에 대한 내용도 기성세대와 현재 세대의 갈등요소로 자리잡고 있는 회식문화에 대한 얘기도 있고, 나이가 많고 직급이 높아도 여전히 장착되지 않은 전화매너를 가진 사람과의 통화법도 알려준다. -전화 매너하니까 또 생각나는데, 그때가 직장생활 5년차쯤 되었을 때인데, 그 날 따라 전화가 너무 많이 와서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었다. 수십통을 응대하다가 나중엔 전화를 받자마자 사레가 들리는 일이 생겼다. "@@@입니다."라고 말하는 순간 사레에 들려 켁 하는 소리를 내었는데, 하필 지사에 계신 부장님의 전화.... 업무 중에 뭐가 그렇게 신나서 웃냐고 화를 내시는데... 당황해서 죄송합니다라고 밖에 못했던... 20년도 더 지난 일인데 아직도 억울함. ㅠㅠㅠ-

있어도 챙겨주지 않는 회사 복지를 알아서 챙기는 법과 괜찮은 회사인지 아닌지 구별(?)하는 약간의 팁도 담겨있다.

그리고 정말 사회생활하면서 가장 어려운 [장례식장 조문코스]도 책에 나온다. 요건 정말 직장생활과 상관없이 누가 가르쳐 줄 일도 거의 없고 물어 볼 기회도 마땅치 않은 사회생활 매너이니 꼭 챙겨봐야 할 꼭지다.

 

내가 직장생활이란 걸 할 때는 여기에 소개된 업무에 대한 내용들이 막 시작될 무렵, 그러니까 과도기에 해당하는 시절이었다. 그래서 나 역시 좀 바뀌었으면 좋겠다 싶었던 것들이 있었는데, 책을 보니 그런 문제들이 많이 개선이 된 듯했다. 하지만, 개선이 된 만큼 개인의 더 뛰어난 능력을 요구하는 사항도 늘어났고, 그만큼 삭막해져버린 관계에 대한 내용도 많아졌다. 다 "너를 위해서"라며 조언이라는 허울을 뒤집어쓴 채 남발해댄 쓸데없는 잔소리와 간섭들 때문에 생겨버린 것들이겠지만 말이다.

역시 라떼는 죄가 없다. 그저 그걸 상대방의 이해를 구하기 위해 쓰지않고, 상대를 깎아내리고 비난할 용도로 쓰는 사람들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지....

 

그래서 말인데... 제발... 나이가 많아도, 직급이 높아도, 사회적으로 명망이 높아도, 자신의 전화를 받는 사람이 자기도 누군지 모른다면 자기 소개는 좀 제대로 해 줬으면 좋겠다. 자기의 전화를 받는 사람이 누군지도 모르면서 상대방은 무조건 자기를 알 거라는 그 대책없는 믿음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건지 모르겠다. 그런 전화를 받는 직원들이 하루에 응대하는 전화가 몇 통인지 알기나 하고 그러는지 모르겠다. (물론 알고 싶지도 않겠지만)

 

출판사에서 책만 받아 읽고 쓰는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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